금융 마케팅이란게 대체 뭐예요?

금융 마케팅의 정의와 경계선

by 김무건

금융 마케팅이란 게 뭐예요?


금융 마케팅도 큰 틀에서 보면 마케팅의 일반적인 정의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금융회사의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잘 설명하고 이를 판매하는, 결국은 '장사'의 영역이죠.

다만 금융 마케팅이 어렵게 느껴지고, 하다 보면 답답함을 많이 느끼는 건 아마 이런 이유들 때문일 거예요.


'소비자 금융'은 뭐고 '기업 금융'은 뭐죠?


'예금', '대출', 'ELS', '주식', 옵션'....

상품별로 수익 구조가 어떻게 되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주식시장, 환율, 금리.. 이런 것까지 잘 알아야 마케팅 전략을 세 수 있는 건가요?


금융마케팅은 '업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네, 맞아요. 금융 마케팅은 단순히 ‘마케팅’을 잘하기에 앞서, 먼저 알아야 할 게 좀 많습니다.

그걸 저는 종종 '업에 대한 이해'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금융업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 이 '업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산업이예요.

경력직 채용 시,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회사들은 타 업종에 비해 금융권 출신을 선호하는 '업종 편향'이 심한 편인데요,

저는 그 이유가 금융업에 대한 '업에 대한 이해'를 갖추기 위해 필요한 시간과 노력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면접장에서 자주 마주치는 장면

저는 증권사에서 팀장 역할을 맡으며 연말마다 신입사원 공채 면접관으로 참석하고 있습니다.

면접 전 이력서를 보면 이제는 웬만한 금융 자격증이나 데이터 분석 경험은 거의 기본처럼 보입니다.


최근에는 평균 학점 4.49에 마케팅 공모전 수상 경력이 여러 개인, 이른바 ‘완성형 스펙’의 지원자를 만난 적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경영학과와 컴퓨터공학을 복수전공하고, 휴학 중에 스타트업까지 운영했던 지원자를 본 적도 있었죠.


서류만 보면 ‘이 친구는 바로 현업에 투입해도 되겠다’ 싶은데, 막상 면접장에서 경제 지표나 시장 이슈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면 대답이 막히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아주 기본적인 질문에서도 말이죠.


이는 '업에 대한 이해'라는게 단순히 금융 상품의 구조를 외우거나, 경제나 재무에 대한 지식을 쌓아서는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일 겁니다.


물리적인 시간도 많이 필요해서겠지만, 제시된 명확한 방법론이 없기 때문이기도 할 거예요.

금융에는 일반적인 마케팅 서적이나 혹은 금융관련 자격증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분명히 있어요.


저도 주니어 시절 실력있는 금융 마케터가 되고 싶어서 각종 강의부터 원서에 이르기까지의 자기계발서들을 찾아보았지만, 이렇다할 교과서를 찾지 못했습니다.

마음같아선 '수학의 정석'처럼 '금융마케팅의 정석', 이런게 있으면 좋겠는데 말이예요.


저 또한 아직 금융 마케팅에 대한 학습이 현재진행형이지만, 현장에서 20여년간 몸으로 부딪치며 습득한 부분들을 하나씩 공유해 볼까 합니다.


금융 마케팅의 범위


금융업은 크게는 '소비자 금융(Retail)'과 '기업 금융(Wholesale)'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는 쉽게 생각하면 마케팅의 대상이 개인 소비자인지 기업인지에 따른 구분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일반적으로는 '소비자 금융'이 금융 마케터의 활동 분야가 됩니다.

소비자 금융(Retail)과 기업 금융(Wholesale)의 구분


소비자 금융 마케팅
소비자 금융 마케팅은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금융 마케팅은 대부분 이 범주에 속합니다.


- 은행의 예금과 대출 상품
- 카드사의 신용판매와 카드론
- 보험사의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 증권사의 주식 및 투자 상품


소비자 금융은 그 영역이 넓기 때문에, 상품별로도 전혀 다른 마케팅 전략이 요구됩니다.

예를 들어, 예금 상품을 마케팅할 때는 높은 금리와 더불어 안전성이 핵심 메시지가 되겠죠.
대출 상품을 마케팅할 때는 금리와 대출 한도, 원리금 균등상황인지 등의 조건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카드는 디자인과 혜택, 포인트 적립이, 증권사는 브랜드 이미지와 차별화된 상품의 구조가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마케팅 요소가 될 겁니다.

같은 개인 고객이라 하더라도, 업권과 상품 종류에 따라 설득의 포인트는 완전히 달라지는 셈입니다.

기업 금융 마케팅
기업 금융 마케팅은 주로 B2B(Business to Business) 시장에서 이루어집니다.
기업 대출, 외환 거래, 투자은행(IB) 서비스, 기업 보험과 기업 연금 등 다양한 영역을 포괄하죠.

기업 고객은 금융 상품을 선택할 때 개인 소비자와는 전혀 다른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합니다.
그래서 기업 금융 마케팅은 단순한 홍보를 넘어, 보다 정교한 재무 분석과 명확한 니즈 파악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기업 간 거래는 규모가 크고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딜 구조를 얼마나 치밀하게 설계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사전에 검토하고, 계약서에 이를 명확히 반영하는 과정이 반드시 뒤따릅니다.

특히 계약 위반 시의 법적 대응 절차까지도 사전에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업 금융 마케팅은 법무적 검토와 리스크 관리가 함께 움직이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이 일반 소비자 대상 마케팅과 가장 크게 다른 지점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좁은 의미에서는 마케팅의 영역이 아닌 것 같아 보이기도 하죠.


여기까지 정리하면 이 연재에서 다루려는 금융 마케팅의 범위가 조금은 분명해집니다.

앞으로의 이야기는 소비자 금융 마케팅을 중심으로 전개될 예정입니다.


그 안에서 금융회사는 어떻게 돈을 벌고, 마케팅은 그 구조 안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되는지를 하나씩 살펴보려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금융 마케팅이 현장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를, 조금 더 구체적인 이야기로 풀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