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혈당측정기 Day_9
혈당을 얼마나 올리는지 확인해 보려고 먹었던 그 한 그릇의 라면의 여파가 만만치 않다.
어제 오후부터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배에서는 나 아프다고 계속 소리치고 있고, 저녁이 되니 더 이상 못 참겠고, 일단 밖으로 내보내겠다고 아우성이다.
겨우 잠들었는데 새벽 2시쯤, 아직도 밖으로 내보낼게 남아있다면서 나를 깨운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고, 조금 더 진정시키기 위해 아침도 건너뛰었다.
장이 아프다고 난리 칠 때면 하루정도 굶는 게 답이다.
뭘 더 챙겨 먹어봤자 소화는 안될 것이고, 다 내보낼 것이다.
하루정도 굶으면 어느 정도 진정될 거고, 그 이후에 미음이나 죽부터 조금씩 먹으면서 부족해진 에너지를 보충해 주면 된다.
(단 굶을 때도, 수분보충을 위해 물은 수시로 마셔줘야 한다.)
어제저녁에 식사를 마친 시간이 밤 8시였고, 오늘 처음으로 먹은 시간이 낮 12시니 딱 16시간의 공복을 유지했다.
흔히 말하는 16:8 간헐적 단식이다.
저녁을 좀 많이 먹어서 혈당이 떨어지는 데까지 약간의 시간은 걸렸지만 밤새 100mg/dL 이하로 유지되었다.
우리 몸이 청소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듯하다.
위의 그래프를 보면서 새삼 우리 몸이 대단하다고 느끼는 게 아침 9시 즈음되니 혈당이 탁 치고 올라왔다.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내 몸에서 끌어다 쓰는 것이다.
간이나 지방에 저장되어 있는 포도당을 혈액으로 내보내니 순간 혈당이 올라가고, 필요한 곳에서 쓰이니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
확실히 아침을 건너뛰면 혈당은 낮게 유지되어 좋기는 하지만, 허기지고 배고픔이 계속 느껴진다. 쉐이크 등의 유동식으로 가볍게 섭취하면 필요한 에너지와 영양소도 보충될 것이고, 유동식이라 혈당도 금방 떨어지니 1석2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