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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콘치 Mar 24. 2024

목련이 피었다. 산수유가 빛났다.

이제 막 움튼 하얗고 몽글몽글한 목련을 좋아했다. 며칠 새 움츠리지 않아도 되어진 포근한 밤이면 산책을 나갔다. 까만 밤을 크리스마스 전구처럼 노랗게 밝혀주는 산수유 꽃이 반갑고 예뻐 한참을 서서 바라보곤 했다. 아직은 숨어있는 듯한 봄을 하루빨리 온몸으로 느끼고 싶어서 해가 잘 드는 곳, 꽃이 일찍 피어난 곳을 찾아다니곤 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나무 끝에 올라온 꽃눈을 보면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밤공기가 뜨듯하게 훅- 불어오면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렇게 봄이 무서워졌다. 그게 좀 서글프다가도 그냥 이렇게 계속 싫어하고도 싶은 이상한 심술이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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