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소영 선생님 저서 & 곽도경 선생님 저서
인생에서 최고의 영화감독은 ‘우연’이라는 말처럼 ‘우연’이 제게 기회를 준 것으로 생각하고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1학년을 제대로 잘 가르쳐 보겠다는 오기가 생겼습니다. 잘 버틴 대가로 얻은 경험과 배움으로 1학년을 정복하고 기록을 남기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 기록을 책으로 엮어 나처럼 1학년을 힘들어하는 선생님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큰 포부도 가졌습니다.
-1학년 선생님을 위한 모든 것, 장소영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자녀에게 직접 들으면 제일 좋겠지만, 시각을 달리해서 선생님인 저의 얘기를 통해 자녀를 이해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제 얘기 덕분에 학부모님들이 자녀를 자주 칭찬해주고, 한번이라도 더 따뜻하게 안아준다면 최고의 기쁨이 될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학교생활 궁금하시죠?, 곽도경
교육현장에 몸담고 있는 교사가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심이다. 더군다나 단순히 경험 공유의 차원을 넘어 자신의 교육 방법을 공유하는 것은 더더욱 조심스러운 일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며 어느 것 하나만 정답일 수는 없다는 것을 전제하더라도 각각의 교사에게 부여된 역할과 책임이 너무나 많고 무겁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교사들은 조언과 공감에 목마르다.
오늘 읽은 책은 그러한 고민과 두려움을 뛰어넘은 두 선생님의 저서이다. 첫 번째 책은 1학년 학급을 맡은 담임교사들을 위한 도서였고, 두 번째 책은 1학년인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도움을 주는 도서였다. 유치원 교사인 나는 어쩌면 이 두 역할의 중간쯤에 위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아이들을 잘 키워 초등학교에 보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는 있지만 초등생활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는 부모와 같은 입장과, 초등학교 교육과정과 연계성을 갖추어야 하는 교사의 입장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1학년 담임도, 학부모도 아니지만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은 것을 느끼며 읽었다.
유치원의 교육과정은 어떤 교육적 신념과 원칙과 같은 ‘말들’만 존재하여 그것을 위해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운영하고 풀어나갈 것인지는 전적으로 교사 개인에게 달려있다. 아, 어떤 것을 가르쳐야 한다는 내용이 존재는 한다. 그러나 그것이 너무 포괄적이기에 교사들은 너무나도 자유로운 교육과정 속에서 ‘이게 맞나?’라는 불확실 속을 매일 헤쳐나가고 있다. 그런 교사들을 한번 더 흔들어놓는 것은 ‘아이가 아직 어리니까’라는 이유로 교육적 연계의 수준을 가볍게 뛰어넘어 너무나 쉽게 개인적인 요구를 하는 여러 존재들이다. 유치원 교사들은 늘 혼란스럽고 위축되기 너무 쉬운 환경에 노출되어 있으나 확신과 위안을 얻을 곳은 그렇게 많지 않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앞서 말한 ‘유치원 교사로서의 어려움’과는 무관했다. 현재 만5세 담임교사를 맡고 있으며 유초이음 과정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도움을 얻고자 읽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나 뜻밖에도 그렇게 목마르고 고팠던 확신과 위안을 얻게 되었다.
평소에 나는 ‘독립심’을 꽤 중요하게 여기는 교사이다. 그러나 혹시 독립이라는 것이 유치원 시기의 아이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목표가 아닐까 하는 고민이 늘 마음 한편에 존재했다. 그런데 장소영 선생님, 곽도경 선생님의 이야기 속에서 내가 그래도 아이들의 초등생활 적응에 일조하고 있었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선생님들의 지도 방법과 교육관에서 공감되는 부분이 아주 많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초등학교에서 생활지도 및 학습지도를 어떻게 하는지, 학부모 협조를 어떤 부분에서 필요로 하는지를 알게 되니 그 직전의 교육단계인 유치원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생각도 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분명히 학창시절과 임용고시생 시절 유아발달론을 열심히 공부했고, 경력도 7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나 혹은 누군가가 잘못 가르쳐서 이런 것인가, 아니면 원래 아이들이 이럴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혼란이 주기적으로 찾아오곤 했었다. 그런데 1학년 교실의 모습을 이 도서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들여다보니 ‘그보다 어린아이들이 학습자인 유치원 교실에서는 이만큼 여러 번 말하고, 자세히 안내하고,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것이 맞는구나, 더 날 것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 맞는구나.’라는 것도 느끼게 되었다.
자녀가 초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는 학부모, 1학년 담임을 맡게 된 교사, 그리고 나처럼 유아기의 아이들을 지도하는 교사들에게도 이 책을 추천한다. 특히 만5세 교사들에게는 책 속에 소개된 사례들까지도 일부 난이도를 조정하여 실행해 볼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사와 학부모를 위해 이 책을 써주신 장소영 선생님, 곽도경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