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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쓸신팝 Jun 28. 2024

[이영지] 발랄하면서 따뜻하게

고등래퍼3를 시작으로 ‘이영지’라는 독보적인 캐릭터가 탄생했다.

앨범 한 장 없다고 쇼미더머니11에서 디스받던 시절은 이제 없어졌다.

예능과 음악을 넘나드는 그녀의 첫 EP앨범인 ‘16 Fantasy’을 얘기해볼까한다.



소녀 이영지

10대때 세븐틴 호시 직캠에 댓글을 달은 것이 네티즌에게 발견되어 캐럿들끼리 부르는 호칭인 ‘소녀’를 얻게됐다. X에선 아직 소녀라 불리는 모습에 ‘왜 맨날 소녀야 나 세금내는 23살인디’라고 재치있게 물어보기도 했다. 이영지는 당당함과 끼가 가득한 모습을 여럿 방면에서 보여준다. 다양한 예능을 통해 대중들에게 이영지를 인식시켰다. 그 중엔 나영석PD님과 함께한 ‘<지구오락실>에선 ‘이영지의 매력이 터졌다.’ 라고 얘기할만큼 솔직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구오락실에서 얻은 별명인 괄괄이. 그런 괄괄한 소녀미에 모두를 이영지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한때 인스타그램에 ‘무물보’(무엇이든 물어보세요)의 기능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MZ대통령이라 불리는 이영지 역시 그 기능을 잘 활용했다. 장난끼 가득한 질문엔 그녀의 재치를 보여줬고, 고민이 담긴 질문은 그녀의 깊고 짙은 생각들로 우리에게 위로를 줬다. 사실 조금은 촐싹거리고 가벼운 이미지라고만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어디까지 올라가는거예요?

https://youtu.be/11iZcYbq_is

‘Small girl’ 뮤직비디오 리뷰를 뺄 수 없다. Small girl의 피처링을 함께한 디오와 영지의 연애사를 본 것 같았다. 그만큼 둘의 연기가 자연스럽고 사랑스럽다. 모든 장면이 다 사랑스럽지만 기억에 남는 네 장면이 있다.


뮤직비디오 속에서 집이 영지보다도 작다. 또한 주변 인물들도 영지보다 키가 작다. 스스로 크다고 말하는 영지와 대비되는 작은 집과 사람들로 구성해 대비감을 높였고, 작은 집에서 활동하는 영지가 느끼는 답답함이 눈으로 보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작은 소녀와 비교하며 콤플렉스가 터질 쯤 뮤직비디오에선 영지가 산, 건물, 하늘보다도 커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콤플렉스가 터져 모든 높은 것 보다 영지가 더 커버린 것이다. 혼란스러운 영지가 길을 걸으니 도로가 부숴지고 건물이 무너진다. 콤플렉스가 너무 커져버린 것을 영지가 똑같이 커버리는 것으로 표현한 듯 하다.


디오는 하늘 넘게 커버린 영지를 구하러 간다. 이 장면에선 일러스트로 전환되어 애니메이션으로 표현이 됐는데 일러스트가 주는 몽글몽글한 감성이 엄청나다. 그 감성에 맞춰 다친 영지의 손가락을 디오가 밴드로 붙여주는 장면은 콤플렉스는 중요하지 않는, 나의 모든 것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영지가 눈물을 흘릴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인다.


마지막으로 뮤직비디오를 시청했다면 뽀뽀신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뮤직비디오 속의 영지가 아닌 실제 영지가 느낀 감정이 그대로 느껴지는 소중한 장면이다.



170 그리고 5cm 피터팬

‘16 Fantasy’는 ‘눈치는 없지만 그 누구보다도 용감했던 16살 그 때 처럼’ 이라는 의미를 담고있다. 우리의 16살을 다시 생각해보자. 학교라는 사회생활도 어느정도 적응되고, 친구들과 별 거 아닌 이야기로 배꼽 잡아가며 웃는 일은 생각만해도 즐겁다. 그 중에 가장은 용감무쌍한 행동들이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때의 행동들이나 사진을 보면 머리를 탁 치고만다. 지금은 어른이 되어버려 행동하기 전 설레임보단 걱정과 겁먹기를 먼저하게 돼버린다. 현재 23살의 이영지는 16살의 이영지를 다시 떠올렸을 때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



Track 1. 16(Intro)


비록 1분 15초의 짧은 곡이지만 이번 앨범이 왜 ‘16 Fantasy’인지 알려주는 곡이다. 한 남성이 마치 영지를 소개하는 듯한 멘트 뒤로 깔리는 박수소리, 이에 맞춰 시작하는 영지의 랩은 마치 시상식을 연상하게 한다. 가벼운 힙합비트에 반복되는 전자음은 영지의 목소리에 집중을 하게 만든다. 남자의 멘트에 있는 Radient, Energy, Bussin은 빛나면서 에너지가 터지는 멋진 영지를 소개하는 적절한 단어들이다. 조금은 짧지만 임팩트 있는 곡이다.


Track.2 My cat


몽환적인 Ep사운드가 귀를 사로잡는다. R&B 힙합 사운드에 마치 주문을 거는 듯한 변화가 크지 않는 멜로디, 마치 물 속에서 듣는 듯한 Ep사운드가 뒤에서 계속 들리며 몽환적인 분위기에 힘을 더했다. 보통 고양이라는 단어가 제목, 가사에 들어가면 사람을 고양이에 빗대어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My cat 역시 She라는 지칭이 나와 사람을 얘기하지만 그 상대가 확실친 않다. 주어가 영지 본인인지, 다른 사람인건지 알 수 없는 것 또한 몽환함 그 자체라고 생각된다.


Track.3 Small girl (feat. D.O.)


이번 앨범의 메인 곡이다. 이 곡은 남자친구를 사귈 때 느꼈던 영지의 마음을 담아 가사에 녹여냈다고 한다. 1절은 영지가 2절은 디오가 부르며 서로 주고 받는다. 영지는 작은 소녀를 동경한다고 말하지만 디오는 ‘너’라서 좋아 라고 말하며 몽글한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조금은 영지의 생각의 일부분을 볼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에 완전한 것은 없다. 불완전한 사랑이 모여 깎이고 닦으며 완전함에 갈 뿐. 모든 형태의 사랑에 존경을 전한다.


Track.4 ADHD (feat. Jambino)


리드미컬한 패드 소리에 잔잔한 악기 소리들은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그와 반대되는 가사는 집중력이 조금 부족한 내용을 담고있다. 이름을 자꾸 까먹거나, 빈번한 오류들까지 모든 것들이 힘들게만한다. 영지의 힘든 마음을 이 곡에선 잠비노가 달래준다. 너만 신경켜, 언제든 날 노래처럼 불러, 너는 너 그대로 온전하니까 라는 가사들로 힘을 준다.


Track.5 모르는 아저씨


고등래퍼3에 출연했던 영지는 가정사를 슬쩍 말한 적 있다. 살짝 어두울 순 있지만 이 곡은 아빠 이야기를 담고있다. 어린 시절 떠난 아빠에 대한 부재와 마지막 만남에 대해 아주 담담하면서도 꾸밈없이 곡을 얘기한다. 너무 담담해 마지막 쯤은 먹먹한 감정이 든다. 솔직한 얘기를 해준 영지에게 따뜻한 포옹으로 대답해주고 싶다.


Track.6 TELL ME!


힙합, 랩이 아닌 밴드 사운드의 곡이다. 반복되고 쉬운 후렴은 노래를 기억하게 만든다. 이곡을 여러번 듣는다면 처음은 아침의 평화로운 분위기, 조금은 바쁜 오전과 오후 그리고 다시 세상을 붉게 만드는 일몰의 시간과 잔잔하고 고요한 밤 하루를 전부 느낄 수 있다. 마음 속 감성이 터지게 만드는 노래다.



우리 모두 사랑하자!


마지막 멘트는 이영지의 X에 올라온 멘트로 지어볼까 한다. 이번 앨범을 들으며 그녀의 괄괄함과 장난끼 많은 모습, 진중함을 얘기하다가도 부끄럼 타는 그 모습까지 모두 사랑하게 됐다. 앞으로 얼마나 더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스몰걸'을 사랑해주는 모든 이들아 고마워! 우리는 사랑 앞에서 늘 허둥대기 마련이거든, 내가 평소 좋아했던 내 모습들도 갑자기 걱정되고 의심스러워지는 순간이 오잖아. 그런 모든 순간에 다정하게 밴드를 붙여줄 누군가가 내 곁에 있어준다면 참 좋겠다 그치? 그게 나 자신이 될 수 있다면 더 좋고! 모쪼록 감사합니다.]



written by. Editor 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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