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시어머니 같은 점장보다 더 얄미운 시누이같은 팀장

by 역전하는 삶

그 좁아터진 곳에 왜 일하는 사람이 5명이나 필요한지 깨달을 때쯤. 점심을 마치고 팀장이 들어왔다. 그 팀장은 나보다 나이가 10살이나 어린 아줌마였다. 이곳에서 팀장으로 일한 지 2년 차라 했다. 그래서인지 오전에 3,4시간 잠깐씩만 있다가는 점장보다 더 전문가 포스가 뿜어져 나왔다. 아니 점장이 오히려 팀장을 더 많이 의지 하는 것처럼 보였다.


팀장은 그런 전문가포스를 내세워 아주 야무지게 알바들을 부렸다. 알바들이 해야 하는 일이 간단히 나열한 그 일뿐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과일주스의 주재료인 냉동 과일들을 해동 후 블렌더에 쉽게 갈리게 크기를 잘라서 g 수에 맞춰 일일이 소분을 다 해 냉동보관 해야 하며, 시간이 남으면, (절대 시간이 여유 있던 적이 없었지만) 그 바쁜 시간을 쪼개어 핫도그 포장 박스를 접어놔야 했고, 캐리어 박스도 2구 4구 나누어 접어놔야 했다.

카페 알바라기에 예쁜 앞치마 두르고 커피 향 맡으며 샷 내리고 우유스팀 치면서 하트라떼나 그리는 줄 알았더니 이곳은 그야말로 총 없는 전쟁터요 오함마 없는 노가다이며 고춧가루 없는 식당이었다.

그 와중에 빠른 실수에 앞장서는 50대 아줌마인 나를 팀장이 탐탁지 않게 여길수 밖에.

월요일. 카페에서의 알바 첫날. 우리 집 식구들은 저녁으로 배달음식을 먹어야 했다. 정말이지 손가락 까딱 할 힘도 없었다. 남편은 여전히 왜 하는 거냐며 구시렁대시고 나는 그 구시렁에 맞서 싸울 힘도 내 말이 맞다 우길 힘도 없었다.


알바 이틀째. 수요일. 시간에 맞춰 카페 출근을 했다. 그나마 두 번째라고 같이 일하는 알바학생들과 반갑게 아는 척을 했다. 이런 게 동병상련이구나. 그래 우리라도 똘똘 뭉쳐 서로의 실수라도 눈감아주자꾸나. 나는 누구보다 반갑게 이름을 불러가며 친근하게 아는척하며 분위기를 살폈다. 그것도 잠시, 쉴 새 없이 품어져 나오는 포스기속 주문메뉴에 온 신경을 기울였다. 그래도 한 번 해봤다고 첫날 10번의 실수를 했다면 오늘은 9번의 실수를 해댔다. 그런 나를 점장은 한숨을 쉬며


“그럴 수 있죠…….”


라고 나를 아닌 스스로를 위로했고, 시누이 같은 팀장은 실수해서 몸 둘 바를 모르는 나를 말로 때렸다. 내 실수는 맞지만, 그래도 너무 얄밉다. ‘넌 처음부터 잘했니? 실수 좀 했다고 죄는 아니잖아~~~~~!’

점심 후 퇴근하는 점장을 따라가는 팀장은 일부러 들으라고는 아니었겠지만 들려도 상관없다는 듯이 해대는 말이 내 귀에 들리고야 말았다.


“그러게 나이 든 아줌마는 이제 뽑지 마시라니까요.”


그 말이 너무 화가 났지만 그보다 더한 창피함이 나를 고개 숙이게 했다.

한동네에서 10년이 훨씬 넘게 아이들에게 그림 가르치는 선생으로 스승의 날이면 감사의 선물과 인사를 받는 나름 인정받는 직업이 있는데, 내가 뭐가 아쉬워서 이런 곳에 와서 저 얄미운 팀장한테 못된 소리 들어가며 자존감이 낮아지는지… 그래도 이렇게 관두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다 큰소리친 게 생각나서라도 한 학기는 채우고 싶었다.

팀장이 꼴도 보기 싫고 화도 나서 욕이 나왔다. 심지어


”씨 저 인간이~“


라고 소리 내어 뱉었지만, 마스크 속의 소심한 외침에다가 주변소음이 욕도 삼켜버렸다. 내가 욕을 하면서도 나의 눈은 웃고 있었다. 그렇게 내 귀에만 들리는 욕이라도 하고 나면 정말이지 스트레스가 확~풀렸다. 그리고 실수를 해도 “죄송합니다~~~”라고 큰소리로 얘기하고 자연스럽게 넘기는 스킬까지 습득했다.

그래.. 나이를 꽁으로 먹는 게 아니었어. 나름 결혼생활로 산전수전 겪은 나란 말이야. 내 남편 같은 대문자 I 의 공대생이랑 한번 살아봐. 내가 그런 사람이랑 산 세월이 23년째야. 또 내 큰딸 같은 애랑 있어봐 속 병나 죽어. 아이들 가르치면서 그 많은 극성 학부모는 또 어떻고, 그걸 내가 해낸 사람이라고!! 내가!!

팀장!! 너 어디 두고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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