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18살 딸아이가 대학교 기숙사로 이사하는 날이다. 여기는 호주.
이글을 발행한 후, 차에 짐을 가득 싣고 3시간 정도 이동할 예정이다. 그 시간 동안 내 마음은 어떨까. 딸아이와 어떤 대화를 나누게 될까.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어떤 감정을 마주하게 될까. 지금은 그저 그 순간을 상상할 뿐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걱정이나 슬픔은 전혀 들지 않는다.
아마도 그 새벽 덕분일 것이다. 딸아이의 대학 합격 소식을 듣고 맞이한 그 다음날 새벽, 내게 한 장의 선명한 그림이 찾아왔다. 보는 순간,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그것이 꿈에서 떠오른 것인지, 내 마음이 스스로 그려낸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그 그림 덕분에 나는 한층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딸아이의 독립을 기쁘게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검은색 ㄱ 자 형태가 기울어져 있고,
빨간 정사각형이 바르게 놓여 있는 모습.
나는 이 그림을 보며 내 품에 안겨있던 딸아이의 갓난아기 때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제는 그녀를 놓아주는 순간을 마주한 것이다.
이 그림은 나에게 말해주었다.
이제 나는 한 걸음 물러서고,
딸아이가 앞으로 나아갈 시간이라고.
딸아,
너만의 색을 잃지 않고, 언제나 반짝반짝 이쁘게 자라와 줘서 정말 고마워. 네가 걸어온 길을 지켜보며, 나는 늘 감탄했고, 때로는 뭉클한 마음으로 너를 바라봤어. 이제는 새로운 길 위에 서있구나.
너의 시작을 진심으로 응원해.
두려움보다 설렘이 가득하길,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을 온전히 너답게 즐길 수 있기를. 실수해도 괜찮고, 잠시 멈춰 서도 괜찮아. 그저 네가 원하는 방향으로, 네 속도로 한 걸음씩 나아가면 돼.
신나게, 그리고 자유롭게! 네가 펼쳐갈 이야기들을 기대할게. 사랑한다~~.
2025. 2. 2 (일요일)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