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번째 스무살 Jan 13. 2024

내 사랑 효리 (하)

진돗개 효리

그렇게 아픈 효리와 주말에 쉬는 남편차를 타고 강남의 동물 병원을 방문을 하였습니다.

각종 많은 검사를 한 후 알아낸 병명이 단백질 소실증이라는 병인데 처음 들어본 것이어서 인터넷 검색을 해서 알아보니 단백질이 몸에서 빠져나가는 희귀병이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날이 갈수록 몸이 말라가는 이유였어요.

선생님께서 나이가 많아서 결과를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치료해 보자 하여 계속 갈 때마다  단백질수치 확인 및 여러 가지를 검사하였습니다.

갈 때마다 피를 많이 뽑으니 효리는 병원 문 앞에서 안 들어가려고 하였습니다.

한 달 정도 다니니까 신기하게도 효리변도 좋아지고 사료도 잘 먹었습니다.

수치도 정상으로 돌아와서 저는 독일에 있는 딸에게 효리가 회복할 거 같다고 기뻐하며 통화를 하니까 딸은 다 엄마 덕분이라며 다행이라고 연신 말했습니다

그 당시 딸은

독일 베들린에서 아티스트레지던시에서 작업을 하고 전시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딸이 오랫동안 소망한 일이기 때문에 저는 힘들지만 혼자 감당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도 남편이 도와주면서 계속 치료를 이어갔습니다.

어느덧 9월에 들어와 갑자기 효리는 잘 걷지 못하고 먹지 못하고 뼈만 앙상히 남아서 걱정을 많이 하였습니다.

수치가 점점 더 나빠져서 9월 말쯤 효리는 독한약을 먹으면서 많이 부었고 약의 양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계속 약을 바꾸면서 약들은 쌓여만 갔습니다

선생님께서 수혈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해서 아들한테 말했더니 효리는 가족이니까 최선을 다해 치료하자고 하였습니다.

수혈을 하기 위해 병원에 도착한 효리가 검정변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래서 힘들어하는 효리가 오랜 시간동안 하는 수혈을 안 하게 하고 싶었지만 저희 가족이 후회할까 봐 하게 되었고..

수혈을 10시간 이상 해서 저희는 병원 근처에서 대기하고 무사히 끝날 때까지 기도하며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효리는 지쳤는지 더 몸이 안좋아보였습니다

집에 왔는데 효리가 갑자기 검정 변을 봤는데 시궁창냄새가 많이 났습니다  

인터넷에서 개들이 죽기 전 신호들을 우연히 본 적이 있는데 정말 피하고 싶었던 그 순간이 오니까 대성통곡을 나도 모르게 하였습니다.

남편은 놀라면서 효리처럼 사랑 많이 받고 산 강아지가 어디 있냐며 최선을 다했다고 저를 위로하였습니다.

그렇지만 효리가 나에게 준 사랑에 비해 보답을 다하지 못했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제가 사람에게 상처받고 아무도 믿을 사람 없다고 자조하며 힘들어할 때 언제나  물끄러미 보며 곁에 와서 자기 만지면서 위로하라고 곁에 와서 내손을 자기 몸에 올려주던 예쁜 마음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효리는 10월 날이 갈수록 대소변을 가릴 수 없었습니다.

특히 새벽에 여러 번 흑변을 보는데 한 방울만 떨어져도 견디기 힘든 냄새가 났습니다.

깔끔쟁이효리가 아프기 전에는 한 번도 집에서 용변을 안 봤는데 그런 효리는 얼마나 힘들까 생각이 들어 힘들어도 재빨리 여러 번 목욕을 시켜줬습니다.

제가 변을 닦아내어 주고 열심히 씻기고 있으면 계속 시선이 느껴져서 쳐다보니 안타까운 눈으로 저를 계속 보고 있던 효리의 눈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지금도 너무 보고 싶고 그리운 속 깊은 우리 효리.

아들은 우리 효리가 그토록 좋아하는 한강으로 웨건에 태우고 산책 가겠다며 다녀오더니 방에 들어가서 울고 있었습니다.

효리가 이제는 서지도 못한다며 용변을 밖에서만 보던 효리를 생각해서 나갔는데.. 하며 하염없이 울고 있었습니다.

다 커서 우는 아들을 보며 저도 눈물이 나오더군요.

아들 앞에선 강하게 견뎌 슬픈 모습을 안 보이려 했는데..

병원을 다시 방문하니 알부민주사를 또 써보자고 하셨고 아들이 10시간 이상 걸리니까 출근하면서 병원에 데려다주고 퇴원할 때 저보고 집으로 데려오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효리상태를 보니 거친 숨소리로 밤새 시달렸고  축 쳐진 모습에 병원에 안 보내고 곁에 두고만 싶었습니다.

주사와 병원을 너무 싫어하던 효리

그렇지만 아들이 끝까지 치료에 최선을 다하자는 말에 10월 6일 아침에 효리를 차에 아들과 함께 태우고 보내야 했습니다.

40분 후쯤 아들의 전화에 불안한 느낌으로 받았는데 들려오는 아들의 차마 울지도 못하고 참는 목소리로

 “엄마 효리가 죽었어요.. “

저는 밤 8시쯤 아들과 퇴근 후 병원에서 만나자는 말과 화장터를 알아보아야 했습니다.

다니던 동물병원에서 소개해준 곳에 전화해서 준비물을 들었습니다. 1년 후면 땅속에 스며드는 가장 좋은 항아리를 예약하고 좋아하던 간식등과 효리에게 마지막 편지를 썼습니다.

어떻게 썼는지 눈물이 범벅이 된 채 써내려 갔습니다

그리고 외국에 있는 딸에게 아빠는 충격받으니까 알리지 말라고 하였지만 효리가 죽었는데 아무렇지 않게 생활하면 안 된다고 생각이 들어 편지를 찍어 딸 카톡에 보냈습니다.

몇 시간 후 딸의 전화와 엉엉 우는소리로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습니다.

밤 7시쯤 도착한 동물병원 수술실에서 우리 효리가 누워있었고 저는 하염없이 울면서 앞으로는 다시 못 만져보는 우리 효리 이마를 한참을 만지면서 외롭지 않게 마지막 곁을 지켰습니다.

효리야 나에게 와줘서 너무 고맙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가르쳐주고 이렇게 떠나서 가슴이 너무 아프지만 다음에 꼭 만나자고  약속하셨습니다.

밤 9시가 넘어 우리 가족은 경기도 광주의 화장터에서 만났는데 깨끗한 곳에서 하는 게 다행이다 생각하며 친절한 직원분이 빨간색 실을 주시며 다음에 인연으로 또 만나자는 기원을 하며 보내라고 하였습니다.

우리 가족은 다음생에 꼭 좋은 인연으로 만나자고 연신 실을 묶으며 하늘나라 좋은 곳 마음껏 뛰어다니고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언젠가 너를 꼭 다시 만나는 날 보자 하며 기도를 하였습니다.

아들이 숨죽이며 계속 울면서 효리는 가장 소중한 친구라고 천국에서 만나자고 기도를 하며 효리를 이렇게 못 보낸다며 계속 화장을 못하게 막았습니다.

이윽고 밤 11시쯤 예쁜 꽃과 효리가 좋아하던 간식과 효리와의 추억을 쓴 아들 편지와 제가 쓴 편지를 함께 화장을 했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 효리가 들어있는 고운 항아리를 매만지며 딸이 돌아올 때까지 집에 보관하겠다고 하고

매일 효리한테 아들과 저는 인사를 했습니다.

이틀 동안 효리도 우리 집을 못 잊는지 계속 아들과 제 꿈에 나와 반갑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였습니다.

며칠 전 딸이 효리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고 해서 영상을 보았습니다.

우리 가족들이 효리를 예뻐하기만 했지 개인기를 가르친 적이 없었는데 제가 다른 강아지들 동영상을 보고 앉자 손 주는 것 등을 가르쳤습니다. 외국에서 돌아온 딸이 너무 귀엽다며 찍은 동영상이 있어서 눈물이 나더군요.

어느새 구독자가 50명이 넘고 여러 개의 영상을 올렸는데 그중에는 만 명이 넘게 본 것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우리 가족들이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보려고 만든 건데 효리가 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에 구독자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남편이랑 아들은 좋아하지만 우리 효리가 이렇게 이쁜 강아지라고 자랑하고 싶겠지만 댓글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아파트입구 공원과 동네골목길을 볼 때마다 효리와의추억때문에 괴롭고 힘들어

이사 가고 싶었습니다

특히 효리가 집에 들어올 때 우리 가족 발소리를 듣고 현관문을 꽝 치면서 기다렸다고 빨리 들어오라는 것 때문에 얼른 들어오는 습관이 지금도 너무 힘드네요.

텅 빈 것 같은 집안 효리가 없는 집이 너무 생소해서

가슴이 너무 아펐습니다

효리의 남자친구 누렁이(재민이)는 사랑 많이 받고 살고 있는데  남편이 며칠 전에 보았다는 말에 효리가 더 보고 싶어 졌습니다.  

그렇게 아프면서도 우리 아파트 정자에서 누렁이를 자주 만나던 곳에서 어느 날은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고 기다렸어요 혹시 마주칠까 봐..

마지막 효리가 걸을 수 있을 때도 누렁이 집 쪽으로 가자고 하더군요 바람둥이 누렁이는 우리 효리가 얼마나 자기를 좋아하는지도 모르는데 누렁이랑 우리 가족밖에 모르고 효리는 먼 길을 그렇게 떠났습니다.

곁에 있어 얼마나 든든하고 꼬신내가 나는 몸속으로 파고들던 때가 너무 그리워 서랍에서 효리가 입던 핑크조끼를 꺼내서 못 참고 냄새를 맡아봅니다.

눈물이 너무 마구 쏟아져서 이제는 다시 볼 자신이 없습니다.

딸이 엄마가 쓴 효리편지를 보니까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쓴다며 저에게 글을 3개만 써달라고 하였습니다

엄마가 효리처럼 어느 날 떠나도 보고 그리워하고 배울 게 있으면 좋겠다고 하여 고민 끝에 보잘것없지만 딸이 원하니 그렇게 했습니다.

블로그를 만들고 브런치 스토리에도 지원을 했나 봐요. 딸이 엄마축하해요 하면서 브런치스토리 합격을 알려주었습니다.

아무튼 우리 복덩이 효리 때문에 이런 일들이 있었네요.

효리가 있어서 우리 가족은 대화거리가 생기고 더 많이 함께 웃을 수 있었어요.

이렇게 효리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네요.

효리가 곁에 없어 외롭고 텅 빈 마음을 부족한 글이지만 써보라고 기회를 준거 같아 감사하고 걱정이고 그렇습니다.

가끔 강남동물병원에서 효리가 많이 아플 때 치료받고 약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떤 작은 강아지가 갑자기 저한테 안아달라 해서 잠깐 안아주는데 그렇게 아픈데도 저한테 발버둥 치며 황급히 오려는 질투 많은 효리가 생각납니다.

효리야 걱정하지 마 세상에 더 예쁘고 귀여운 강아지가 있어도 우리 효리가 나에겐 제일 귀하고 소중하단다.

잊지 않을게 효리야

고맙다 효리야

영원히 사랑해 효리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