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번째 스무살 Dec 09. 2023

계절별 인생 맛집

겨울

12월에서 2월 사이 새조개


오랜 기간 또오리 횟집을 다녔었는데 작년에는 네이버 검색을 통해 만중 횟집을 다녀왔습니다.

1층 상가 새조개 파는 곳이면 어디든 비슷한 거 같아요.

추워질 때면 새조개를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오는데 너무 멀어서 자주는 못 가지만

1년에 한두 번은 여행처럼 가족들이랑 새조개 축제를 꼭 방문합니다.

가면서  행담도 휴게소에 들러 일단 바다를 느끼며 잠깐 쉬고 계속 달려 남당항에 도착하면 아침도 안 먹고 새벽부터 부산을 떨면서 출발한 보람 있게 한 상 가득 멍게 해삼 회 조개 등등이 나옵니다.

그런데 메인인 새조개가 너무 비쌀 때면 살아있는 주꾸미를 더 많이 주문하고 새조개가 적당한 가격이면 반반 정도 시킵니다.

쫄깃한 주꾸미와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새조개 맛은  "이 맛이야" 하며 연신 젓가락을 쉴 수가 없어요.

남편은 새조개는 우리 먹으라며 주꾸미 먹물 머리만 찾아 먹습니다.

그러면 저는 재빨리 남편 앞 접시에다 새조개랑 주꾸미 몸통을 놓아줍니다.

 10년 전에는 새조개가 지금처럼 비싸지 않아 더 푸짐하게 먹었는데 갈수록 부담스러운 가격 때문에 좀 아쉽네요.

 오랜 기간 기다렸던 계절음식이기 때문에 큰맘 먹고 간거니까 많은 음식을 시켜서 거의 다 먹고 국물에 칼국수 면도 넣고 시원하고 뜨거운 검정 먹물 국물을 먹으면 힘들게 간 노고가 다 풀리는 것 같아요.

먹다 보면 항상 친한 친구 아들이 크론병으로 오래전에 크게 아팠던 기억이 떠올라 포장해서 집에 가는 길에 친구 집에 들러 가져다 주곤 하는데 제가 선물한 중에 제일 기뻐하고 고맙다는 말을 여러 번 듣습니다.

저도 보약 주듯이 으쓱하고요.

그리고 남당리 입구에는 각종 생선 등을 파는데 저는 말린 가자미와, 조기 미역 등을 삽니다.

조기가 좀 작아 살 때 망설여지는데 구워 먹으면 진심 밥도둑입니다.

두 번째 코스로 남당리에서 좀 떨어진 제법 큰 바다가 보이는 당진 해어름 카페를 갑니다.

분위기가 따뜻해서 서해안 노을을 보면서 하루의 피로를 풀며 입가에 미소가 절로 나온답니다.




3월부터 강화도 횟집


강화도 용궁횟집을 딸이 네이버를 검색해서 같이 갔는데 처음 방문한 해에는 정말 좋았어요.

뷰도 너무 좋고 음식도 맛있고 싱싱했는데...

딸이 외국에 가서 없던 다음 해에 남편이랑 둘이 갔더니 또 주인이 바뀐 후라.. 좀 아쉬웠네요.

그래도  돌아오는 강화 시장에서 인삼과 각종 봄에 나오는 채소들을 사 오면 또 웃음꽃이 핍니다.


여름


7월에서 9월 초 삼계탕


더워지는 여름이 올 즘이면 경복궁 토속촌 삼계탕집에 가서 잣과 한약재료를 넣은 구수하고 보약 같은 삼계탕으로 복날 몸보신을 한답니다.

삼계탕 먹으러 방배동 카페 골목 있는 영양센터와 반포에 있는 영양센터도 가끔 가는데 반포에 있는 깍두기가 더 맛있어 거기를 주로 갑니다.


가을


10월에서 11월 삼청동 데이트


삼청동에 있는 소머리 국밥집을 좋아하는데 오래된 느낌의 분위기가 있고 풀빵도 아주 맛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갔다가 그 유명한 수제비집을 가거나 아니면 덕수궁에 있는 미술관 관람 후 사진 배울 때 처음 알았던 유림면을 방문합니다.

덕수궁 골목 속에 있는 성당 옆 카페에 가서 같이 화실 다녔던 지인과 서로 멀리 살아 자주는 못 만나지만 일 년에 한 번씩은 꼭 만나서 그동안의 회포를 풉니다.

어쩜 그대로라고 서로를 치켜새우며 오래전 얘기들과 요즘의 근황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눕니다.



노란 은행잎과 붉은 단풍 낙엽들 사이로

걸으면서 든 생각이...

그러고 보니 저는 행복한 사람 같아요.

계절마다 느끼며 찾아다니면서 같이 먹을 수 있는 가족과 친구와 지인들이 있으니까요.


여러분의 계절 별 꼭 찾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60년 인생 맛집 BEST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