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에몽은 아니고요
돌려 막기처럼 들고 다니는 손가방이 서너 개 정도가 된다. 그 가방들에는 항상 구비하는 아이템들이 있는데 나처럼 공감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다는 아니어도 하나는 들어있겠지.
1. 커피집 정사각 냅킨. 식당 물티슈.
2. 비타민, 하이츄, 하리보 등 작은 포장 껍데기들.
3. 마스크.
4. 색깔 있는 립밤.
이 많은 것들은 잠바 주머니에서도 나온다. 어느 하나 버릴 게 없고 버리고 싶어도 언젠가는 쓰이기 때문에 빼낼 수가 없다. 사실은 안 버린 것도 있구나.
커피집 휴지는 완전 필수다. 겨울에 하는 산책은 5분만 걸어도 콧물이 맺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훔쳐 줘야 하기 때문. 2천 원 따리 커피를 사러 갈 때는 꼭 휴지도 두세장 같이 챙겨 나오는 습관을 들이자. 진정한 러너인 나는 주머니에도 항상 챙겨 다닌다. 이유는 앞서 말한 산책과 동일하다. 더구나 비상시 용무가 급할 때도 활용할 수 있으니 구세주템이라 하고 싶다.
소포장된 각종 비타민, 젤리, 초콜릿 등 군것질 그 꼬깃꼬깃 껍데기들은 응당 나의 것이 아니고 윤발의 것들인데, 그는 다 먹고 난 쓰레기를 항상 나에게 주기 때문이다. 지구지킴이로서 길에 버릴 수 없다더니 내 가방에 꽂아버리고, 나 역시 쓰레기통에 버릴 정신이 없어서 내 가방이 쓰레기통이 된 셈이다. 과자 부스러기는 덤이다. 주운 낙엽 부스러기나 길 가다가 딴 그 빨간 사랑의 열매들이 있기도 한다. 증짜난다.
마스크는 겨울 필수템이므로 그냥 챙겨둔다. 병원 갈 일도 급 생길뿐더러 코로나 시기에 쓰기 시작했던 게 상당히 도움이 되어 각종 유행 질환을 물리적으로 막아주고 있다. 독감 너무 두렵다. 그가 유치원을 못 갈까 봐 너무너무 무섭다. 나 역시 코에 바람 안 들어가게 마스크를 잘 챙겨 쓰고 있는데 아직도 길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이 많으므로 꽤나 효과 좋은 만능템이다.
립밤은 사회생활을 위해 넣어 다닌다. 바깥에 있다가 갑자기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든지 (그럴 일은 드물다), 뭐 사러 가야 하는데 당당해져야 할 때라든지, 입술만 색이 생겨도 사람 같아지기 때문이다. 색이 없으면 자존감 박살 나니까 색이 있는 것을 추천한다. 무계획으로 올리브영 가서 이만 원 날리기 싫으면 쿨톤 웜톤 알아서들 챙기셩.
이상으로 내 손가방을 간접적으로 소개해보았다. 가끔 저기에 추가되는 것에는 고무줄(머리끈), 볼펜, 빨대, 영수증 정도가 있다. 마찬가지로 잠바 주머니를 뒤져도 나오는 것들이다. 가방을 들고 다닌다면 저 정도는 올웨이즈 키핑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ps. 차키나 이어폰, 휴대폰, 지갑은 가방에 들어있지만 특이템이 아니므로 적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