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라이프 트렌드 2024

업글할매 책방 #4

by 업글할매

매년 이 맘 때쯤 되면 난 나대로 괜히 바빠지고 설레어진다.​내년의 미래 전망에 대한 트렌드 책이 속속 등장하기 때문이다.​


무조건 기다리면서 꼭 보는 것이 세 권이나 된다.

김난도 < 트렌드코리아 2024 >

김용섭 < 라이프 트렌드 2024 >

김용섭 외 7인 < 머니 트렌드 2024>

남들이 보면 무슨 논문이라고 쓰는 줄 알겠다.​ 그냥 읽기만 한다. 자고 나면 정신없이 바뀌는 세상에서 최소한 어떻게 변하는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솔직히 나한테는 많이 어려운 책이지만 그래도 아주 열심히 읽는다.​이번에 리뷰하는 김용섭 소장님의 < 라이프 트렌드 2024 >의 표지를 보다 보면 저절로 올드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바로 이런 것을 담은 <올드머니>라는 메가트렌드의 뜻을 살려 책 표지를 이렇게 만드셨단다.​ 참 올드하면서 멋있다.

트렌드라는 책은 읽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하신다.현재와 미래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늘 공부하고 또 공부해야 한다는 김용섭 소장님의 말씀에 다시 한번 마음을 다져본다.


<라이프 트렌드 2024>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꼽은 것이 바로 “올드머니”이다.​ 이 “올드머니”가 2024년의 메가트렌드란다.​ 오래되고 낡은 돈이 아니라 대대로 물려받은 재산을 말하는 것이다. ​이 “올드머니”라는 말을 처음 접했을 때는 살짝 기분이 나빠지려고까지 했다. ​죽었다 깨어나도 조상한테 물려받을 돈 하나 없는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는 영 멀고도 먼 딴 세상 이야기 같았기 때문이다.​ 김용섭 소장님은 말씀하신다. 지금 내가 올드머니가 아니라면 다시 태어나지 않는 이상 올드머니가 될 가능성은 아예 없다는 말에 맥이 빠지고 재미가 없어졌다.

하지만 “올드머니”의 참뜻을 알고 나니까 비로소 왜 올드머니를 가장 강력한 키워드로 잡았는가가 이해가 됐다.​조상 대대로 내려오면서 가문이 벌은 돈이다 보니 ​대부분 다음 대로 물려줘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에 기부도 많이 해야 하고 좋은 일도 많이 해야 한단다.​ 뉴머니들처럼 나만을 위한 돈이 아니고 가문 대대로 내려오면서 사회와 환경 덕분에 지금의 돈이 생긴 것이라는 책임 의식을 갖고 있기때문에 ​뉴머니들처럼 슈퍼카 같은 것을 사지는 않는단다. 소위 말하는 돈 자랑, 돈 과시를 안 하는 것이란다.

진정한 올드머니들은 이렇게 차원이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도 그 옛날의 올드머니들은 독립운동에 자금을 대기도 하고​소중한 우리의 문화재들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과감히 이 올드머니들을 사용했단다​. 감히 나 같은 미물이 근접할 문제가 아니다.괜히 배 아파하지 말자.

인간의 욕망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더 갈망하게 되는데 이런 올드머니는 우리 같은 일반인들에게는 죽었다 깨나도 도저히 될 수가 없단다.​ 그래서 욕망의 올드머니라고 했단다.​ 우리 같이 자손 대대로 물려받을 것이라곤 땡전 한 푼도 없는 사람들도 비록 올드머니는 못되더라도 올드머니처럼 살 수는 있단다. ​그렇게 해서 등장한 것이 바로 올드머니 스타일이란다.

이것이 바로 <라이프 트렌드 2024>의 핵심 키워드이자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은 이유 같다.​ 지금의 20대 30대들이 올드머니가 갖고 있는 사회적 태도나 문화적 태도에 주목하고 있으면서 ​그대로 따라 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 너무도 반갑고 대단한 것 같다. ​조용한 럭셔리라는 말이 참 좋다. 품격 있고 고상한 말 같다.​ 올드머니 스타일을 따라만 해도 매력적이고 품격 있는 라이프를 즐길 수 있을 것도 같다.


<라이프 트렌드 2024>의 두 번째 키워드가 반려자를 반려하다이다. ​우리는 흔히 반려자라고 하면 같이 살고 있는 남편이나 아내를 떠올릴 텐데 반려의 주인공이 바뀌었단다. ​첫 번째가 반려견이고 그다음이 반려식물 그리고 맨 마지막이 전혀 상상외인 사람이다.​ 지금 주변에서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이미 사람보다 앞선 1순위라는 것을 실감할 수가 있다.​ 다행히도 아직은 반려 로봇이 등장하지를 않았지만 조만간에 반려 로봇이 등장한다면 1위로 올라갈 확률이 높고 사람은 그 대신 4등으로 전락할 것이란다.

우째 이런 일이 ~~

옛날에는 그저 모두 똘똘 뭉쳐서 살아왔기 때문에 이런 반려견같은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를 못했었는데 이제는 각자 자기만의 공간으로 살아가는 시대이다 보니 ​이런 반려견이나 반려식물 같은 것에 더욱더 의지하려는 마음이 생긴 거라는 김용섭 소장님의 말씀이 참 외롭고 쓸쓸해진다. ​하지만 이것 또한 새로운 <라이프 트렌드 2024>로 등장했으니 받아들이면서 사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나도 무척이나 강아지나 고양이를 예뻐하지만 혹시 내가 반려견을 키우더라도 아직은 우리 집 양반이 일 순위 일 것 같다. ​강아지 한 마리 데려다가 같이 살고 싶지만 우리 집 양반의 성격을 잘 알기에 지금은아무리 키우고 싶어도 자제를 하고 있다. ​우리 남편 말마따나 이제는 둘 다 노인이다 보니 만에 하나 키우다가 걔네들만 남게 되는 경우를 생각만 해도 싫다는 우리 집 양반 말에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끝까지 책임질 수 없는 일은 만들지 말라고 해서 마음을 접었다.


<라이프 트렌드 2024> 의 세 번째 키워드는 “각집살이”란다. 각집살이라는 것이 한자로 풀면 별거라는 뜻이다. ​이 “별거”가 주는 의미는 이혼 직전의 아주 부정적인 의미인데 <각집살이>라는 트렌드가 주는 뉘앙스가 다르단다. ​이제는 삶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소위 말하는 세컨하우스 같은 것을 구해서 각자 자기의 공간을 활용하면서 산단다.

제주도에 살면서 많이 변한 것 중의 하나가 세컨하우스를 장만하는 사람도 많아졌고 ​그 정도 여유가 안되는 사람들도 한달살이나 일년살이를 많이 한다. ​부부가 같이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각자 따로따로 살아보기 위해서라는 말에 좋아도 보이고 조금 낯설기도 하다.

내 평생소원 중의 하나가 일주일 만이라도 혼자서 살아보는 것이었는데 일찌감치 꿈을 접었다. ​이제는 각방을 쓰는 부부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전에는 방이 부족하다 보니 아무리 남편이 코를 세게 골아도 베개를 뒤집어쓰고 참으면서 잘 수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각자 하나씩 자기 방을 가지면서 좀 더 여유롭고 편안하게 삶을 즐기게 됐단다. ​그래서 각방 쓰는 부부들을 보고 부의 상징이라고 한다길래 웃었던 기억이 난다. ​더 이상 각방 쓴다고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도 이제는 많이 줄은 것 같다.


<라이프 트렌드 2024>의 네 번째 키워드는 바로 “넥스트 핫플레이스”이다. ​핫플레이스라고 하면 소위 말하는 뜨는 동네들을 말하는데 이왕이면 뜨기 전에 내가 먼저 들어간 다음에 뜨는 것이 더 좋지 않겠냐고 한다. ​그래서 2024년에는 어떤 동네들이 뜰까 하는 단서들이 이미 이 책에 많이 나와있다. ​뜨기 전에 미리 들어가야 임대료도 싸게 얻을 수 있으니까 ~~ ​이름들도 참 멋있게 짓는다.


“넥스트 핫플레이스”

신선하다.​



<라이프 트렌드 2024> 의 다섯 번째 키워드가 “ 수산물 불신시대와 연어“이다. ​전 세계에서 수산물 소비가 가장 많은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란다.​해초류까지 포함하니까 1위가 된 것이다.​이렇게 전 세계에서 수산물 소비가 가장 많은 나라이다 보니 당연히 바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큰 이슈가 되는 것이란다. ​이러한 수산물 불신시대에는 연어 양식만이 답이란다.​아마도 2024년의 한국 연어 소비량은 역대 최고가 될 것이란다.



<라이프 트렌드 2024>의 여섯 번째 키워드는 “가스레인지”이다, ​뉴욕에서는 2023년 5월에 이 가스레인지에 대한 법이 바뀌었단다. ​2026년부터 지어지는 7층 이하의 건물에서는 일체 가스레인지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의무적으로 인덕션을 설치하도록 했단다.​가스레인지를 집안에서 사용할 때 생기는 공해 문제라던가 환경 문제 ​그리고 무엇보다도 호흡기 질환에 안 좋다고 해서 아예 강제적으로 더 이상 가스레인지를 못쓰게 한 것이다.​어쨌거나 미국은 법이 무섭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사람들이 법을 잘 지킬 수밖에 없다.​우리나라 서울에서도 조만간 더 이상 가스레인지를 사용할 수가 없게 된단다.​이 위험하고 몸에 해롭다는 가스레인지를 더 이상 사용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라이프 트렌드 2024>의 일곱 번째 키워드는 “글로벌 보일링”이다. ​지구 열대화 시대의 폭염 경제를 주목하라고 김용섭 소장님은 강조하신다. ​앞으로 가장 돈이 몰리는 분야는 바로 “클린테크”라고 한다.​이미 지구 온난화 시대는 끝났단다. 이제는 지구 열대화 시대가 된 것이다. ​우리 모두 가장 정신 바짝 차려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알래스카에 사는 딸한테서 여름에 전화가 왔었다.​알래스카의 집들은 집을 지을 때 다른 곳처럼 에어컨 시스템을 넣지 않는 곳이 많단다. ​차역시 에어컨 없이 다녔었는데 올해는 차도 에어컨 있는 것으로 바꾸고 ​집에도 에어컨 따로 설치하느라고 난리도 아니었단다. ​물론 잠깐 더웠다가 끝났으니 그나마도 다행이었단다.​ 하지만 알래스카의 빙하들도 이상 폭염에 많이들 녹아내려서 ​예전의 웅장하고 멋있던 모습은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많이 아쉽다고 한다. ​평소에도 늘 지구 환경보전을 위해서 굉장한 노력을 기울이는 알래스카가 이 정도로 심각해지는 것을 보면 ​다른 곳은 어떨까 하는 걱정에 마음이 편치를 않다.



<라이프 트렌드 2024 >의 8번째 키워드 “강한 리더십과 노동생산성 ”이다. ​일런 머스크와 마크 저커버그와의 격투기 싸움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만큼 강한 인상을 주는 리더십이 인기를 끄나 보다.​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직원의 50%를 대량 해고 한 것이었다.​처음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 사건으로 일론 머스크를 별로 좋지 않게 생각하다가 생산성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것이 아주 조금 이해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이런 일론 머스크의 강한 리더십이 자주 거론되는 것 같다.




<라이프 트렌드 2024 >의 9번째 키워드 “펀임플로이먼트와 자발적 프리터”이다. ​“fun” + “emplyment“를 합친 펀임플로이먼트 라는 것은 실직 상태에서도 재미있게 보내겠다는 뜻이란다, ​자의든 타의든 상관없이 어차피 실직했다면 이왕이면 이것을 계기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지금의 실직 상태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젊은 사람들의 새로운 트렌드이다.

“프리터“라는 것은 아르바이트만으로 생계를 이어간다는 뜻이다.​직장과 삶의 균형을 찾고자 하는 흐름의 변화를 알아볼 수 있는 키워드인 것 같다.


<라이프 트렌드 2024> 의 10번째 키워드 “취하기 싫다면서 취하려는 사람들”이다. ​취하기 싫으면서 취하려는 사람들이라는 김용섭 소장님 말씀대로 Z세대는 종잡을 수 없는 세대인가 보다. ​그래도 나한테는 이런 Z세대가 참 멋있어 보인다. ​Z세대는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즐기기 위해서 술을 마신다는 내용이 너무도 참신했다. ​양이 아니라 질을 택하는 것이다. ​싼 술을 주야 장청 마셔대는 것보다는 어쩌다 한 번 마시는 술을 ​싼 술이 아닌 고급진 위스키나 와인으로 대신한다는 것이다.

우리 세대의 남자들은 거의 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곤드레만드레가 될 때까지 술을 마셨다. ​사람이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술이 사람을 마셔버린 것이다.​그러다 보니 이 고약한 술 버릇 때문에 아마도 많은 인간관계들이 틀어졌을 것 같다.

지금의 Z세대의 이런 술 문화에 대한 건전적이고 참신한 변화가 너무도 반갑고 고맙기까지 하다.​주류 업계도 이런 추세를 따라갈 것 같단다




<라이프 트렌드 2024> 의 11번째 키워드 “안티에이징”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요즈음에는 20대들도 안티에이징을 한단다.우리 생각에는 그 나이에 무슨 안티에이징을 하냐고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젊을 때부터 가꿔야 한다는 젊은 세대들의 새로운 트렌드란다. ​이제는 이러한 “안티에이징”이라는 것이 20대에서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로 확장되었단다.​ 아울러 새로운 테크 사업으로 부상할 것이란다.

안티에이징의 다른 말로는 “영생 서비스” “불멸 서비스”라고도 불린단다. ​그래서 수명을 연장시키는 그런 스타트업들한테 중동의 기업들이 이미 많은 투자를 시작하고 있단다. ​갑자기 김창경 교수님이 말씀하셨던 “재수 없으면 200살까지 산다.”라는 말이 왜 생각이 날까? ​오래 산다고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교수님 말씀처럼 너무 오래 사는 것이 오히려 재수 없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것에많은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냥 건강하게 적당히 오래 살기를 바랄 뿐이다.


<라이프 트렌드 2024 > 의 12번째 키워드 “스마트 그레이와 에이지리스 유스“이다.​ 2024년에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노인의 시대가 열릴 것이란다. ​옛날의 노인들은 자산을 모으면 자식들에게 놔눠주고 그 대신 노후를 자식들이 부양해 줬는데 ​이제는 세상이 바뀌어서 더 이상 자식들한테 미리 재산 넘기고 비참한 노후를 보내기는 싫다는 ​아주 스마트하고 현명해진 생각으로 자신의 자산을 지키고 있다 보니 저절로 자산가 노인들이 등장한 것이란다.

이제는 100세 시대이다. 마냥 자식들이 부모를 봉양할 수도 없을 것이다. ​노인 자산가들이 등장한다고 하지만 내 생각에는 이것 역시 극 소수이지 않을까 싶다. ​아직도 뉴스를 보다 보면 빈곤 노인층들이 많은 것에 너무도 속상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라이프 트렌드 2024>에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노인의 시대가 등장한다는 소리에 약간의 희비가 엇갈릴 것 같기도 하다.




<라이프 트렌드 2024 > 의 13번째 키워드 “AI의 역습과 일자리 위기의 서막”이다. ​이런 인공지능 어쩌고저쩌고 하다 보면 난 슬며시 뒤로 물러선다. ​아직도 낯설고 어려운 분야이다.




2023년도 서서히 막을 내리려고 한다. 2024년의 새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그야말로 만감이 교차한다.​그래도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면 그런대로 위로가 되기도 한다.​매년 이맘때쯤이면 늘 변함없이 찾아와주는 <라이프 트렌드 2024>를 꼭 읽어봐야 할 책으로 감히 추천해 본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여행의 시간 ( 김진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