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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상진 May 03. 2024

여러 사람을 만날수록 외로워져 갔다

내가 1년 동안 느낀 감정들

오늘은 위스키 얘기가 아닌 내 개인적인 감정들을 공유하려 한다.

때론 글을 쓰는 게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행복해지려 부산에 내려왔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모임을 만들었다.

모임은 급속도로 커졌고, 커짐에 따라 단순 모임원 일 땐 몰랐던 부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개개인들의 불만 혹은 건의사항들은 일상이었고, 회사와는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모임원들에게 전달하는 내 요구가 정당화되기가 어려웠다. 

모두가 나를 좋아할 수 없다는 말은 공감하지만,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적어도 나를 미워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었다.

그런 생각과 애정으로 모임에 임했고, 어느새 모임을 만든 지 1년이 되었다.

처음에는 위스키가 좋아 시작한 모임이지만, 생각한 대로 흘러가진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떠나갔고, 나는 모임에 남아야 한다.

때로는 그 사실이 나를 너무 힘들게 하지만 최대한 내 감정을 숨기려 한다.

좋아하는 사람들을 내 생각과 다르게 떠나보내야 할 때 돌아오는 허탈함은 너무 크다.
좋은 마무리는 없듯이 나는 결정된 사항을 전달해야 하는데, F인 나로서는 이 과정이 제일 힘들다.

집에서 점점 말을 하기 싫어졌다. 나도 나름 지쳐가는 건가보다.  


고향에 친한 친구들이 있지만, 당장 주변에 나를 이해해 주고 마음을 터 놓을 친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요즘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은 개개인별로 살아온 환경이 너무 다르고, 어떤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이 mbti로 규정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근데 어떻게 서로를 100% 이해할까?

그냥 포기해 버리는 것이 편하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 노력하는 그 시간에 나한테 집중하는 시간이 더 이롭다. 자기 계발을 하면 좋겠지만, 차라리 집에서 넷플릭스나 웹툰을 보며 힐링하는 게 더 좋은 시간이지 않을까?

그러다 외로운 순간이 찾아오면, 그 시간만 꼭 이겨내길 바란다.

그 시간을 이겨내면 당신은 혼자서도 충분한 사람이 되리라 확신한다.


나는 행복해졌다.

처음 부산에 내려온 가장 큰 이유는 편하고 좋은 사람들이 있어서가 크다.

지금은 나 혼자서도 행복해졌다. 무엇인가를 성취하는 행복을 알게 되었다.

대형 모임을 운영하면서 1년 동안 무탈하게 유지했다는 성취감, 위스키바를 1년 동안 잘 운영했다는 성취감

그리고 항상 꿈꿔왔던 애견사업의 첫 단계인 애견 파티룸의 시작

요즘은 일찍 눈이 떠진다. 이젠 내일이 두렵지 않다.


다들 머릿속에서 생각만 하던 것들을 작게나마 시작해 보자.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줄 알았던 나는 나 혼자서도 꽉 찰 수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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