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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상진 May 03. 2024

제19회 위스키 클래스 - 달모어 후회는 안 합니다

중간은 가는 위스키

오늘은 애증의 달모어를 들고 왔다. 

한때 위스키 열풍 때 가격이 심하게 올라 코스트코에서 자취를 감췄던 그 위스키. 

개인적으로 바에서 위스키를 마실 때 바로 떠오르는 위스키는 아니지만, 누군가 추천하거나 마셨을 때 맛있다는 느낌이 직관적으로 드는 위스키.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달모어는 하이랜드 위스키로써, 1839년에 설립되었다.

달모어 자체 뜻은 '큰 목초지'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사슴 문양이 그려진 위스키로 기억하고 있다.

쉐리 캐스크에 특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달모어지만, 

맞춤형 캐스크보다는 실제 숙성에 사용된 올로로소나 페드로 히메네즈 솔레라 캐스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이랜드의 증류소들은 지역에 위스키를 공급하는 농장형태에서 발전된 형태도 있지만, 부유한 후원자들의 자금을 통해 운영되는 곳도 많았다. 달모어가 그 대표적인 사례인데, 동인도회사와 대 중국 무역으로 유명한 자딘 메시선출신의 알렉산더 메시선에 의해 세워졌다.

38년 후 이 지역의 부족이었던 맥캔지 패밀리의 앤드류와 찰스 맥캔지가 인수하게 되면서 우리가 원래 알고 있던 사슴 모양의 상징을 사용하게 되었는데 이 달모어의 상징인 12개의 뿔이 달린 사슴은 이 지역에서 제일 유명한 부족이었던 맥캔지 부족이 1259년 스코틀랜드의 국왕 알렉산더 3세를 돌진하던 사슴으로부터 보호하면서 왕의 상징으로서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아 사용하게 되었다. 

이후 1960년에 달모어의 제일 큰 고객이었던 화이트 앤 맥케이가 인수하였고, 한동안 싱글몰트 라인업은 12년에만 머물러 있었으며 화이트 앤 맥케이의 원액만을 공급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25년까지 라인업을 확대하고 컨스틸레이션이나 다양한 라인업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화이트 앤 맥캐이는 불행하게도 수많은 인수합병을 거쳤으며, 현재는 세계에서 제일 큰 브랜디 메이커중 하나인 필리핀의 엠페라도의 소유가 되었다.

이제 마셔보도록 하자.


오늘 마셔볼 달모어는 12년, 15년, 18년이다. 

첫 번째인 달모어 12년은 버번캐스크에서 9년 숙성 후, 9년 숙성을 마친 원액 중에서 절반은 버번캐스크에서 나머지는 쉐리캐스크에서 숙성된다. 다시 말해 쉐리 위스키다. 

개인적으로 달모어는 부담스럽지 않은 단맛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위스키이다.

달모어를 찾는 손님들 반응은 너무 쉐리향이 짙지도 그렇다고 안달지도 않은 그런 맛. 특히 도수가 40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편하게 홀짝일 수 있는 그런 맛이다.

캐러멜향과 바닐라향 그리고 은은한 쉐리의 향까지 부담스럽지 않은 쉐리위스키를 찾는다면 달모어 12년을 추천한다.


달모어 15년을 마셔보자. 캐스크가 조금 다채로운데, 버번캐스크에서 12년 숙성한 후 아포스톨레스, 아모로소 그리고 마투살렘 올로로소의 각기 다른 세 가지 쉐리캐스크에서 3년 동안 추가 숙성하였다.

간단하게 쉐리 캐스크를 소개하자면,

 첫 번째, 아포스톨레스는 곤잘레스 비야스라는 스페인 와이너리의 셰리와인으로 팔로미노 품종으로 만든 팔로 코르타도 87%에 페드로 히메네즈(PX)를 13% 섞어서 만든 미디엄 셰리로 아메리칸 오크 배럴에서 30년 이상 솔레라 방식으로 숙성시킨다.


두 번째, 아모로소는 블렌디드 셰리 와인으로 올로로소 셰리와 페드로 히메네즈(PX)를 블렌딩 한 미디엄 스위트 셰리 와인이다.


세 번째, 마투살렘 올로로소는 달콤함을 증대한 셰리로 올로로소 셰리(75%) PX(25%)의 비율로 블렌딩 하여 평균 30년 이상 숙성한 원주로 출하되는 고급 셰리 와인이다.

맛을 보면 12년에서 약간은 더 진득해진 느낌이다. 향은 블러드 오렌지의 향, 즉 시트러스 한 향이 가미가 되었다. 나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12년과 15년의 가격 차이가 거의 10만 원 이상 나기 때문에 과연 15년을 이 가격에 마실까 한다면 나는 반대다. 


마지막으로 달모어 18년, 버번캐스크에서 14년 숙성 후 4년을 쉐리캐스에서 숙성된 위스키이다.

달모어 18년은 오히려 달모어가 가진 장정들이 점점 희미해진 느낌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고 숙성 위스키여서 부드럽지만, 그게 전부인 느낌? 약간 발베니 12년과도 비슷한 느낌이 났다.

스파이시함은 없고 날카롭게 꾸덕한 쉐리의 느낌.

15년보다도 더 가성비가 좋지 않다. 15년은 특이한 캐스크를 썼다는 거에 의의가 있다면 18년은 12년의 고 숙성 버전인데, 뚜렷한 장점은 없었다. (오래간만에 독설)오늘은 한국에서는 비교적 친근한 위스키인 달모어를 알아보았다. 

가장 먼저 찾지 않지만, 주면 마시는 위스키인 걸로...!


좋은 말로 할 때 가격 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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