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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상진 Jan 14. 2024

나는 어떤 사람인가?

행복해지고 싶다.

오늘은 내가 사랑하는 위스키 '스프링뱅크 10년'을 한잔하면서 위스키와는 조금은 관계없는 글을 써보고자 한다. (절대 취하지 않았다)

나는 항상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왔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친구들이 모두 핸드폰을 갖게 되자, 개통이 되지 않는 핸드폰으로 문자를 하는 척.

낮은 자존감을 외모로 가리고자, 머리를 감지 않으면 밖에 나가지 않았다.

나를 포장하기 위해 항상 쓸데없는 거짓말과 있는 척을 해야 했다. 

집이 가난해서 그런 거다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돈을 좇기 시작했다. 

좋은 차, 좋은 집, 예쁜 여자친구

성인이 된 내 모습을 그리며, 노력은 하지 않은 채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성인이 되었다. 운 좋게 들어간 인서울 대학교, 나쁘지 않은 과 

내가 그린 그림이랑은 조금은 다르지만 나쁘지 않았다.

나를 외적으로 더욱 가꾸기 시작했다. 

나 같이 특별한 재능이 없는 사람에게 호감형의 외모는 강력한 무기였다.

사람들은 나와 대화를 많이 하지 않아도, 나를 좋아해 줬다.

내 안에는 너무나 작고 나약한 모습이 숨겨져 있는데, 계속해서 포장했다.

절대 남들이 눈치 못 채게 나를 꽁꽁 숨겼다.

겉모습은 성격 좋은 사람, 밝은 사람, 바른 사람인척 했지만, 가끔은 나도 헷갈린다.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내 모습인지, 아니면 이 모습조차도 나라고 할 수 있는지

군대를 다녀왔다. 다녀오면 달라진다고 하던데, 그대로였다.


그렇게 대학교 4학년이 되었다. 

전기공학과 출신인 나는 내 전공과목이 너무 싫었고, 학점조차 교양 과목으로 포장했다.
두려움이 몰려왔다. 3.24 나쁘지 않은 학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모두 교양수업으로 올린 학점.
4년 동안 배운 전공수업이 하나도 머리에 남지 않았다.

돈은 많이 벌고 싶은데, 하는 건 없는 그런 사람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리송하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일까? 아니면 노력해서 얻은 결과일까?

자기 전에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면 항상 고르기 어렵다.

뭔가 특별하게 살고 싶어서, 새로운 걸 계속 찾아보고 그걸 진행하는 게 노력이라면, 난 노력한 게 맞다.


대학교 졸업 이후, 정말 운이 좋게 귀인을 만나 돈을 벌기 시작했다.

운도 좋았지만, 돈을 좇았다. 

앞에 있는 돈을 좇았고, 그렇게 또 보여주기식의 삶이 펼쳐졌다.

남들은 나를 성공한 젊은 사람으로 보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걸 잘 아는 

나는 또 끊임없이 포장하기 시작했다.

포장 속의 내용물을 채우고 싶었다. 또 돈이었다. 

꾸역꾸역 또래의 사람들보다는 조금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었다.

해외여행, 명품, 좋은 집, 좋은 차 내가 그렸던 그림을 온전히 가질 수 없었지만, 관람하는 정도까지는 해보았다.

그 순간은 행복했지만, 나는 점점 만족 할 수 없게 되었다.


뭔가 잘못됐다. 왜 나는 행복하지 못할까?

내가 꿈꿨던 삶을 누리고 살고 있는데, 왜 행복할 수 없는 걸까?

답답하다. 30대가 되었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이제는 조금만 지나면 노총각, 머리 빠진 아저씨가 돼버릴 것만 같아 조급하다.

평범하고 소박한 월급쟁이의 삶을 살기엔 너무 멀리 왔다.

나는 행복해지고 싶다. 나 같은 욕심쟁이는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방법을 아는 사람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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