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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여행 온 이탈리아 여자의 젤라또부심

젤라또는 이탈리아지, 어디서 감히

by 고추장와플

또 시작되었다. 파리에서의 벨루치언니의 이탈리아부심은 마치 어느 한국인이 "조선통신사가 없었으면 느네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어."를 일본에 가서 연발하는 그것과도 비슷했다.


몽마르트에서 지하철을 타러 내려가는 길에 나온 프랑스 아이스크림가게, 글라시에 Glacier에서 동글동글하게 퍼 올려진 아이스크림을 보고 벨루치언니가 말한다.


Un gelato non è una pallina come qui. Una pallina non è giusta. Il gelato italiano è sicuramente il migliore del mondo.

진짜 젤라또는 저렇게 동글동글하게 뭉치면 안 돼. 저건 젤라또가 아니지. 젤라또는 이탈리아가 최고라고.


한국에 왔을 때는 지나가며 보는 모든 것에 좋아하며 물개박수를 치던 언니가 옆 나라 수도인 파리에 오니 까칠하시다.


가다가 아이스크림 가게가 하나 더 나왔다.

이탈리아 젤라또 위에 프랑스 마카롱이? 넌 정체가 뭐냐.
한국에도 있는지 도시들 사이에 서울이 보인다.

Il nome del negozio è italiano. Vediamo dentro?

가게이름이 이탈리아식이네. 안에 들어가서 볼래?


라고 내가 했더니 매의 눈으로 아이스크림들을 눈으로 훑는다. 음, 얼음 결정체도 보이고 동그라게 뭉치지 않는 걸 보니 합격이야. 이탈리아식 젤라또군. 라고 한다.

젤라또부심 넘쳐 흐르는 벨루치 언니 계산 완료

아 놔, 이 언니랑 아이스크림 한번 같이 먹기 힘들다. 한국에서 는 찰옥수수바도 맛있게 먹어놓고 왜 여기서는 이렇게 깐깐한 거야.

언니가 한국에 와서 맛있게 먹은 찰옥수수바

프랑스의 글라스(Glace)는 지방함량이 이탈리아 젤라또 보다 두 배 이상이 더 높고, 크림을 훨씬 더 많이 사용하며 낮은 온도에서 서빙이 된다. 그래서 동글동글하게 뭉치기 쉽다.


이탈리아의 젤라또(Gelato)는 크림보다 우유를 더 많이 사용하고 너무 낮지 않은 온도에서 서빙을 하기 때문에 좀 더 걸쭉하고 재료의 맛을 더 깊게 느낄 수 있다. 주 차갑지 않은 온도 때문에 동글동글하게 뭉쳐지지 않음.


젤라또 감별사님께서 통과를 시켰으니 이제 맛을 볼 차례다. 돈은 벨루치 언니가 냈으니 혹시 맛이 없어도 입 다물고 먹겠다. 그리고 나는 아무거나 잘 먹는다. 망고맛, 패션프루트맛, 라임 바질맛을 골랐다. 앞의 두 가지는 우리가 아는 흔한 그런 맛이었고, 라임 바질은 상상도 못 한 맛이었다. 아이스크림이 짠맛이라니. 짭조름한 맛이었는데 마치 간장마늘소스를 아이스크림으로 먹는 것처럼 굉장히 익숙하지 않은 특이한 맛이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이 젤라또가게는 프랜차이즈이고 파리 곳곳에 있다. 몽마르트에도 있는데 에어컨이 나오는 작은 공간이 있어 앉아서 먹을 수 있다. 밖에서 보면 그 공간이 잘 안 보이니 잘 찾아봐야 한다. 글맵 정보를 첨부한다.


https://maps.app.goo.gl/mpk5VW4DS9VFJynTA


아직 하루도 안 지났는데 귀에 딱지지겠다.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이렇게 피 튀기는 사이였는지 미처 몰랐다. 스페인에 같이 갔을 때만 해도 이렇지 않았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나라에 가자고 할 걸 그랬나.


하아, 이번 여행, 어쩐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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