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최신 연구를 반영한 '바른 마음' 서평
이런 내용을 다루는 글입니다.
도덕의 근원이 이성일까? 아니면 감정일까?
나랑 다른 도덕관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이유
조직 내 가치관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
가끔 '저 사람은 왜 저렇게 행동하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 않나요?
저는 회사에서 거의 매일 그랬어요.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같이 일하면 갈등이 생기곤 합니다. 주로 회사가 그렇죠. 예전에 저희 팀에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자기 일이 끝났으면 먼저 퇴근해도 괜찮다는 팀원과, 팀 전체가 일을 마무리할 때까지 끝까지 함께 해야 한다는 팀원이 부딪혔죠.
효율과 책임을 중시하는 팀원과, 협력과 집단을 중시한 팀원의 가치관에서 비롯된 갈등이었습니다. 이런 갈등은 명확한 답이 없습니다. 양쪽 다 나름의 논리가 있으니까요. 각자 자기 업무를 책임지고 완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살다 보면 업무 분담이 칼같이 나뉘지 않을 때도 있고, 서로 도와주다 보면 장기적으로 모두에게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갈등은 가치판단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하지만, 제가 둘 중 한쪽의 편을 들더라도, 다른 쪽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반쪽짜리 해결책입니다. 제대로 해결하려면 모두가 수용하는 결론을 내야 합니다. 그러려면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해야 하지요. 이해하지도 못하는 상대의 입장에 수용하기는 어렵잖아요.
협력하려면, 우리는 다른 사람의 가치관을 이해해야 합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한데 모으려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다양한 '옳음'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랑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멍청하거나 사악하다고 생각하면 (설령 그렇다 할지라도!) 갈등은 깊어집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어떤 가치관이 있을까요?
애초에 가치관이 뭘까요?
이 질문에 답을 해줄 책 '바른 마음'을 가져왔습니다. 배달의 민족 대표 김봉진 님이 책 '책 잘 읽는 방법'에서 추천한 책이기도 해요.
이 책을 쓴 도덕 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 교수는 이 책에서 두 주제를 다룹니다.
첫째, 사람들이 '옳다'라고 느끼는 9가지 가치를 소개합니다. 사람마다 9가지 가치를 어떻게 다르게 중시하는지도 보여줍니다.
둘째, 믿음과 소속감으로 강한 조직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신성함을 활용해서 사람들을 모으는 방법도 보여줍니다.
이 책은 도덕을 다루지 않습니다. 다만, 사람들이 '도덕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다룹니다.
중립적인 위치에서 다양한 가치관을 훑어봅시다.
짧은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릴게요. 읽어보시고, 이야기의 등장인물이 잘못했는지 판단해 보세요.
어느 날 한 가족이 기르던 개가 집 앞에서 차에 치여 죽었다. 개고기가 맛이 좋다는 소문을 익히 들었던 이 가족은 죽은 개를 가져다 몸뚱이를 발라 요리를 했고, 그것으로 저녁상을 차려 먹었다. 가족의 이런 행동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기르던 개를 먹은 가족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잘못했다면 그 이유는요?
이 예시는 책에서 가져왔는데요, 저자가 미국인이라서 아마 누구나 잘못되었다고 느끼길 의도한 것 같아요. 하지만 한국인이라면 개를 먹는 사람들도 있음을 이해하겠죠? 보신탕 문화가 이제는 거의 사라졌지만, 우리 주변에 개고기를 먹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반면, 어떻게 개고기를 먹을 수 있어!라고 느끼는 분도 계실 겁니다. 개는 이미 죽었기 때문에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는데도, 개를 먹는 행위를 나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를 댈 수 있는 사람도 있고, 이유는 대지 못해도 '당연히 안 되는 것'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요.
비슷한 예시가 하나 더 있습니다.
성인 아들과 아버지가 서로를 이름으로 부른다.
역시 한국인이라면 뭔가 껄끄러울 것입니다. 예의 없는 행위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그 예의란 무엇이며, 예의를 지키지 않으면 누가 어떤 피해를 받는지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곳에도 도덕은 존재합니다. 설명하지 못해도, 우리는 옳은 행동을 골라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어린아이들도 본능적으로 좋고 나쁜 행동을 구분하지요.
도덕판단은 감정적입니다. 내가 개고기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어디까지나 감정입니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은 나랑 다른 감정을 느낄 뿐이고요. 사람마다 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음식이나 음악 취향이랑 똑같죠.
감정은 도덕 외에도 많은 역할을 합니다. 이전 글에서 설명했듯, 감정은 동기를 유발합니다. 무언가를 기억하게 만드는 것도 감정이지요.
중요한 결정과 행동 뒤에는 항상 감정이 있습니다. 도덕도 그중 하나죠.
그런데, 사람마다 생각하는 옳음은 다른 것 같아요. 미국인들은 '자유'를 추구합니다. 북유럽 사회가 추구하는 평등의 가치와는 대조적이죠.
이런 도덕 가치관은 어떻게 생겨났을까요?
도덕이 어디에서 생겨났을까요?
'바른 마음'을 쓴 조너선 하이트 박사는 도덕을 도구로 보는 가설을 제시합니다. 사회가 발전하고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도덕 본능이 진화적으로 발생하고 유지되었다는 의견입니다.
도덕본능이 협력을 유도해서 사회의 유지와 발전을 돕는다는 말이죠. 도덕적인 행동이 보통 공정하고 약자를 돕는 행동을 의미하니 직관적으로도 그럴듯합니다. 지금처럼 법이나 제도가 있기 전에도 인간들은 사회를 만들어서 서로 협력해 왔습니다. 그때 도덕 감정이 사회의 규칙과 기준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도덕이 항상 협력을 이끌어내지는 않아요. 처음에 살펴봤듯이, 도덕 가치관의 차이가 갈등을 유발하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도덕 취향 차이로 인한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일단, 세상에 어떤 도덕감정들이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상대방의 도덕감정을 이해해야, 갈등을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또 다른 장점도 있습니다. 도덕감정을 활용해서 협력적이고 결속된 조직을 만들 수도 있어요.
도덕감정은 성격유형인 MBTI랑 비슷합니다. '바른 마음'은 9가지 도덕감정을 풍부한 예시로 쉽게 설명하는데요, 다음 글에서 알아봅시다.
9가지 도덕 가치관을 배우면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협력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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