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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환경은 제거대상이 아니라 극복대상이다

- Chap5. 매서운 추위도 봄을 이기지 못한다 -

by 흰칼라새


얼마 전 읽은 이옌 작가의 <천만명의 마음을 울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에는 <오빠의 사랑>이라는 감동적인 동화가 있다.


일찍 부모님을 여읜 두 남매는 가난하지만 서로를 아끼고 의지하며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누이동생이 큰 병에 걸려 긴급 수술을 받아야 했다. 병원에서는 아이들의 딱한 사정을 봐서 수술비를 받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수혈이었다. 다행히 오빠의 혈액형이 누이동생과 같아서 의사는 오빠의 피를 뽑아야 한다고 했다.


10살 밖에 안된 오빠는 피를 뽑으면 자신이 죽는다고 생각했지만, 동생을 살릴 수 있다면 자신은 죽어도 좋다고 결심하고 수혈을 한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동생이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한 오빠는 자신이 곧 죽을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얼마나 살 수 있는지 의사에게 물었다. 의사는 미소를 지으며 죽지 않고 100살까지 살 테니 걱정 말라고 말한다. 오빠는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의사에게 말했다.


“그럼, 제 피의 반을 동생에게 주세요. 우리 둘 다 50년씩 살 수 있게요!”


인생은 언제나 순탄하지만은 않다. 우리는 살면서 의도치 않게 수많은 고난과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며, 불현듯 찾아온 시련으로 고통스럽고 힘든 환경에 처해진다. 그러나 시련이라는 환경은 단순히 제거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극복해야 할 도전의 대상이다.


동화에서처럼 부모가 일찍 돌아가시고, 가난한 환경에 놓이게 된 것은 남매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없었던 일로 만들 수도 없다. 우리는 좋은 환경 속에 살기를 원하지만, 삶은 우리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그렇기에 살면서 마주하는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는 것은 삶의 과제인 동시에 성장과 변화를 가져다주고 인생을 깊이 있게 만들어 주는 기회이다.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문제를 회피하려고 한다. 또한 왜 이런 일이 나에게 벌어졌는지 한탄한다. 그러나 우리는 결국 어려운 상황을 받아들이고 해결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자신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경험을 통해 새로운 방법과 지식을 배우게 된다. 닥친 문제를 해결해 가면서 스스로 더 강하고 유능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얼마 전 아버지가 쓰러지시던 날, 나는 하늘이 무너진 듯 혼비백산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정신을 가다듬고 아버지를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찾았다. 어려움을 겪는 동안, 가족들과 친구, 동료들은 한마음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어 주었다.


힘겨운 한 달의 시간이 지나 아버지는 위급한 순간을 극복하시고 일어나셨다. 나와 가족들은 기뻐했고, 함께 마음을 모았던 사람들과의 유대는 더욱 깊어졌다. 시련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지지하고 격려하는 관계가 평생의 소중한 인연으로 남게 되었다.




내가 처한 모든 환경은 제거의 대상이 아니라 극복의 대상이다.

우리는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 가면서 인생을 배우고, 성장하며, 소중한 사람들의 관계를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간다. 인생에서 마주하는 시련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달라질 수 있다.


주어진 환경에 좌절하지 말고 시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회와 교훈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결국, 불현듯 찾아오는 시련과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는 일은 우리를 더욱 강하고 지혜로운 존재로 만들어주는 소중한 선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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