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삿갓보이 Dec 11. 2023

한국인 24.

과학기술 그리고 철학


우리는 서양의 주식이 육고기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류가 처음으로 먹은 육고기는 아시아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 육고기는 바로 돼지고기 라고 합니다.


최근 만 년 전 아시아 대륙에서 인류최초의 도구, 돌칼이

발굴되었고, 그 옆에는 돼지의 뼛조각들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그 돌칼은 사냥 목적의 돌칼이 아니라,

그것의 형태상, 죽은 돼지를 나누기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그 돌칼의 과학과 기술 그리고 그것에 담긴 철학은 무엇일까요?


-돌칼의 목적과 동기는 다분히 철학적입니다.

"분배"라는 인간만의 특징입니다.

공평하게 그 돼지고기를 나누었는지는

없습니다.

하지만 만 년 전부터  지금껏 "분배"는 우리 인간의 가장 중요한 철학적 문제입니다.

모든 이념, 제도, 체제, 이데아도 결국

"분배"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돌칼이라는 "기술" 이 쓰였습니다.

돌을 깨뜨려  뽀죡하게 만든 "기술".

그리고,

그것에는 돌의 관찰과 원리라는 "과학"이 기초가 되었습니다.


과학은 일본의 번역어입니다..

Science 사이언스의 접두어 sci-

그 뜻이  분리하다. 파고들다는 뜻입니다.

(Sci- 의 대표적 단어가 가위 sci-ssors시저 )

그리고 라틴어의 scire 가 그 어원입니다.

그 뜻도 역시 나누다 자르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일본이 그런 science 번역을 위해,

과 科 자를 사용 하였습니다.

일본어에서 과科짜는

분류. 나누기. 구분이라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조선은 한그루. 두 그루 할 때 혹은 농산품을

계산할 때 쓰인 한자입니다.)


실제로, 한자뜻 그대로를 인식하는 중국인들은

"너 말하는 게 과학적이다."

라고 할 때가 있는데,  어떤 현상들을 나누어 설명하면 저렇게  대답하곤 합니다.


이처럼  돌이라는 것을

-모서리,

-가장자리,

-끄트머리로  나누어 관찰하고 인식하는 것.

이것이 "과학"이며,

그것을 "날"이라는 새로운 기능으로 만드는 것이

"기술"입니다.


하지만,  죽은 돼지고기와 배고픈 우리가 없었음,

-철학도

-과학도

-기술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에는

우리 인간이 다 같이 살기 위해 몸부림친 역사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사실,  철학도 과학도 기술도 아닌,

우리 인간의 정체성,  그 자체이지  않을까요?


죽은 돼지고기로 시작되어,

눈부신 과학. 기술의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우리는 과학기술로 이룬 우리의 문명을 자부 합니다.

그런데, 그 안에 과연  우리 인간의 정체성은 여전히

지켜지고 있을까요?


가까운 예로,

그 뛰어난 과학 기술로 수명을 이처럼 길게 늘려 놓고,

인간의 정체성 이 없어진다면

우리 인간은 오래 사는 어떤, 무엇이 될까요?


만일, 그렇게 된다면,

미래의 우리 인간은 분명히 다른 종이 되어 있지 않을까요?


"나눔"은 선이나 윤리이전에

우리 인간 그 자체가 아닐까요?


만년전 돌칼이 묵묵히 우리에게 그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한국인 2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