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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적 고객경험: 고객 삶에 스며드는 브랜딩

[방구석5분혁신.마케팅]

[방구석5분혁신=안병민] 누군가가 물 한 병을 살 때, 그 선택은 갈증 해소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왜 우리는 특정 브랜드를 고집할까? 선택의 이면에는 브랜드와의 감정적 연결이 있다. 고객은 단순한 거래 이상을 원한다. 구매하는 브랜드에 자신의 가치를 투영한다. 브랜드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려 한다. 물 한 병을 사는 행위조차 브랜드의 틀 안에서 특별한 의미를 얻는다. 고객이 원하는 건 물리적인 제품 효용을 넘어선다. 그들은 브랜드가 주는 감정적 만족과 사회적 의미를 갈망한다.


▶ 판매를 넘어 고객의 사랑과 존경을 획득하라


마케팅은 브랜딩을 포괄하는 광범위한 개념이다. 마케팅의 본질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브랜드와의 감정적 연결을 통해 그들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거다. 제품 판매를 넘어서는 포괄적인 고객 관계 관리를 의미한다. 


마케팅의 큰 틀 안에서 브랜딩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브랜딩은 차별적인 브랜드 경험을 형성하고,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신뢰와 충성도를 구축하는 과정이다. 가령, 나이키의 'Just Do It' 캠페인은 그저 그런 슬로건 이상이다. 고객들에게 도전 정신과 자기 극복의 가치를 전달하며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마케팅이 고객과의 전반적인 관계를 다루는 것이라면, 브랜딩은 그 관계를 강화하고 지속시키는 요소다. 성공적인 마케팅은 브랜딩을 통해 고객의 마음속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한다. 강력한 브랜드는 고객의 정서적 애착을 얻어 열정적인 팬덤을 형성한다. 고객과의 깊은 감정적 유대를 통해 고객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다. 매출은 자연스레 따라오는 결과다. 진정성을 기반으로 고객의 영혼을 감동시켜야 하는 3.0 시장. 우리 때문에 행복해진 고객이 다시 우리를 찾는다.


▶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브랜드 경험: 나이키와 시몬스


브랜드는 이런저런 제품들의 집합체가 아니다. 브랜드는 소비자와의 감정적 연결이다. 고객이 스스로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개성과 차별성이 필수다. 나이키는 단순한 운동화 브랜드를 넘어선다. '도전'과 '극복'의 메시지로 고객에게 영감을 준다. ‘Just Do It’이라는 강력한 슬로건에서 시작해 스포츠 영웅들의 감동적인 스토리텔링, 혁신적인 제품 개발, 그리고 사회적 이슈에 대한 과감한 목소리. 나이키는 운동화를 신는 행위를 자기 극복의 시작점으로 승화시켰다. 나이키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은 운동화나 운동복을 사는 것이 아니다. 그들 안의 내적 영웅을 깨우는 경험을 한다. 스포츠 용품 회사에서 라이프스타일과 가치관을 공유하는 문화적 아이콘으로, 나이키를 탈바꿈시킨 브랜딩 전략이다.


수면 전문 브랜드 시몬스의 팝업스토어 프로젝트도 좋은 예다. 시몬스가 운영한 팝업 스토어에는 침대가 없었다. 팝업스토어의 목적은 침대 판매가 아니었다. 시몬스는 브랜드가 전달하고자 하는 라이프스타일과 가치를 고객이 체험하게 했다. '헤드하우스'라는 이름으로 꾸며진 팝업스토어는 일반적인 매장과는 거리가 멀었다. 예술 전시, 문화 행사, 커뮤니티 공간을 아우르는 복합적인 경험의 장이었다. 공간 디자인, 휴식 경험,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시몬스는 고객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감성적 연결을 만들어냈다. 고객의 머릿속 시몬스는 이제 기능상의 침대 브랜드를 넘어선다. 상품 판매 없이도 강렬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고객 삶의 일부가 되어서다. 시몬스의 성공적인 브랜딩 사례다.  


브랜딩은 단순히 상품을 팔기 위한 활동에 그치지 않는다. 나이키와 시몬스 사례가 이를 웅변한다. 브랜드 자체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기억을 만들어내는 것, 이것이 브랜딩이다. 고객의 마음속에 깊은 울림을 주는 차별적인 고객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결국 그들이 우리 브랜드를 선택하게 만드는 거다.


▶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중요성: 흔들리면 죽는다


브랜딩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조직 규모가 커질수록 그 어려움은 배가된다. 코카콜라는 브랜딩에 있어 지속적인 가이드와 검토 과정을 거친다. 글로벌 대기업으로서 각 지역의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면서도 일관된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노력이 없다면 브랜드 정체성은 쉽게 흐려질 수 있다. 


브랜드 일관성이 중요한 이유? 햇빛을 돋보기로 모아 종이를 태우는 장면을 떠올리면 쉽다. 빛이 흔들리거나 분산되면 절대 종이는 타지 않는다. 마케팅 메시지가 홍수처럼 넘쳐나는 세상이다. 고객이 우리 브랜드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하려면 다른 것 없다. 일관성이다. “모든 것은 변한다. 하지만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Everything changes, but nothing changes)."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브랜드 철학이다. 우리의 브랜드 정체성도 그래야 한다.


브랜드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행동, 언어, 감성 등 모든 측면에서 브랜드의 원칙이 일관되게 유지돼야 한다. 이를테면, 소셜미디어 게시물 작성 시 특정 톤과 스타일을 유지하거나, 고객 서비스 응대 시 정해진 가이드를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더 큰 틀에서는,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반영한 캠페인 전략 수립이나 글로벌 마케팅 메시지의 통일성 유지 등이 포함된다. 작은 조직에서는 비교적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다. 인원이 많아지면 각기 다른 의견이 혼재하게 된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일관성과 관련하여 지속적인 내부 교육과 피드백이 중요한 이유다. 


▶ 리브랜딩 성공의 비결, 라운즈의 '가상 피팅' 고객경험


리브랜딩 역시 마찬가지다. 기존 고객과의 연결고리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이 둘 사이 균형을 찾는 것이 리브랜딩의 핵심이다. 라운즈(Lounz)는 2017년 시작된 아이웨어 전문 커머스 플랫폼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성장세가 둔화되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리브랜딩을 결정했다. 



온라인쇼핑이 대세다. 그럼에도 온라인에서 안경을 산다는 것? 고객 입장에선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나에게 어울리는 안경을 찾기도 어렵거니와, 직접 써 볼 수도 없다는 거다. 라운즈가 찾아낸 고객의 페인 포인트였다. 시공간의 제약 없이 실시간으로 수 천개의 안경을 써볼 수 있는 생생한 체험. 라운즈는 리브랜딩의 초점을 '실시간 가상 피팅'이라는 고객경험에 맞추었다. AI 기술로 구현된 현실감 넘치는 가상 피팅으로 생생한 착용 경험을 제공했다. 얼굴형 분석을 기반으로 한 개인 맞춤형 제품 추천까지 더했다. 기술적 특장점을 브랜드의 핵심 가치로 끌어올려 브랜드를 새롭게 정의한 거다. 세상에 없던 안경 쇼핑! 라운즈는 더 이상 안경 쇼핑몰 브랜드가 아니다.


▶ 뿌리 깊은 브랜드는 선택을 강요하지 않는다


브랜딩과 마케팅은 결국 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과정이다. 감성적인 연결, 독창적인 경험, 지속적인 가치 제공. 나이키가 '도전'과 '극복'의 메시지로 팬을 만들고, 시몬스가 팝업스토어를 통해 기억에 남는 강렬한 경험을 제공했던 것처럼, 이러한 요소들이 조각조각 모여 하나의 브랜드가 완성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브랜드는 깊은 뿌리를 내린다. 뿌리가 깊은 브랜드는 고객에게 선택을 강요하지 않는다. 고객이 자연스럽게 다가오도록 만든다. 고객의 자발적인 브랜드 연결! 마케팅과 브랜딩의 통합된 목표다. 고객 행복을 추구하는 여정의 핵심이다. ⓒ혁신가이드안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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