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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이제이 Oct 20. 2024

하루 한편 에세이

<불면증의 밤은 길다>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가는 날이 있다.

뭔가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을 때,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간다.

긴장하거나 절박할 때도 시간은 느리게 간다. 합격발표를 기다리거나, 면접을 앞두고 있을 때.

반대로 시간이 빨리 가는 날도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을 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아침에 5분만 더 자고 싶을 때, 낮잠을 잘 때 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밤의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면 꿀잠을 자고 일어났다는 뜻이고, 밤이 길었다면 불면증으로 5분마다 휴대폰 시간을 체크하는 일이 계속 반복되며 아침을 맞았다는 뜻이다.


나는 밤에 걱정거리가 떠오르면 잠을 못 자는 불면증에 시달린다.

지금 걱정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누워 뒤척이게 된다. 그리고 5분마다 혹은 10분마다 아침이 되려면 얼마나 남았는지 휴대폰으로 시간을 본다.


불면증을 없애는 방법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 것 같다.

누가 뭘 했더니 좋아졌더라, 어떤 의사가 뭘 하면 좋아진다. 이렇게 얘기하는 건 누구에게나 통하는 방법이 아니다. 내가 나름 써먹는 방법은 마음가짐이다.

'어차피 지금 고민해 봐야 해결 안 된다.'

'고민은 밝은 낮에 해도 당장 무슨 일 생기지 않는다.'

'꿈을 꾸자. 기분 좋은 꿈을 꾸자.'

나는 항상 꿈을 꾼다. 그래서 자기 전에 걱정거리로 잠이 오지 않으면 좋은 꿈을 꾸고, 걱정은 아침에 하자고 속으로 계속 얘기한다.


오늘은 불면증으로 긴 밤을 보내는 대신 좋은 꿈을 꾸며 7시간을 자도 1시간 자다 깬 느낌으로 시간 순삭 밤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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