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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이제이 Oct 18. 2024

하루 한편 에세이

<서울역사편찬원을 다녀와서...>

   매주 금요일은 서울역사편찬원에서 주관하는 서울의 역사 관련 강좌를 듣는 날이다.

   1년에 두 번 강좌를 여는데 봄에는 돌에 새긴 서울의 역사를 배웠고, 가을학기인 지금은 땅이 품은 서울에 대해 배우고 있다.

   서울역사편찬원은 한성백제 시대 유적지인 몽촌토성과 올림픽 공원 가운데에 있다. 우리 집에서 올림픽공원까지 총 1시간 30분 지하철을 타고 가야 하지만, 역사를 좋아하는 1인이라 힘들어도 결석 한번 없이 개근하는 중이다.

   2학기 수업은 8월 말에 시작했는데, 올림픽 공원의 여름은 뜨겁게 달궈진 주물 프라이팬 같다. 그늘을 찾으려면 올림픽 체조경기장을 지나야 하고 그전까지는 그늘하나 없는 광장을 양산 하나에 의지해 가로질러 가야 했다. 그리고 금요일이라 콘서트가 많은 올림픽 공원은 늘 콘서트를 관람하기 위해 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어느 날은 아이돌의 콘서트가 있는 날인 듯 보였는데, 외국인들이 광장을 가득 채웠고, 수업을 듣고 나오는데 콘서트장 안으로 들어가려는 줄에 휩쓸려 올림픽 체조경기장 앞에서 나갈 길을 못 찾기도 했었다.

올림픽공원 입구

   그런데 오늘 올림픽 공원은 한산했다.

   가을가을하는 비가 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물론 큰 뮤지컬 공연을 하긴 하지만, 아이돌 콘서트보다는 정신없지는 않으니 나는 늦지 않게 서울역사편찬원으로 향했다.

몽촌토성
몽촌토성과 목책

   서울역사편찬원 앞에는 이렇게 한성백제 시대 유적지 몽촌토성이 잘 보존되어 있다. 하지만 사진으로만 보더라도 가을은 느껴지지 않는다. 오늘 비가 내리는 바람에 그나마 있었던 나뭇잎은 다 떨어졌고, 아직 초록초록한 것이 비 내리는 여름 같기도 하다.

서울역사편찬원 입구

   오늘로써 6회 차 수업을 들었다. 총 10회 차 수업인데, 수업을 들을 때마다 어르신들의 학구열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역사에 관심이 있는 어르신들도 많았지만, 매년 열리는 강좌를 직접 신청해서 수업 들으러 오는 그 수고와 노력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가을은 온 걸까? 지나간 걸까?

   어제까지는 오는 중인 것 같았는데, 오늘 비가 내리고 난 후 이미 지나간 듯 서늘한 바람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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