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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체험 수업-서대문형무소 역사관>

by 한이제이

오랜만에 현장수업으로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을 갔다.

사진에서는 티가 나지 않지만, 이 날은 습도가 80% 이상인 후텁지근한 날씨였다.

현장수업은 하는 강사에게 이런 날은 야외보다는 실내 전시관에서 머물고 싶게 만든다.


어쨌든, 약속 시간에 맞게 매표소로 갔고, 그곳에서 초등 3, 초5, 중2까지 총 다 섯명의 남자아이들로 이루어진 또래팀을 만났다.


2시간 동안 서대문 형무소 주요 건물들을 돌아보며 일제강점기부터 민주화운동까지 굴곡진 우리의 역사를 살펴보았다.

10, 11, 12 옥사는 관람이 가능한 공간으로 아이들에게 간접체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이기도 하다.

간수들이 죄수들을 편리하게 감시하기 위하여 간수를 중심으로 옥사를 부채꼴 형태로 설계하였는데, 이러한 구조를 판옵티콘(panopticon:원형감옥)이라
한다.


열린 감방을 구경하다가 갑자기 한 아이가 놀라며 말했다.

"감방 안에 갇힌 밀랍인형이 진짜 사람인 줄 알았어요."라며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마침 천장에 비둘기 한 마리가 간수처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야외에는 공작사, 그리고 격벽장, 사형장 등이 있는데, 정원도 만들어져 있었다.


정원에는 오리 한 마리가 갈 곳을 잃은 것처럼 멈춰있었다.


2시간 동안의 체험이 끝나고, 소감 혹은 다짐을 적어보는 활동을 했다.

어떤 아이는 일본으로 가서 일본사람들을 혼내주겠다고 하고, 또 어떤 아이는 일본에 놀러 가지 않겠다고 했다.

그리고 어떤 아이는

"일제강점기만 하면 일본이 너무 싫은데, 지금 일본 제품을 쓰고 있는 게 슬퍼요."

했다.

아이들이 유독 애국자가 되는 포인트가 일제강점기이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에게 한 마디 해주고 마무리했다.

"지금 일본을 미워하고 싫어하라고 역사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일본 문화를 받아들이고 즐기더라도 잘못된 역사는 알고 있어야 바로 잡을 수 있어. 그래서 우리가 역사 공부를 하는 거야."


나는 마무리 인사를 하고 수업을 마치면서, 아이들이 왜곡된 역사 동영상을 보고 그것이 옳다고 믿지 않게 올바른 역사를 알려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게 되었다.


아이들과 헤어진 후, 지하철 역으로 가는 길에 만난 독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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