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 끝, 행복 시작

by 콩콩

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하고 내 목표는 1년 안에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야 스스로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인식하고 더욱 열심히 공부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블로그, 카페, 유튜브에서 '공무원 단기합격 수기', '공무원 단기 공부방법' 등을 많이 찾아보았다.

분명 단기로 합격한 사람들이 있을텐데 이들의 공통점을 파악하여 따라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하여 1년이 채 안되는 기간으로 공부 계획을 세우고, 독서대도 사며 공부할 환경 세팅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 방 한 칸에서 공무원 시험 공부가 시작되었다.

나는 스터디 카페나 독서실보다는 그냥 익숙한 내 방에서 공부하는 것이 나았다. 그러나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면, 졸릴 때 바로 옆의 이불에 누워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안되겠다 싶어 나중에는 '캠스터디'라는 것에 가입하여, 다른 수험생들과 서로 감시(?)하며 하루 순공 시간을 채우고 함께 공부하는 시스템을 이용했다. 일정하고 규칙적인 공부 습관을 잡아주는 데에 이 시스템이 참 도움이 되었다.

하루 12시간씩 공부하며, 한번에 꼭 합격하겠다는 일념으로 내 자신을 몰아치다보니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그럴때마다 분노의 일기를 써가며 종이 한 장, 한 장에 나의 불안과 걱정과 막막함을 토로했다.

그때 썼던 일기 중 이런 내용도 있었다.


- 공무원으로 일하게 된다면 내가 행복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요즘들어 진짜 강하게 든다.

공부하기 싫어서가 진짜 아니고 .. 내가 직업을 생각할 때 추구하는 가치관과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왜 이걸 하고 있나? 내가 취업할 수 있는 길은 이것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를 바라보니 짠한 마음이 들었다. 후회할 걸 알면서도 선택한 길에는 결국 후회가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어찌됐든 그 당시엔, '일단 공무원이 되고 나서 생각하자, 그때가서 진짜 나의 행복을 찾아보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매우 잘못된 계산이었지만, 일단 그렇게 마음을 먹고 공부에 매진했다.

내 목표는 오로지 합격이었다.

시험 당일, 전력을 다해 그간 공부한 것을 쏟아내었고 시험을 마치고 학교 앞을 걸어나오는 길이었다.

같은 날 시험을 봤던 친구와 연락하며 소식을 주고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 때의 감정은 지금도 기억난다. 조금은 허탈했다. 집에 가서 채점할 일만 남았는데, 시험이 어떻게 된건지 모르겠다. 합격 못했다면 이제 난 뭐해먹고 살아야 하지? 무슨 일을 할 수 있지? 이런 작은 생각들.

집에 돌아와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점심을 먹고, 내가 가져온 시험지로 채점을 한다.

결과는, 내가 마킹 실수만 하지 않았다면 합격이 예상되는 점수였다.

'이건 기적이야.. 기적!' 하지만 실제 합격발표가 나오기까진 안심할 수 없는 게 사람 마음이다.

반은 가벼운, 반은 불안한 마음으로 남은 시간동안 쉬고, 여행을 갔다.

그리고 대망의 발표날, 필기 시험은 합격했고 이제 면접만 남았다.

남들이 대개 면접스터디로 면접을 준비한다기에 나도 사는 지역에서 사람들을 모아 모의면접을 진행했다.

면접공포증이 있던 나는 다행히 친구가 추천해준 약을 지어서 먹고, 정상적으로 면접을 보고 나왔다.

더운 여름날이었다. 단정히 빌려입은 정장 차림에, 두근거리던 면접을 마치고 나오며, 홀가분한 마음으로 면접장에 있던 면접도우미에게 활기차게 인사하고 나왔던 날.

이제 다 끝났다! 나는 자유야! 합격이야!

그 후 나는 최종합격을 받았고, 더위가 채 가시지않은 초가을 어느날, 임용 등록까지 마쳤다.

햇빛이 강렬히 내리쬐던 날이었다. 나 이제 정말 공무원으로 등록되는 거구나.

좋은 것도 아니고, 안좋은 것도 아닌 오묘한 감정으로 등록을 마치고 시내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이제 남은 건, 얼마가 될 지 모를 자유시간, 그리고 발령일이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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