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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억앨범 Dec 09. 2023

러닝 해보세요. 정말로.

직접 체험한 러닝 효과

“러닝이 취미예요.”

취미가 무엇인지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러닝이 취미라고 대답하면 돌아오는 반응은 한정적이었다. 힘들지 않으냐, 대단하다. 이 정도가 전부였다. 적어도 작년에는.


그렇지만 올해는 러닝이 취미라는 대답에 사람들의 반응이 제법 달라졌다. <나 혼자 산다>의 기안84 덕분인 것 같다. 기안84처럼 마라톤 대회에도 나가는지 물어보는 질문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자신들도 러닝을 해보고 싶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한다. 대단하다는 찬사는 이제 진심처럼 느껴진다.


러닝을 해보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나는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러닝을 하면 무엇이 좋은 지 묻는 질문을 내심 기대하지만 대부분 내용은 이렇다.

“힘들지 않나요? 버스 놓치지 않으려고 조금만 뛰어도 너무 숨차고 힘들던데.”

그동안 나는 이런 질문에 천천히 뛰면 괜찮다.라는 정도로만 대답했는데 최근에는 답변 내용을 조금 바꿔봤다.

“그 정도 속도로 계속 뛰시면 42.195km를 3시간 안에 뛰실 거예요.”

선수들이 2시간 30분 내외로 뛴다는 사실을 덧붙이면서 천천히 뛰면 누구나 달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러닝의 효과에 대해 묻는 사람들도 있다. 반가운 질문이다. 질문자는 건강에 좋다는 뻔한 답변을 기대하지 않는다. 나 역시 뻔한 답변을 늘어놓지는 않는다. 조금 구체적이어야 한다.

1. 혈압이 낮아졌다.

2. 고지혈증이 사라졌다.

이 두 가지 이유 만으로도 사람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반응은 더욱 좋다. 러닝을 함께 할 수 있는 동료가 금방이라도 늘어날 것 같았다.


사실 러닝을 시작한 것은 <정신적인 건강>을 위한 목적이 가장 컸다. 우울증을 진단받고 약처방을 권유받았다. 그렇지만 약물 치료를 하고 싶지 않았다. 다른 방법을 찾아보고 싶었다. 그리고 달리기가 우울증에 좋다는 정보를 접하게 되었고, 그렇게 나의 러닝은 시작되었다.


러닝을 시작한 지 1년이 넘었다. 불면증과 무기력증, 자다가 일어나서 운다거나, 코피를 30분 동안 쏟는 등의 증상들은 점차 사라져 갔다. 그러나 기대했던 드라마틱한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우울감이나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의 완전한 해방을 바랐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잘 느껴지지 않던 변화가 어느 날 갑자기 느껴졌다. 러닝을 시작하고 1년이 훌쩍 지난 어느 날이었다. 부정적인 정서에서 빠져나오는 속도가 제법 빨라진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치 마음의 스위치가 생긴 것 같은 느낌이었다.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삶의 자세도 달라졌다. 글쓰기를 할 때 글의 완성과 발행에만 급급했는데, 지금은 글 쓰는 과정 또한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러한 느낌은 삶의 전반으로 퍼져나가는 것 같다.


자신 있게 주변 사람들에게 러닝을 권유하기까지는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어떤 효과가 있는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신체 건강의 효과는 비교적 금방 느낄 수 있었지만 정신 건강의 효과는 쉽게 느끼기 어려웠다. 나에게 이런 변화가? 러닝 효과가 맞는 것 같아. 이런 생각이 들면서 러닝 효과에 대한 글을 남겨보고 싶었다. 자신 있게 권하고 싶다. 러닝은 여러모로 좋은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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