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중요하지 않아
얼마 전 있었던 일이다. 그리고 현재도 나에게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결혼 초, 남편은 나에게 말했다.
“우리 집은 부자야. 상위 1% 지. 나만큼 잘 사는 사람은 없어. 내 친구들도 다 그렇게 생각해. 너는 복에 겨웠지? “
4억짜리 아파트를 2억 5천만 원 대출받고, 매달 180만 원 대출금 갚기에도 허덕이면서 늘 이런 헛소리를 해댔다.
“우리 부모님은 펜션 건물도 있어. 땅도 1,000평 있고. “
여기까지 하겠다.
올해 나는 그 잘난 펜션 건물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
약 7년 전, 시댁에서 남편의 권유로 어떤 작은 섬에 있는 펜션을 4억 7천만 원에 매입했다고 한다.
대출 4억 1천, 이자는 연 1,800만 원.
펜션 임대에 계속 문제가 생겨 골치가 아프던 중, 시어머니는 남편에게 이 건물을 넘겼다.
그렇다. 우리는 펜션을 물려받은 것이다. (4억 1천만 원의 빚과 함께)
팔면 되지 않냐고?
팔려야 말이지..
임대 수익은 적고 관리비와 이자는 계속 발생하니 돈을 벌어 펜션에 들어간다. 당연히 생활비는 늘 마이너스. 너무 답답했다.
남편이 투자 명목으로 내 명의로 1천만 원 대출을 원했다. 나도 수익을 확신했었기에 대출을 받았고, 수익은 발생되었지만 그 ‘펜션’ 이자 때문에 결국 대출금 중 200만 원은 상환을 못 했다
펜션의 계속되는 마이너스에도 남편은 관리에 소홀했다. 그 모습에 스트레스받는 건 그저 나.
시댁에 전화를 걸었다. 펜션에 대한 내막을 더 듣고 싶었다.
“그 펜션을 딸들이 6억에 매입해 가겠다고 했는데, 내가 아들 주고 싶어서 안된다고 하고 아들에게 준거다. “
“어머니, 근데 이게 엄청난 마이너스라 너무 힘들어요. “
“어쩔 수 없지. 그렇게 밖에 안 되는 걸.”
“제 명의 대출금 200만 원으로 이자를 갚았다고요. 진짜 심각해요. “
“내버려두어라.”
남편은 성실히 일하는 부류는 아니다. 자기 사업을 하니 개인 시간이 많고, 시간 조율도 가능하다. 일상이 불규칙해서 아내에게 거짓말하기 좋다는 장점도 있다.
이렇게 생활비 통장 잔고는 늘 비어있고, 대출금이 늘었는데도, 남편은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으로 살아간다.
남들 한창 일하는 평일에도 전날 과음했다며 사우나를 가거나 집에서 계속 잠을 잔다. 그리고 일주일에 2번 정도는 친구들과 술약속이나 모임을 나가며, 이 외에도 혼자 영화를 보러 밤에 나가기도 한다.
“생활비가 부족해.”
”곧 펜션 임대료 40만 원이 들어올 거야. “
펜션은 안 그래도 마이너스인데, 왜 임대료 타령인지. 왜 돈을 본인 직업으로 벌 생각을 안 하는지..
어쩌다 500 만 원을 버는 달이면
“내가 500 만 원을 벌었는데 집에 왜 이렇게 돈이 없어? 난 집에서 쓰는 돈도 없는데. 참. 벌면 뭐 하나. 허무하다.”
황당 그 자체다.
지난달에도 500 만 원 벌었냐?
돈 못 벌어서 카드로 살았잖아.
카드값 안 낼 거야?
지난달 애들 보험료도 못 냈잖아.
펜션으로 돈 들어갔잖아.
아파트 대출금은?
상가 대출금은?
다 본인이 벌린 일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