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만났다. 유난히 행복해 보였다. 요즘 구순이 넘는 어머님과 아버님을 모시고 사는 이야기를 하면서다.
"어머님이 허리를 다치셨어. 대소변을 혼자 해결할 수가 없어. 그동안은 병원에서 해결했는데, 어머님이 집을 원해서 모셔왔는데, 요양보호사와 아버님께만 맡기는 게 무리더라고. 요양보호사는 주간만 오고, 아버님도 연로하시고."
전담 간병인에게 간호를 맡길까 생각도 했는데 그러고 싶지가 않았다고 했다. 살아계시는 동안 한번 직접 모시고 살고 싶었단다. 간호도 해드리고, 식사도 챙겨드리고.
아내와 아이들과 상의하고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살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출근한 후에는 요양보호사가 모시고, 본인은 퇴근 후에 같이 한다고 한다. 요즘 자신이 더 행복하다고 했다.
그게 가능하냐고 물었다. 아내와 가족들과의 떨어져 살아야 하고, 말이 쉽지, 회사 일에 아픈 어머님을 간호하고, 연로하신 아버님 식사까지 챙기는 일이. 힘이 들지 않느냐고 물었다.
친구는 웃었다. "힘들지. 힘들어, 가족들한테도 미안하고. 회사일도 바쁘고.. 근데 더 힘든 건 어머님 대소변 받아 드릴 때야. 아무리 편찮으셔도 여자시잖아. 그리고 깔끔하시던 성격이라."
"그래도 어떡해. 남의 손에 부모님을 맡기고 싶지도 않고, 사시면 얼마나 사신다고. 조금이라도 나중에 후회가 적도록 한번 모시고 살고 싶어서."
"그리고 어머님과 아버님이 요양원 같은 곳은 절대 원치를 않거든." 허허 웃는 모습이 마치 순수한 청년 같은 모습이었다.
이야기를 듣다가 울컥 해졌다. 왠지 모르게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어머니, 아버지, 장인 장모님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뭐 했을까?" 갑자기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세상에 이런 효자도 다 있구나. 참 훌륭한 친구다. 친구를 한참이나 지그시 바라다보았다.
나도 있을 때 더 사랑했더라면 좋았을 걸. 지금 주변에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할 수 있을 때 더 사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