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힘이 곧 무기
생각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우리는 생각하는 '동물'이다. 생각은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불가능을 현실로 바꿔주며, 보잘것없는 나를 위대한 사람으로 만들기도 한다. 생각의 힘은 길러져야 하는 것이고, 그 힘은 나의 의지와 생활습관에 달렸다.
생각해야 한다. 많이, 넓게, 그리고 깊게. 역사 드라마를 보면 왕 옆에 항상 책사가 있다. 이들은 전략가. 다수를 움직이는 총명함을 지닌 사람들이다. 하나의 전략이 전투의 승패를 가른다. 하나의 전략이 인간의 목숨을 살리고 죽인다. 하나의 전략이 위대한 업적을 만든다. 그 전략은 시시때때로 생각의 힘에서 나온다.
나는 생각의 힘을 항상 중요시 여겨왔다. 근데 바쁜 하루를 지내다 보면 생각의 힘을 기르는 일을 까먹게 된다. 매일 같이 헬스장에 가서 근력과 체력을 키우려 애쓰면서 정작 머리 쓰는 일을 게을리했다. 반성할 일이다. 근력, 체력 못지않게 아니 어쩌면 더 중요한 게 생각할 수 있는 힘인데...
오늘 아침 풋살 경기 중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나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했다. 그리고 수개월, 몇 년이 지나도 항상 똑같은 플레이를 하는 친구들이 보였다. 반면 점점 발전하는 친구들도 있다. 왜 그럴까? 그 비결은 생각을 하고 안하고의 차이인 것 같다. 내가 왜 상대 공격수에게 자꾸 속을까, 어떻게 하면 수비수를 뚫을 수 있을까, 이 사람의 습관은 무엇일까, 우리 팀이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필요하다.
누군가는 고민하고 그것이 실행으로 옮겨진다. 누군가는 고민하지 않고 항상 자기 탓을 하고 남을 탓하곤 한다. 풋살로 시작한 생각의 끈이 곧 다른 분야로 이어졌다. 생각하는 사람들... 곧장 바둑 기사와 체스 플레이어가 떠올랐다. 한 수, 두 수, 세 수 앞을 보는 사람들. 역지사지로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고 그다음을 생각하는 전략가들이다.
개그맨 장동민은 '더 지니어스', '피의 게임 3' 같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활약상의 비결을 고백한 적이 있다(참고로, 그는 뛰어난 두뇌 플레이로 '갓동민'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그는 "항상 역지사지로 전략을 짠다"라고 털어놓는다. 프로그램을 관찰해 보면 그의 말처럼 남들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될까"를 먼저 고민하는데 그는 "내가 그들이라면 어떻게 할까"로 시작한다.
그 전략은 신기방기하게도 먹혀들었다. 경쟁자들은 장동민이 마치 관심법을 쓴 게 아니냐라고 의심하고 심지어 그를 두려워한다. 같은 팀은 그를 따르고, 상대 팀은 그를 데스매치 기피 1순위로 꼽는다. 그렇다면 왜 모두가 장동민처럼, 바둑 기사처럼, 체스 플레이어처럼 역지사지로 생각하지 못할까? 그게 말이 쉽지 막상 하려고 하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게으르다. 내가 편한 것을 추구한다. 우리에게 편한 것은 나 중심적인 사고다. 남의 생각보다 나의 생각이 중요하고, 모든 게 나를 중심적으로 움직일 것이란 착각 속에 빠진다.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은 굉장히 수고스러운 일이기에 이 또한 평소에 연습이 되어 있지 않으면 잘 못하는 게 당연하다.
만약에 우리가 자유자재로, 남의 머릿속을 왔다 갔다 할 수 있다면? 우리가 어떤 분야에서도 얼마나 뛰어난 활약상을 보일 수 있을까를 상상해 본다. 그래서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까?
난 우선 생각 노트를 만들기로 한다. 우리가 하루를 보내며 행동으로 옮기는 일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되도록 많이, 넓게, 그리고 깊게 생각해 보자.
우리가 생각의 힘을 기르면 그 속도도 빨라질 것이고, 생각의 폭도 무한대로 확장시킬 수 있다. 어쩌면 이는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무서운 무기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