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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덕 Jan 03. 2024

형언할 수 없는 당신의 무언가

​최근에 티비에는 싱어게인3를 틀어놓고 딴짓을 하던 와중 60호 가수의 목소리가 나의 귀를 사로잡았다. 임팩트 있게 노래하는 가수는 아니었는데 뭔가 계속 듣고 싶게 만드는 목소리였다. 아니나 다를까 심사평을 들어보니 이 가수의 1라운드 조회 수가 600만이 넘었다는 것이었다. 이에 더해 “마음의 건드리는 특이한 힘”, “안심하게 해주는 목소리”라는 심사평을 들었다. 그게 뭘까. 사람을 움직이는 특이한 힘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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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 날 우연찮게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를 보는데 권상우 배우의 눈이 영화 내내 너무 슬퍼 보이는 것이다. 울고 있지 않는데도 사람이 눈이 이렇게나 슬퍼 보여도 되나 싶을 정도로 뭔가 특이하고 굉장한 마음속의 감동을 느꼈다. 흔히들 눈가가 촉촉한 사람들을 보며 ’사슴 눈빛‘이라고 하지 않는가. 설명할 수 없는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눈빛. 형언할 수 없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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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중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 분명히 실제 키는 165cm인 여자인데 같이 걸으면 170cm은 되어 보인다거나, 나와 같은 키의 친구가 나보다 5센티는 더 거대해 보인다거나. 비율이나 몸집이 특출나게 좋거나 큰 것도 아니다, 머리가 큰 것도 아니었다. 뭔지 모르겠지만 그냥 좀 더 커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이것을 ‘5cm의 아우라’라고 부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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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이런 친구도 있을 것이다. 심술궂은 애인이나 짝사랑 때문에 힘들어하는 친구. 그들에게 물어보면 하나같이 “몰라 왜인지 모르겠는데 그냥 포기가 안돼”라고 말한다. 확실히 인간에게는 지성으로는 납득할 수 없지만 마음은 요동치게 만드는 그런 매력들이 있는 것 같다. 누구에게는 목소리, 누구에게는 눈빛, 누구에게는 신체적 아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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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누군가에게는 이런 타인을 홀리는 능력이 간접적인 매개를 통해서 발현되는 경우도 있다. 그의 기타 연주, 그녀의 그림들, 어느 작가의 소설이나 특정한 프로듀서의 음악 등. 직접적이지 못하다면 이렇게 간접적으로라도 모두에게 그런 형언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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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나에게도 이런 능력이 있을까, 있다면 무엇일까. 혹시 당신은 당신의 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나는 잘 모르겠다,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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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고유한 이 축복이 발현되는 시기와 계기는 개인마다 다르다. 나는 앞으로 나의 형언할 수 없는 무언가를 천천히 찾아가 볼 것이다. 당신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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