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인이 엄마가 되어간다는 것 #3

엄마가 된 딸에게 엄마가 해주는 이야기

by 오리별

연년생 딸 둘을 독박 육아로 키워낸 엄마와는 달리

나는 딸 하나에 주변 도움까지 매주 받고 있는데도

육아가 힘들어 나날이 지쳐갔다.


어느 날 엄마는

다크서클이 코 밑까지 내려와

생기 없이 지내고 있는 나에게 말했다.


"지나고 나면 지금 이때가 가장 행복하고 좋았을 때인데.

너는 나보다 약으니 그걸 빨리 깨달아서 행복하길 바라.

난 힘들어서 너희가 이쁜 줄도 모르고 키웠는데..

이렇게 할머니가 되어서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아기를 보니

비로소 너무 이쁘다."


이 말을 듣고, 나는 이 순간부터 행복하기로 다짐했다.

엄마보다 약은 딸이 되어야지.


이제는 20대에 익숙했던 행복과 이별하고

30대, 40대의 행복을 하나씩 배워서 치환하자.

이제 20대로는 돌아갈 수 도 없고,

지금 그때와 같은 행복을 느끼려 애써 따라 해본들

그 기분이 전과 같을 수 없다.


아직 나는 30대이자 아기엄마로서 행복을 충전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

20대에 내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을 10가지는 알고 있었다면,

지금은 2가지 밖에 알아내지 못했다.

(여유롭게 샤워하는 것과, 유튜브/글쓰기 같은 창작활동이다.)

이렇게 가짓수가 줄어들었으니, 충전할 길이 없어

더 자주 우울해지거나, 한 번 슬픔에 빠지면 오래 허덕인다.


원인을 알았으니

나를 충전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들을

더 많이 찾으면 될 뿐. 그뿐이다.

8가지만 더 알아내면 나는 또다시 잘 살아갈 것 같다.

내가 지금 힘들고 지쳐있는 것은

불행하다거나 무언가 잘못되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저 새로운 정체성과 엄마라는 상황에 적응하는

과도기를 지나는 중. 그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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