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 하지 말고 실행에 옮기는 삶 실천하기
계획도 걱정도 많은 나는 무언가를 실행에 옮기려면 남들보다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일'만 뿐만이 아니라
'인간관계' 또한 똑같이 적용된다.
갑작스럽게 누군가가 생각나서 안부를 묻고자 연락하는 건 내 사전엔 없다.
충분히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시간에, 좋은 컨디션일 때 연락을 해야 한다.
생일이나 기념일을 축하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많이 축하해주어야 한다는 강박 아닌 강박이 있다.
만약 커피를 좋아하는 지인에게 원두를 선물해주고 싶을 때에는 sns를 검색해서
그 사람이 좋아할 것 같고, 어울릴만한 브랜드의 원두를 고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선물과 어울리는 포장에 나의 손글씨가 들어간 편지가 함께 있어야 한다.(글을 쓰기 전엔 메모장에 할 말을 미리 써놓고 옮겨 적어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이 아~~~ 주 좋아할 것 같기 때문이다.
이렇게 소소한것들도 계획하고 에너지를 쏟다 보니
어떤 날은 좋은 선물을 고르지 못해서
어떤날은 편지를 쓸 시간이 없어서 등
남이 보기엔 사소하지만 나에게 크게 느껴지는 이유들 때문에
'이번은 지나가고 다음에 제대로 챙겨주자'라며 넘긴 적도 종종 있었다.
그러고 나면 시간이 흐른 뒤 '작은 거라도 챙겨줄걸~'이라는 후회가 종종 들곤 했다.
결국엔 난 생각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리고 1월의 어느 날 친정엄마의 생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방학이 되었지만 여러 가지 사업으로 인해 학교에 출근하는 날도 많았고
중간중간 나의 힐링에 온 정신을 쏟은 나머지
엄마의 생신 날짜를 깜빡하고 전날 저녁에 알게 된 것이다.
이번에는 생신날에도 출근하는 엄마를 위해
음식을 만들어 아침 일찍 가져다 드려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 알게 된 이상 계획한 것을 다 실행하기엔 장도 보지 못했고,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았다.
가만히 앉아 걱정만 하다 보니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음식은 하지 말고 용돈만 드릴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이렇게 되면 나의 삶은 달라진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작은 부분부터 변하기로 마음먹은 게 엊그제 같은데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예전의 성격대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할 수 있을 만큼 해보고 안되면 미역국만이라도 끓여서 아침에 가져다 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남은 시간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음식들을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마트에 가서 재료들을 사 와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소고기미역국
소불고기
대기업에서 만들었지만 내가 맛있게 구운 동그랑땡
아이 간식으로 사놓았던 치킨텐더를 바삭하게 튀겨 담은 치킨샐러드 with 수제드레싱
해야 할 것도 덜고, 가능한 만큼만 해보자라고 생각하니 마음의 부담이 덜해서 인지
생각보다 음식준비가 빨리 끝난다.
다음날 아침 전날 만들어놓은
음식을 따뜻하게 데워 친정엄마 댁에 가져가
생신을 축하해 드렸다.
예쁜 봉투와 손 편지가 없어도 "괜찮다"
엄마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내 마음이 말하지 않아도 고스란히 전해졌으니까
진수성찬은 아니지만 "괜찮다"
내가 만든 음식엔 엄마를 위한 내 정성이 온전히 들어가 있으니까
완벽하지 않아도
마음에 들지 않아도
실행에 옮겨보기.
나는 지금 잘 실천하고 있는중이다.
이러다 또 어느날엔 마음이 뒤틀려
이불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날도 있겠지만
그래도 어제보다
오늘보다 더 나아지겠지 생각하면서...^^
그림: 품위있는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