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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품위있는 그녀 Feb 05. 2024

으~른의 상징? 텐*!!

30년이 지난 지금. 내가 나에게 주는 보상.

사랑둥이(아들)와 식탁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아이가 태권도에서 간식을 받아왔다며 비타민(텐*)을 꺼냈다.


"아들~ 요즘 애들은 맛있는게 많아서 이거 안먹던데, 좋아하니?" 

라는 나의 질문에 맛있다고 대답한다.

"엄마 어릴때는 외할머니가 비타민을 한번도 사주신적이 없어서, 이게 그렇게 먹고 싶었다?"

"왜 외할머니가 엄마한테 안사주셨어?"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서 안사주신것 같아. 비타민 먹고 싶다고 하면 밥만 잘 먹으면 영양제같은거 필요없다.라고 말씀하셨어."


어릴적 친구들집에 놀러가면 있던 텐*, 노*f같은 영양제를 

나의 어머니는 사주신적이 없었다.

1-2번 먹고 싶어 사달라고던것 말을했던것 같은데

아이둘을 혼자 친정에 와서 키우며 먹고 살기에도 바빴던 우리 엄마는

밥만 잘 먹으면 비민은 필요없다며 안된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눈치 빠른 장녀인 나는 한두번 이야기후에

엄마가 정말 안사줄것같은 분위기를 느끼고는

영양제를 사달라고 조르지 않았다.

그리고 친구네 놀러갈때 마다 친구의 비타민을 한두개씩 먹었던 것 같다.

성인이 되면서 잊고 있었는데

아이와 비타민을 보니 어릴적 잊고 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엄마! 우리 다음에 비타민사러 가자!"

"그래, 큰거 한통 사서 매일 둘이 하나씩 먹자!" 이렇게 아이와 약속했다.


그리고 며칠 후

장을 보러 마트에 갔다 맞은편 약국을 보고, 

지난번 아이와 대화가 떠올라 비타민을 사러 갔다.


"약사님. 텐* 1통 주세요"

종이가방에 넣어주신 비타민을 손에 달랑달랑 들고나오는데

괜히 기분이 좋았다.


30년이 지난 지금 엄마대신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 같았다.

이게 뭐라고...

그동안 열심히 잘 살아왔다고 위로해주는것 같았다.


집에와

무릎 담요를 덮고 쇼파에 앉아

아이와 나 서로 하나씩 비타민 포장을 뜯는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듣기 좋다.

누가 오래오래 먹나 시합도 해본다.

그러다 문득 이런생각이 들었다.

"이러려고 열심히 일하는거지 뭐"

별거 아닌거에 진짜 어른이 된것 같이 느껴진 하루.


창밖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오늘따라 더 좋다.


















                                            그림 : 품위있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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