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품위있는 그녀 Jan 29. 2024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가 된다.

생각만 하지 말고 실행에 옮기는 삶 실천하기

계획도 걱정도 많은 나는 무언가를 실행에 옮기려면 남들보다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일'만 뿐만이 아니라

'인간관계' 또한 똑같이 적용된다.


갑작스럽게 누군가가 생각나서 안부를 묻고자 연락하는 건 내 사전엔 없다.

충분히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시간에, 좋은 컨디션일 때 연락을 해야 한다.

생일이나 기념일을 축하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많이 축하해주어야 한다는 강박 아닌 강박이 있다.

만약 커피를 좋아하는 지인에게 원두를 선물해주고 싶을 때에는 sns를 검색해서

그 사람이 좋아할 것 같고, 어울릴만한 브랜드의 원두를 고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선물과 어울리는 포장에 나의 손글씨가 들어간 편지가 함께 있어야 한다.(글을 쓰기 전엔 메모장에 할 말을 미리 써놓고 옮겨 적어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이 아~~~ 주 좋아할 것 같기 때문이다.


이렇게 소소한것들도 계획하고 에너지를 쏟다 보니

어떤 날은 좋은 선물을 고르지 못해서

어떤날은 편지를 쓸 시간이 없어서 등

남이 보기엔 사소하지만 나에게 크게 느껴지는 이유들 때문에

'이번은 지나가고 다음에 제대로 챙겨주자'라며 넘긴 적도 종종 있었다.

그러고 나면 시간이 흐른 뒤 '작은 거라도 챙겨줄걸~'이라는 후회가 종종 들곤 했다.

결국엔 난 생각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리고 1월의 어느 날 친정엄마의 생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방학이 되었지만 여러 가지 사업으로 인해 학교에 출근하는 날도 많았고

중간중간 나의 힐링에 온 정신을 쏟은 나머지

엄마의 생신 날짜를 깜빡하고 전날 저녁에 알게 된 것이다.

이번에는 생신날에도 출근하는 엄마를 위해

음식을 만들어 아침 일찍 가져다 드려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 알게 된 이상 계획한 것을 다 실행하기엔 장도 보지 못했고,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았다.


가만히 앉아 걱정만 하다 보니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음식은 하지 말고 용돈만 드릴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이렇게 되면 나의 삶은 달라진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작은 부분부터 변하기로 마음먹은 게 엊그제 같은데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예전의 성격대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할 수 있을 만큼 해보고 안되면 미역국만이라도 끓여서 아침에 가져다 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남은 시간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음식들을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마트에 가서 재료들을 사 와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소고기미역국

소불고기

대기업에서 만들었지만 내가 맛있게 구운 동그랑땡

아이 간식으로 사놓았던 치킨텐더를 바삭하게 튀겨 담은 치킨샐러드 with 수제드레싱


해야 할 것도 덜고, 가능한 만큼만 해보자라고 생각하니 마음의 부담이 덜해서 인지

생각보다 음식준비가 빨리 끝난다.

다음날 아침 전날 만들어놓은

음식을 따뜻하게 데워 친정엄마 댁에 가져가

생신을 축하해 드렸다.


예쁜 봉투와 손 편지가 없어도 "괜찮다"

엄마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내 마음이 말하지 않아도 고스란히 전해졌으니까

진수성찬은 아니지만 "괜찮다"

내가 만든 음식엔 엄마를 위한 내 정성이 온전히 들어가 있으니까


완벽하지 않아도

마음에 들지 않아도

실행에 옮겨보기.


나는 지금 잘 실천하고 있는중이다.

이러다 또 어느날엔 마음이 뒤틀려

이불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날도 있겠지만

그래도 어제보다

오늘보다 더 나아지겠지 생각하면서...^^













                                               그림: 품위있는그녀

작가의 이전글 내가 나를 먼저 포기하지 않는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