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신발은 세탁소
속옷도 세탁기
청소는 로봇이
손빨래는 가물가물
언제가 마지막이었지
운동화 하나 빠는 일에
몇년 세월이 출렁
언제고 마지막처럼
당신 하나 물고 빠는 일에
몇년 세월이 그렁그렁
225 손바닥만한 몸에
쫑긋 동여맨 끈을 풀고
과탄산 뽀로롱한 물에 담가
애틋함과 함께 녹여낸다
외롭진 않았겠다
늘 곁에 있었으니
너 정말 좋았겠다
가까이 있었으니
이쁘다
신발도 이쁘구나
꼬질꼬질 들러붙어
쉬 지지않는 거뭇한 때까지
참 이쁘다
얼마나 더 이뻐지려구
새벽부터 신발도 목욕을 한다
운동화 끈을 따라
또아리 튼
수년세월을 닦아내며
늘 안전하기를
늘 건강하기를
늘 행복하기를
당신 운동화는
천년, 만년 내 몫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