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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민 Apr 16. 2024

당신의 통장이 대포통장으로 고소당했다!

보이스 피싱에 당한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현장에 출동하여 보니 20대 초반 여성이 경찰청 수사관을 사칭하는 사람에게 속아 악성어플을 깔고 소액결제를 당해버렸다.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그 여성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안녕하십니까, 인천경찰청 지능범죄수사팀 00수사관입니다." 그 여성의 이름을 거론하며 묻는다. "혹시, 00씨 맞으십니까?", "00씨 명의의 통장이 대포통장으로 사용되어 현재 피해자들에게 고소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빨리 처리하지 않으면 구속될 수도 있습니다." 이에 겁먹은 여성은 그가 시키는 대로 한다. 그는 여성의 휴대전화에 카톡 아이디 추가할 것을 요청하고 카톡으로 가짜 공문과 자신의 프로필을 보냈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공문에는 서울경찰청이라고 찍혀있었다는 거다. 그는 분명 자신이 인천 경찰청 수사관이라고 말했는데 말이다. 알고보면 이렇게 한두군데씩 허점이 드러나있지만, 피해자들은 그런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그 공문에는 또다른 허점이 드러나 있었다. 공문 끝에 서울경찰청장 윤희근이라는 이름이 찍혀있는데 윤희근 청장은 서울경찰청장이 아니고 그냥 경찰청장이다. 


그 후 상대방은 그 여성에게 자신들이 보내준 어플을 깔것을 지시했지만, 다행히 그 여성의 휴대전화가 아이폰이어서 어플은 깔리지 않았다. 그러자 그들은 소액결제를 유도한다. 여성의 명의를 확인해야 한다는 방식으로 소액결제 번호를 보낼테니 그것을 불러달라고 했고, 그런 방식으로 그 여성은 30만원어치의 소액결제를 당했다. 그 뒤 주민등록 번호를 불러줬다고 했다. 


개인정보를 불러주거나 주민등록증 사진을 보내주지 않으면 더 이상의 추가피해는 발생하지 않지만, 만약 개인정보를 보내주게 되면 더 큰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바로 그 개인정보를 이용해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그 전화로 대출을 받기 때문이다. 


검찰청, 경찰서, 금융감독원을 사칭하는 전화의 피해자 대부분은 20대 초반의 여성이다. 그들은 사회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사관의 전화를 받게되면 겁을 먹고 그들의 지시를 따르게 되는 것이다. 일반인이 살아오면서 경찰, 검찰의 전화를 받을일은 거의 없다. 그러니 더욱 겁이 나는 것이다. 


그럼 이런 전화를 받게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먼저 전화번호를 확인해야 한다. 070으로 걸려오는 전화는 대부분 금융사기 전화일 가능성이 크다. 만약 휴대전화로 걸려온다면 모르는 번호는 일단 받지 않는 것이 좋다. 진짜 수사관이라면 문자로 전화를 요청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역번호가 있는 번호로 걸려온다면 받지말고 그 번호를 검색해 보거나 만약 받았다하더라도 다시 그 경찰서나 검찰청에 전화해서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우선 예방이 중요하고 만약 피해를 당했다면 피싱 종류별 피해에 따른 조치사항은 이전의 글들을 참조해보면 될 것이다. 


수사관 사칭 전화가 걸려오면 이런 점들을 주의해야 한다.  

첫째, 어떤 수사기관도 카톡으로 공문을 보내지 않는다는 점.

둘째, 어떤 수사기관도 어플을 깔도록 지시하지 않는다는 점.

셋째, 어떤 수사기관도 소액결제나 대출, 통장이체등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

마지막으로 어떤 수사기관도 조용한 곳에가서 전화를 받으라거나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말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점.


피싱범죄는 조금만 방심하면 우리 마음속을 비집고 들어온다. 돈과 관련된 일에는 한번더 챙겨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난 스미싱도 다시 보자(레트로 피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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