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 좋다
소설은 참 신비롭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이야기들은 마치 내가 그 현장에 있는 듯 만들어준다. 깊게 몰입하는 동안 나는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른 채로 이미 이야기 속 인물이 되어있다.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세상에도 내가 있다.
내가 죽는 날까지 계속해서 알아가고 싶다. 비록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이 존재들을 다 읽지도 못하고 눈을 감겠지만.
하나의 세상을 구축하고 이를 우리에게 열어주는 소설가들은 가히 그 세상의 신이다. 신이라는 말보다 더 멋진 말이 있을 수 있을까.
오늘도 나는, 나를 잠시 저기에 두고 이곳으로 빠져든다. 읽지 않으면 들어올 수 없는 차원으로.
소설 속 그들의 마음을 느낀다. 단순한 공감이 아니라 내 마음이다. 그 마음이 내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