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규민 Jan 26. 2024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아있으라.

230901

 나는 내 장래희망을 가슴속에 품어두기로 했다. 두 번의 수능 시험. 세상엔 똑똑하거나 끈기 있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고, 양 쪽 전부를 겸비한 사람 또한 상당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두 쪽 다 아니었지만, 운이 좋게도 ‘봉사활동 선생님'이 될 수 있었고, 그 시절의 경험은 여전히 내게 큰 위안을 주곤 한다.




 나는 '침묵은 곧 금이다.'라는 이야기를 종종 들으면서 자랐다. 대체적으로 동의한다. 돌발 상황에 우선 침묵하는 것이 생각 정리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확실히 있기도 하고,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대처를 나름대로 해보고, 이후에는 받아들이는 이 일련의 흐름이 곧 내 성격에 잘 맞았다. '내가 결국 조종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이다.'라는 말 처럼.



 멋지고, 훌륭한 사람들이 모여서 내 꿈을 대신 이루어 주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사람들이 행복하길 바랐다. 우리가 서로를 존중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바야흐로 황금의 정신을 갖게 된다. 나는 이러한 믿음이 있었고, 여전히 그렇다. 나와 함께 공부를 배워가던 아이들이 내게 가르쳐주었고, 많은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그랬을 것이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서로에게 의지하고 배워나가며 한층 성장할 것이다.


 교사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들은 침묵하게 되었다. 그렇게 끝이 났다. 나는 그 연유를 이해할 수도 없고,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는 사람도 아니다. 교사들은 교실에 있었고, 그들이 가장 오랜 시간 머물던 그 교실에서 우리에게 침묵을 고했다. 아이들과 함께, 숨을 쉬던 그 공간에서 숨이 끊어진 채로.


 침묵은 금이다. 그렇다고 한다. 세상에 완벽한 진리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이전글 S에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