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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D둔재 Jul 04. 2024

인생의 가장 크게 한 후회

내가 누구인지 몰랐던 죄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가? 질문하는 시간을 갖고 자신을 찾는 여행을 떠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소년도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그 시간도 잠시 다시 하루살이의 삶을 사는데 정신이 없었다. 마치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 없는 몸만 움직이는 장난감처럼 말이다. 인생의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흘러가지만 그 인생의 농도는 너무도 불공평하다. 소년은 늘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은 너무 큰 오만이었다. 하지 않아도 될 비교로 불공평이라는 핑계를 댔던 것이다.

 

나의 농도를 높일 방법이 뭘까?


소년은 그 방법을 모른 채 긴 시간을 보냈고, 세게 이야기하면 버렸다. 많은 시간이 흘러 현재 그 소년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알았음에 감사하다고 생각하며 스스로에게 이야기한다.


내가 누구인지 찾는 것.


결론은 참 간단했다.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것이고, 언제 어디서나 가능했던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년은 그렇지 못한 이유는 뭔지, 그동안 시간을 허투루 썼던 자신을 매우 싫어했다. 과거의 일이기에 후회를 남기기 싫었지만, 이 후회만큼은 안 할 수 없을 정도로 스스로에게 분노를 했다. 그래도 방법을 알았기에 자신을 한탄하는 시간을 뒤로 한채 자신이 누구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다양한 책도 보고, 영상들도 보면서 공감되는 부분들은 기록까지 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기록한 내용은 어마어마한데... 아직도 왜 이렇게 "그래! 나는 누구야!"라는 딱 이거야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없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왜지?... 분명 찾았고, 그대로 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변화가 왜 없는 것 같고, 그 속도는 달팽이냐?" 스스로를 향한 질타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더 늦저지면 안되기에 계속 열심히 찾아보고 공부하고, 자신을 탐구하는데 많은 투자를 했다. 그 결과는... 원치 않은 결과이고, 그 변화는 깻잎 한 장의 두께만큼 미미했다. 자신을 찾기 위한 노력의 성적이 너무 저조했던 것이다. 스스로에게 실망도 하고, 기댈 곳도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자기 자신을 잃어간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너무 슬픈 현실이다.... 누구나 겪는 일인지 모르겠지만, 소년은 시간이 괴로웠다. 여전히 괴롭다.

그러던 중 유명한 배우의 말이 짤로 돌아보았다. 그 배우는 손선구이고, 그가 유퀴즈에 나왔고, 스스로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내 자아를 찾는데 엄청난 시간을 들였던 것 같아요. 일단 나는 나부터 찾아야겠다.라고 생각을 했던 게 이게 내가 누군지를 알아야 뭘 해도 할 텐데 철학 서적도 뒤져가면서 그때는 이제 불안하잖아요. 지금 이거 할 시간이 아니고 나도 오디션도 봐야 되고 뭐도 해야 하고 근데 그 이전에 난 이거부터 해결해야 돼. 야! 괜찮아 그렇게 그거 먼저 해도 돼. 그거 원래 한 10년 걸리는 거니까. 너무 조급해하지 마. 그게 해결이 되면? 나머지는 와! 늦게 가도 괜찮아 원래 늦게 돼도 오래갈 수는 있어 네가 빨리 돼가지고 조금 하고 끝나는 것보다 걸리더라도 그게 되면 괜찮다 근데 그런 노력을 했다는 게 지금 생각하면 기특해요.
tvn 유퀴즈 배우 손석구 편

손석구 배우의 이야기를 한 번 읽고, 또 읽고, 또 읽고를 반복하면서 소년도 무언가를 깨닫게 되었다. 왜 똑같이 자신을 찾는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바뀌지 않았고, 결국은 자기 자시을 잃어가는 자신을 바라봐야 했는지 말이다. 그리고 자신을 바닥 끝까지 파고들어 가게 했는지.


간절함


소년에게는 '간절함'이 부족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간절함'의 감정을 잊어버렸다고 말하는 게 맞을 수도 있겠다. 소년의 과거 시절들을 보면 간절히 원하는 것들이 분명히 있었고, 그것을 위해 행동을 했지만 얻지 못했던 결과들이 많았었다. 그래서 단순히 '지금, 이 순간'만을 위한 삶을 지내왔던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또 문제점이 소년의 머리에 번쩍였다. 그것은 '목표를 향한' 지금, 이 순간만을 위한 삶이 아니었다는 것을. 그리고 또 하나! '인생은 내가 뜻하는 대로 되지 않아, 그러니까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도둑놈의 마음. 소년이 바뀔 수 없었던 이유를 다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변화하는 게 달팽이 속도였고, 미미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결국에는 자신이 지키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잃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소년은 하나씩 쓰기 시작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장점, 단점부터 정말 하고 싶은 것, 그리고 싫어하는 것, 좋아하는 것, 지키고 싶은 것은 또 무엇인지 까지 막힘없이 써 내려갔다. 쓰면서 보니 양이 생각보다 방대했다. 정말 아이러니했다. 꽤 많이 아는 것 같은데 왜 변화를 꿈꾸기만 했는지. 그때, 그는 확신했다.


간절함이 전혀 없었구나.
원하는 바가 있고, 지키고 싶은 게 있다면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하는데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안일함에 절여 저 있었구나.


그래서 소년은 지키고 싶은 것을 지킬 방법, 원하는 바를 이룰 방법 알고 있었음에도 변화가 미미했기에 방법을 모른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괴롭게 했고, 불안하게 하고 결국은 자신을 잃어가는 상황까지 갔을지 모른다. 그래서 결국 '간절함'의 의미와 느낌을 잃어버린 걸지도. 그가 빠르게 변화하고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뿌듯할 방법은 정해져 있다.

1. 원하는 바를 떠올리고 그것을 위해 해야 할 일을 그냥 한다.
2. 지키고 싶은 것을 떠올리고 지키기 위해 할 일을 그냥 한다.
3. 간절함이 체감되지 않는다면 마음속으로 그냥 계속 외친다. '간절하다고'


소년이여, 해야 할 것을 그냥 해.
그리고 간절하다고 외쳐라.

소년이여, 이미 너는 답을 알고 있을지도 몰라. 근데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이 안 되는 거라면 그냥 해봐라. 해야 하는 일이라면 그냥 해봐. 일단 해보는 거야. 네가 바라는 것, 지키고 싶은 것을 위한 것이라면 그냥 해보는 거야. 그리고 그때마다 그 끝을 바라며 '간절함'을 외쳐. 소리도 쳐보고 마음속으로 계속 외쳐봐. 변화가 찾아오고 그때 가서 너의 그 '간절함'의 농도가 줄어들면 그때, 큰 벌을 받아도 아무 말하지 말고. 그 정도로 '간절함'을 외쳐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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