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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D둔재 Jul 02. 2024

애어른이 되다.

소년은 소년이 되고 싶었는데...

소년은 노부부의 늦둥이, 외동아들로 금지옥엽처럼 자랐다. 그렇다 보니 펼쳐지는 세상은 너무도 어려웠다. 예스러움으로 가득 차 있었고 이게 당연한 세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또래 친구들을 만나보면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그런 친구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경이 어른들과 보내는 시간들로 많았다. 그래서 알게 모르게 외로움이 있었다. 그래서 '형제가 있었다면'이라는 말로 구시렁구시렁 하는 시간이 꽤 많았다. 마음속으로 되뇌던 시간은 더 많았던 것이 그런 이유였을지도 모른다. 그런 와중에 소년에게 부부는 이야기를 보탰다. "형, 누나들과 지내야 배울 게 있다"라고. 보통 어른들이 하시는 옛말이고 일리 있는 말이었다. 하지만 꼭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닌데 말이다. 세상을 잘 모르던 소년은 오롯이 자신의 편이던 부부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고 그래서 자신보다 동생들, 또래들보다 연상과 보내려는 시간을 많이 만들었을지 모르겠다.

출처 : https://blog.naver.com/gmkdh/222067875194?photoView=23

결국 소년은 어른들의 세계에서 많은 걸 듣고 배우며 소위 그 나이에 몰라도 된다는 것들을 견문하게 되었다. 사람 사는 이야기, 죽음 이야기, 돈 버는 이야기, 삶을 현명하게 사는 이야기 등. 대부분이 성인이 될 즈음에 듣게 되거나 하는 이야기들이다. 또래 친구들이라면 하지 않았을 이야기들 말이다. 어안이 벙벙했을 것이다. 이해가 되지 않았을 것이고, 무슨 말인가 싶기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주워듣고, 하루 이틀 지나면 까먹는 루틴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듣고는 '아~ 그렇구나, 그런 거구나' 납득을 하고 있는 자신을 수도 없이 봤을지 모른다.

그는 늦게 나온 자신을 탓하기도 했고, 늦게 낳은 부부를 한 번쯤은 탓했다. 바뀌지 않을 일이지만 그래도 그랬다. 마냥 좋지만은 않았으니까.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왔고, 그렇게 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출처: https://tv.zum.com/play/1201790
소년의 모습이 딱 조세호 님과 같았을 것이다.

어른의 세상을 알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소년은 자신에게 맞는 세상을 찾고 싶었지만 혼자서는 너무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그의 주위 환경이 어쩔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극복해보려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친구들도 각자만의 스케줄이 있었기에 소년은 혼자 또는 어른과의 시간이 당연했고, 빈도수가 많을 수밖에 없는 곳에 놓였던 것이다. 그 소년이 그렇게 외롭지만 외롭지 않은 척, 약하지만 강한 척하며 탓으로 돌리기도 하며 지내고 정말 어른에 가까운 나이가 되었을 때, 그제야 알게 되었다. 정말 자신을 너무 그곳에 방치했다는 것을. 후회할 정도로 말이다.


정말 그 세상을 벗어나고 싶었다면,
어떻게 서든 방법을 찾았어야 하고,
척하지 말고 그 나이에 '너'다움을
보여줬어야 했던 거야. 그런데 어땠어?

그러지 못했다. 소년은...

그걸 후회하고 있다.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보고 애어른에 이르기 전에 뭐라도 해볼걸!이라는 후회 말이다. 누구나 그런 줄 알고 애어른이라는 말을 듣는 게 당연한 줄 알았고, 그 애어른이라는 말로 그는 마치 어른에 근접한 행동을 취해야 하는 줄 알았다. 애처럼 보이는 행동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그러지 말아야 하는 줄 말이다.


소년은 그냥 '소년답게'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세상에 보여줬으면 됐는데.

척, 탓하며 오히려 자신을 괴롭히고, 부담감을 안고, 뭐든지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지냈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세상을 보면 어른이라고 다 잘하는 게 아닌데 말이다. 왜 소년은 그런 생각들로 스스로를 힘들게 했는지... 슬프다...

 주위의 이목에 집중되어 스스로를 감출 필요가 없었는데 그럼 그 당시의 소년은 어떻게 대처했어야 했을지 어른이 된 시점에 돌이켜 본다. 어떻게 했으면 그 당시 소년이 '소년답다'를 외칠 수 있었을지.

1. 마음의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펼쳐봤으면 좋았겠다.
2. '척' 하지 않았어야 했다.(안 되는 걸 되게 하려고 얼마나 많이 애썼을까...)
3. '탓' 하느라 주위를 많이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았어야 했다.

이 3가지만 하지 않았어도 충분히 '소년다움'이 '애어른'으로 이르는데 속도가 더디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정답은 아니지만 그 당시 소년의 마음을 헤아려 보면 이 3가지면 충분하다. 넓은 우주에 지구라는 행성은 극히 일부에 속하고, 그 지구의 소년이라는 존재는 더 티끌 같은 존재인데 자신이 모든 세상이라는 생각을 하느라 뭐가 되어야만 하는 것 같은 생각으로 지낸 그 시간들을 많이 아쉽게 생각할 것이다. 그걸 후회하고 있을 것이다.


자신이 자신답게, 주위에 시선과 이야기보다
그냥 '나다움'으로 살아갔으면 되었을 것이다.
그것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이었는데 말이다.  
행복은 거기에서 시작된다는 걸 빨리 알아야 했는데.
'척' '탓'은 부정적이니까 그러지 말고.

소년이여, 그걸 이제야 깨달았니? 음... 아주 빠르군. 전혀 늦지 않았다. 세상에서 지혜를 얻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감사한 이이야. 시간이 중요한 게 아니야. 보통 자신을 찾는 여정은 10년이라고 하잖아. 하나씩 자신다움을 찾아간다는 것은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니까. 염려치 말고 지금처럼 발전하는 생각과 마음으로 세상에서 버티면 되는 거야. 그러려면 과거의 후회는 지금처럼 글로 쓰고 날려버려. 이 글이 어쩌면 너의 반성문이자 깨달음장이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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