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아이들이 뛰놀며 배우는 순간

보물찾기 속 특별한 하루

by Aunty Bo

아이들과 함께 생활했던 말레이시아의 하우스 단지에서는 가끔씩 예상치 못한 즐거운 일이 생겼다. 어느 날, 디베이트 수업을 맡고 계신 선생님께서 단지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활동을 준비해 주셨다.


단지 아이들을 위한 이벤트, ‘트레저 헌트 게임(Treasure Hunt Game)‘이었다. 커뮤니티 단톡에 보물찾기 게임에 대한 내용이 올라왔다. 단지 안에 거주하는 아이들 중 참여하고 싶으면 단톡에 답변을 달아 참여신청을 하면 됐다.


어렴풋이 어렸을 적 소풍때 했던 보물찾기 게임이 떠올랐다. 그때 보물을 하나도 찾지 못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엔 꼭 찾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아이들과 함께 신청을 했다.


이벤트 당일, 단지 전체가 하나의 모험 공간이 되었다. 아이들은 서너 명씩 팀을 이루어, 단지 곳곳에 숨겨진 힌트를 따라 보물을 찾아 나섰다. 각 장소에는 소소한 문제와 함께 작은 보물들이 숨겨져 있었고, 문제를 풀어야만 다음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구조였다.


아이들의 흥미와 재미를 돋우기 위해 보물이 단 한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장소에 분산되어 있었다. 어떤 곳에서는 문제를 풀면 바로 작은 보물을 얻을 수 있어, 아이들이 계속해서 성취감도 느끼며 즐겁게 참여할 수 있었다.


선생님께서 준비를 정말 많이 한 것이 느껴졌다. 20여 곳 넘는 곳에 단서가 숨어 있었고, 각자 단서를 해결하면 그에 따른 작은 보물이 또 숨어있었다. 이 보물찾기 게임을 준비하려 그 전날과 이벤트 당일 아침까지 선생님께서는 남편과 함께 단서를 매달고 보물을 숨겨놓으셨다고 했다.


디베이트 선생님은 단지 안의 조경수와 구조물을 잘 활용해 아이들이 마치 모험을 떠나는 탐험가처럼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해 주셨다. 놀이터, 나무 뒤, 벤치 아래 등 단지 곳곳이 아이들에겐 하나의 단서가 될 수 있었다. 이곳저곳을 누비며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다른 팀 아이들과도 의견을 주고받았다.


그냥 단순히 놀이라고 생각했던 보물찾기 게임이 즐겁게 협동, 추리, 그리고 문제 해결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안에는 생각하고 함께 움직이는 힘이 있었다. 자기만 보물을 찾겠다는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해 서로 도우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아이들에게서 엿볼 수 있었다. 아이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자연스럽게 보물 찾는 것에 몰두했다.


참여했던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소소하지만 특별한 경험이 되었다.

.



keyword
이전 20화말레이시아 클라이밍, 스케이트보드 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