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안돼. - 4050을 사로잡자.
내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다는(며칠 전에 퇴사함 ㅎㅎ) 걸 아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적기 편하게(!) 오늘도 편의점 이야기로 시작해보겠다.
국내 편의점 업계의 양대산맥인 CU와 GS25의 주 소비층이 2030세대에서 40대로 옮겨가고 있다고 한다.
40대는 2023년에 처음으로 국내 양대 편의점에서 연령대별 매출 비중 1위에 올랐다.
9일 BGF 리테일의 발표에 따르면 2023년 CU의 전체 매출에서 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8.4%로 30대(28.2%)와 20대(25.4%)를 뛰어넘었다. CU에서 40대가 연령대별 매출액 1위를 차지한 것은 작년이 처음이라고 한다.
줄곧 연령대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던 20대가 작년에 3위로 떨어졌다.
경쟁업체인 GS25에서는 이러한 변화의 조짐이 빠르게 일어났다고 한다. GS25에서는 21년 연령대별 매출에서 40대가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고 한다. 2위 세대와의 차이는 21년 1.2%, 22년 3.4%, 23년 4.3%로 계속 벌어지고 잇다고 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인구 구성비 때문은 아니다.
지난해 한국 인구에서 40대의 구성비는 15.4%로 2018년(16.4%)과 비교해 1% 줄었다.
또다른 주 고객층인 20대와 30대 역시 같은 기간 1% 정도씩 줄어 눈에 띄는 차이는 없다.
가장 큰 것은 대형마트로 향하던 40대를 편의점이 일부 흡수한 것이 크다. 가족형 소비를 주로 하는 40대는 코로나 이전 대형마트에 자주 방문하였다. 하지만, 코로나 19이후 e커머스가 대형마트 자리를 대체하고 있으며, 온라인에서 사기 힘든 주류와 소량의 제품을 손쉽게 사기 위해 편의점을 찾는 40대가 늘고 있다는 의미이다.
또한, 최근 편의점 업계에서 주류와 신선식품 제품군을 대폭 늘리며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다.
40대는 2030대에 비해 구매력이 커 1인당 평균 구매 단가도 높다. 대표적인 것이 고가의 위스키이다.
CU의 위스키 매출에서 4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30.6%로 모든 세대 중 가장 컸다. 이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고가인 고연산 위스키의 매출에선 무려 35.4%나 됐다.
이에, 편의점 업계에서는 40대를 겨냥한 새로운 상품 개발 및 마케팅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 연령대별 선호 상품군의 제품을 늘리는 것이 대표적이다.
김형준 BGF 리테일 빅데이터 팀장은"40대의 생애주기와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상품과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편의점의 예시만 살짝 보아도, 40대가 여러 산업에서 새로운 타겟으로 떠오르고 있다. 젊게 살 것이라는 이들의 가치관의 변화에 큰 구매력이 더해져 이제 이들은 반드시 확보해야 할 시장이 되었다.
현재 중년 인구들은 가족 경제를 이끌던 주체에서 '자기다움'을 실천하고자 하는 소비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 놀랄만큼 신기한 유행을 이끌던 X세대가 중년에 합류했다. 나이만 먹었을 뿐 MZ세대와 잘파 세대를 뛰어넘을 수 있는 세대가 있다. 이들은 사회를 굴러가게끔 하는 톱니바퀴가 되는 것을 부정하며 '자기다움'과 '자아실현'을 위해 행동한다.
하지만, 이러한 매력적이게만 보이는 중년시장도 처음부터 트렌드는 아니었다.
실버시장의 반면교사처럼 미래불안, 자산부족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중년세대는 이와 달랐다.
노년과 다른 강력한 구매력과 X세대로 대표되는 적극적이며 활발한 마인드가 중년 마케팅을 트렌드로 만들었다. 이제 이들은 명확한 '메가 트렌드'이다.
그렇게 나타나게 된 신조어가 바로 '에이지리스(Ageless)'이다.
Ageless라는 단어에서 보이듯 연령대를 초월한 일종의 컨셉이자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새로운 소비 계층을 의미한다. 2020년부터 죽목을 받기 시작한 개념으로, 연령대별 인기 품목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며 소핑계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Ageless는 요즘 액티브 시니어, 오팔(OPAL - Old People with Active Life)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며 새로운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고, 최신 전자기기 구매에 거리낌이 없고, 과감한 패션에도 거부감이 없다.
지난 몇 년 동안 트로트를 중심으로 어린 세대들의 특징이라 여겨진 '덕질'문화가 중장년층으로 확대된 것 역시 이러한 에이지리스의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에이지리스 마케팅의 방안으로 '크로스 타겟 마케팅'이 각광받고 있다. 주 타겟이 4050 중년 및 시니어층인 브랜드는 MZ세대를 겨냥해 젊은 감성을 한 스푼 더하며, 반대로 영 타겟 브랜드는 4060세대의 감수성을 더해 양 측 모두의 소비 심리를 잡는 마케팅 전략이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추어 기업들은 에이지리스 마케팅(크로스 타겟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식품 - #할미 입맛
22년 3월부터 홈플러스에서 판매 중인 막걸리, 설빙 인절미순희가 굉장한 인기를 보이고 있는데 2022년 기준 홈플러스 막걸리 중 매출, 판매량이 모두 1위라고 한다. 할미 아이스크림 대표 주자인 아맛나도 대세에 탑승해 더욱 할매스러운 신제품을 예고하였고, 출시 50주년을 맞아 잔칫집 떡을 모티브로 한 아맛나 앙상블을 한정판매했다고 한다.
이러한 식품은 고소하면서 달고 재료들도 자극적이지 않아 인기가 많았는데, 2021년 JAJU가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 1~10위 중 무려 9개가 전통간식이었던 만큼 인기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데엔 앞서 언급한 것 처럼 맛과 건강도 있겠지만, 복고 식품이 다시금 MZ세대의 주목을 받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년 시절부터 한류문화가 세계의 인기를 받는 모습을 보며 자랐기에 우리나라의 전통문화 또한 힙한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패션: #할미룩(=그래니룩)
할미룩은 보통 손으로 뜬 니트나 체크, 꽃무늬로 이루어진 펑퍼짐하고 편안한 실루엣의 옷을 의미. 그래니룩이라고도 함. 전반적으로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냄. 인스트그램에 #그래니룩을 검색하면 4.2만개의 게시물이 뜰 정도로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패션 스타일로 자리잡았다. 2022년 2월 현대백화점 블로그엔 힙함을 메인 키워드로 내걸며 그래니룩 추천템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러한 그래니룩이 등장한 배경은, 1970년대 소녀들이 자신들의 할머시 세대인 1920-1930년대 여성 패션을 즐긴 데서 유행되었다고 한다.
또, 이건 다음 브런치 스토리에서 작성할 글이긴 한데, 4050세대를 전문적으로 타게팅하여 성공을 거둔 패션앱이 있다. 어디인줄 아는가? 바로 '퀸잇'이다.
퀸잇에 대해선 다음 글에 자세히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