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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론스톤 Oct 09. 2024

인생은 00이다.

1타 강사 샤론스톤의 명강

샤론스톤 1타 강사: 얘들아. 오늘은 “인생은 00이다.”라는 주제로 수업을 해보려고 해.     

00 안에 뭐가 들어가면 좋을까?


희수:선생님.

샤론:응. 희수. 희수가 한번 해볼까?

희수:저는 “인생은 로또다.”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당첨되기 힘든 확률의 인생을 살아가니까요.

샤론:오.... 좋은데? 또 누가 해볼까?

태하:저는 “인생은 계란이다.”라고 생각합니다. 태어나기도 전에 깨트려서 프라이가 되거나 알에서 태어나더라도 닭이 되면 치킨이 되는 운명을 피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샤론:오~신선한데? 좋아.좋아.     

오~사실 별로 기대를 하지 않고 질문을 던진 건데 방금 너희들이 던진 것들이 대단한 통찰이 담겨 있는 말들이라서 정말 깜짝 놀랐어. 너희들이 인생에 대해서 정말 진지하고 깊은 고찰을 했다는 것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어. 희수가 말했듯 인생은 로또일 수도 있어. 뭔가 누구나 한 번쯤은 나의 인생에도 대박이 터지길 바라지.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아. 치열하지. 희수야. 아주 통찰력 있는 비유였어. 정말 멋진걸?

태하는 인생을 계란에 빗대었는데 그 이유가 너무 재미있어. 병아리로 태어나기도 힘든데 힘든 생존율을 뚫고 병아리로 태어나도 결국 치킨이 된대. 태하야. 정말 대단한 관찰력이야. 선생님은 너희들이 경이롭다. 내가 경이로운 제자들을 두었구나!

그래. 너희들의 신선한 비유에 비하면 선생님은 다소 좀 진부하고 묵직한 것에 빗대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는걸?      

오늘은 너희들과 함께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해.     

인생은 동전이다.

앞면에는 희극이

뒷면에는 비극이 찍혀 있지.

그런데 대부분 우리는 한쪽 면만 있는 줄 알아.

앞면이 나오면 뒷면에 비극이 있음을 잊어버리고

뒷면이 나오면 앞면에 희극이 있다는 걸 잊고 살아.

그래서 비극이 나오면 불행에 취해서 살고

희극이 나오면 영원히 행복한 일만 생길 것이라고 착각하지.

그러나 인생은 언제든 내 손에 달려 있지. 앞면을 뒷면으로 바꿀 수 있고

뒷면을 뒤집으면 앞면으로 바꿀 수도 있어.

이렇게 인생의 양면성을 깊이 관찰했다면

우리가 살면서 동전 앞면의 희극이 나왔을 때

지나친 행복감에 휩쓸리지 않고

또 동전 뒷면의 비극이 나왔을 때

지나친 슬픔에 휩쓸리지 않는 거지.

지금 네가 어떤 위기에 처해있든.

심지어 시한부 선고를 받은 말기암 환우든, 희귀 암 환우든

그건 그냥 동전 한 면의 일부 해프닝일 뿐이지.

뒷면을 뒤집으면 또 희극이 펼쳐지는 게 바로 인생의 묘미가 아니겠어?

그래. 투병이 얼마나 괴롭고 힘든지는 말로는 도저히 형용할 수 없을 거야.

그런데 그 고통의 시간을 뚫고 외로움이 고독으로 발효되는 순간부터 너를 둘러쌌던 두려움과

공포가 독성에서 약성으로 변하는 신비로운 순간을 체험하게 될 거야.

세상 가장 고요하고 평온한 나의 우주에 드디어 불시착하게 된 거지.

당장의 네가 고통스러울지는 몰라도 그걸 잘 발효시킬 수 있다면 우리의 인생은 더욱 풍요로워지지.

네가 암 선고를 받았다는 것은 축복이야.

그러니까 너무 동전의 한 면이 나왔다고 불행에 너무 지나치게 몰입할 필요 없어.

그냥 해프닝으로 넘기는 정도면 충분해.


ps. 위 글은 수필 아니고 희곡 또는 드라마 대본의 형태로 창작하여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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