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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속 과수원 48

유랑의 노래

by 주단

- 유랑의 노래


어디에선지 모를 가느단 바람이

내 마음에 불어오면

길가에 구르는 퇴색한 잎새처럼

나도 어디론가 길 떠나고 싶습니다.


어느 머언

자신조차 낯설어지는 외딴 그곳에

내 마음 내 사념 모두 털어버리고

나는 비인 주머니가 되어

그곳엔 아무것도 담지 않겠습니다.


두 귀퉁이엔 가벼운 날개 달고

바람 이끄는 대로

구름 가는 대로

가끔씩 비에 젖고

햇볕에 그을리며

구르고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겠습니다.


그러면

세상은 얼마나 넓은지

하늘은 얼마나 높은지

냇물은 왜 바다로 흘러드는지

가슴 깊이

헤아려 보겠지요.


어리석음으로 몸부림치는 세상사는

구름에 실어 보내고

귓전을 흔드는 아픈 한숨이

먼 기억 속으로 흩어질 때


나는

또 다른 그리움과 추억의 나라로

발걸음을 옮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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