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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단 Jun 15. 2024

법이 늙었다 31

복지의 기본 - 기본연금의 필요성

   - 복지의 기본 - 기본연금의 필요성


 안정적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은, 전혀 안정적이지 않은 또 다른 시간들로 반드시 연결되고야 만다.

 갑자기 주변환경이 바뀔 수도 있고, 자신이나 주변인들의 건강이 나빠질 수도 있으며,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천재지변이나 재해가 일어날 수도 있다.

 그것은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마주치고야 마는 삶의 필연적 요소인 듯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불안정한 미래를 조금이라도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며 살아간다.


 그와는 달리, 안정적 일상을 이루고는 있지만, 끊임없는 피로와 싸워야 할 수도 있다.

 남들은 행복할 거라고 부러워하는 상황이지만, 막상 자신은 부단한 힘듦과 지침에 찌들어, 매일 자신과의 투쟁 속에 살아가면서, 행복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것이다.


 결국 인간들은 늘 피곤하고 지쳐있거나, 자유롭지만 삶의 연명에 대한 불안감에 쌓여있거나의 이중적 기로에서 하나를 선택하거나 선택당하여 살아간다.

 그것은 잡아먹거나 잡아먹히거나의 이중적 기로에 서 있는 동물들의 세계와 별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그러다 어느 시점에 더 이상 생활에 끌려다니지 않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하루종일 침대 위에 굴러다니면서도 돈 걱정 안 해도 되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일하고 싶으면 일하고, 쉬고 싶으면 쉬고, 돈 때문에 해야 하는 일 말고, 자신이 하고픈 일을 찾아 하면서 일상도 안정적일 수 있는 상태 말이다.

 이 경지에 이르는 것이 대부분 인간들의 궁극적 희망일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희망하는 이 궁극적 행복의 상태를, 사회가 시스템으로 이루어줄 수 있는 상태가 이상적 사회일 것이다.


 인터넷과 휴대폰의 개인적 소유로, 정보와 지식의 홍수 속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은 예전보다 훨씬 커졌다.

 다만 실제로 그 일을 하게 되는 데에는, 그만한 실력을 갖출 때까지의 시간과 노력에 드는 재원이 뒷받침이 되느냐에 달려 있다.


 즉,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생활할 돈이 필요하다. 그래야 하고 싶은 일도 할 수 있고, 각 개인이 스스로의 능력을 개발하고 키워나갈 수 있다.

 그 돈은 사회가 마련해 주고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체계가 마련되어있지 않다면, 이 사회는, 원래 가진 자만이 능력자가 되는 불공평을 낳고, 그 공평하지 못한 구조가 진정한 능력자를 도태시키는 악순환의 고리 속으로 점점 빠져들게 된다.

 그런 맥락에서 복지체제에서 필연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은 바로 기초연금체계라고 생각한다.


 여기서의 기본연금은, 노령연금이나 장애연금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연금은 노인들이나 장애인들만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살아있는 한 기본적으로 연명할 생활비가 필요하고, 그것이 충족되어야만 비로소 꿈이 생기고, 하고 싶은 일도 생긴다.

 그래야 단지 입에 풀칠하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고 즐길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삶의 여유를 단지 부자들이나 부자 부모를 가진 사람들만 누리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살아 있다면 누구나 기본적 연금을 받을 수 있어야 하고, 그래서 기본적인 생활수준을 맞추어 놓은 상태에서 공부를 하든 경쟁을 하든 해야, 사회가 공평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연금은 무조건 공짜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일정 시간 일을 하여 세금을 일정액 이상 납부하거나, 일정 시간 공부를 해서 학업성적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거나, 병가 중이거나, 육아 중이거나, 병구완 중이거나, 나이가 어리거나 등등의 경우에만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밤낮으로 놀고먹기만 하면서 남아도는 에너지를, 연약해 뵈는 여자들이나 아이들을 상대로 한 성폭행으로 해소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면서, 무조건적인 안정된 삶의 위험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는 계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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