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에 글 올리기
최근 좀 아쉽다 싶은 일이 있다. 바로 블로그에 글 쓰기이다.
처음에는 블로그에 글을 4일만 올리면 햄버거 하나 주겠다 해서, 블로그를 만들었고, 그렇다고 바로 글쓰기는 안 내켜서, 좀 지켜보았다.
그러다가, 수학을 배우는 수험생들이, 시험 직전에 휴대폰으로 간편하게 보기 좋도록, 공식정리를 해 두면 유용하겠다 싶어, 수능수학 공식을 알기 쉽고 보기 편하게 정리하는 글을 써서 올리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4일을 채우고 그만둘 요량이었는데, 거기서 3일만 더 채우면, 치킨을 줄 수도 있단다. 그래서 더 쓰고 올리기를 하여 7일을 채웠다.
그러다 보니 매일 글을 써서 올리지 않으면 안 될 듯한 의무감이 생겼다.
그래서 햄버거, 치킨과는 상관없이, 거의 습관처럼 글을 써서 올렸는데, 이 일이 생, 날, 중노동인 거다.
알다시피 수학 공식 정리하는 일은, 일반적인 글을 쓰는 것보다 10 배는 힘들다.
우선은 수식을 상대해야 하므로, 특수문자를 골라 써야 하고, 그래프를 그려야 하니, 일러나 코렐 같은 그림작업과 편집작업도 필요하다.
다행히 내가 배워둔 바가 있어, 아는 분야이다 보니, 그래프며 그림작업과 함께 계속 가능하긴 하였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글을 써서 모은 다음, 책을 만들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사실 이런 종류의 책을 만들려는 생각은 예전부터 하고 있었지만, 행동에 나서지 않고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 이렇게 억지로라도 글 쓰기를 하게 되어 마침 잘됐다 싶기도 하였다.
열심히 해봐야지 싶었다.
그렇게 글도 부지런히 작업해서 올리고, 다른 블로거들의 글도 열심히 찾아 읽으며, 조회수 올리는 일도 하였다.
그러다 발견하게 된 게 있었다. 정확히 일치하는 글을 두 블로거가 올린 것이다.
처음에는 같은 사람인가 했었다. 그러다 조금 다른 글이겠지 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제목까지 똑같은 정확히 일치하는 글인데, 그 글을 올린 사람들은 전혀 다른 블로거들이었다.
이럴 리가 없는데. 이건 분명 불법이고, 인터넷 알고리즘이 이걸 그냥 둘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러지 않아도 나는 내 글을 올릴 때, 힘들게 작성한 내 글을 누군가 고의로 복사하여 일부수정해서 다시 올리는 일을 방지하기 위하여, 전체 글을 그림으로 변환하여 올리고 있었다.
내가 법학도 전공하였으므로, 관련 법에 대해 조금 언급해 보자면, 글은 작가가 써서 공표하는 순간부터, 굳이 저작권 등록을 하지 않아도, 그 글을 최초로 공표한 작가에게 저작권이 인정된다.
그러나 저작권 등록을 하지 않은 글에 대한 권리주장의 의사표시는 재판으로 해야 하므로, 그 글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려면, 돈 쓰고 시간 쓰고 마음 쓰고 증거증명을 위한 노력까지 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블로그 회사에서, 인터넷 알고리즘으로 하여금, 이런 글들을 걸러내어 제재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도 이 블로그 회사는 이 알고리즘의 기능이 좀 미약하지 않은가 싶다. 아니면 아마도 블로그 활성화를 위해 좀 두고 지켜보는 것인지도 모른다.
요즘에는 chat gpt가 기존의 글들을 수정 조합하여 전혀 새로운 글들을 자동으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내가 그림형식으로 글을 올렸던 것도, ai가 함부로 내 글을 수정조합하지 못하게 하려 한 것도 있었다.
사실 우리가 쓰는 글들도, 우리가 예전에 읽고 습득한 글과 지식에서 나온 것이니, chat gpt가 하고 있는 일이 우리가 하는 일과 전혀 다르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컴퓨터가 워낙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작업하므로, chat gpt로 작성된 글에 대해 저작권에 관한 권리주장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본 그 글들처럼 완전히 일치하는 글들은 분명 문제가 될 소지가 있었다.
그리고 복사 붙이기 하기에는 내가 올린 그림만큼 간편한 것도 없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더 이상 그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않기로 결심했다.
차라리 내 글들을 혼자서 끝까지 작성하여 전자책을 만들어,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급하자 싶었다.
또 모른다. 타인의 글 복사 붙이기에 대한 알고리즘의 제재가 좀 더 강화된다면, 다시 글을 올리게 될지도.
하지만 지금의 상태로는 아니다 싶다. 그래서 그냥 홀로 외로이 쓸쓸히 글을 작성하고 있다.
통째로 복사 붙이기 당하기에는, 글 작성을 위한 내 노력들이 내 시간들이 너무 아깝고, 만약의 경우에, 이에 대한 권리주장을 하기에는 입력값에 비해 출력값이 너무 적지 않은가.
수많은 블로거들이 이 위험성을 끌어안고 블로그에 열심히 글을 올리고 있음을 보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블로그 글도 결국 개인의 자산인데, 사회적 시스템이 너무 소홀히 대하고 있지 않은가 싶다.
사실 그림에 있는 문자도 편집가능한 문자로 읽어주는 프로그램도 있고, 리눅스나 안드로이드, 오픈 ai 같은 오픈리소스 프로그램도 산재하는 이 시대에, 글 몇 줄의 값어치를 따지기에는 너무 우물 안 개구리 같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개인의 정보와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철저한 암호시스템을 도입하여, 그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세계 휴대폰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는 아이폰을 보면, 정보공개가 그리 마냥 만인의 이치는 아닌 듯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