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점
- 약점
사람들에게는 때로 자신의 약점을 가리기 위해 타인의 약점을 이용하려 드는 비열한 면이 있다.
타인의 약점을 들추어냄으로써 자신의 약점이 거론되는 일을 피하고, 나보다 못한 누군가가 있다는 식으로, 스스로의 열등의식을 감추려는 행위는, 그만큼 자신에게 취약한 부분이 내재하고 있음을 말해줄 뿐이다.
자신의 약한 부분을 방어하려는 동물적이고 반사적인 본능인 걸까.
타인의 약점 뒤로 자신의 약점을 숨기려 애쓰는 모습보다는, 스스로의 결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수정하려 노력하거나, 그 상태에서 약점을 긍정적으로 극복하려 애쓰는 모습이, 훨씬 가치 있고 아름다워 보인다.
좀 더 솔직한 자신을 열어 보일 수 있다는 것은, 강한 자아를 가지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만큼 스스로에 대해 자신 있고, 떳떳하게 살고 있다는 증거이고, 못났건 잘났건 자신을 긍정할 수 있는 자세가 갖춰져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자신감 넘치는 사람은, 그 누구도 그 약점조차 함부로 침범하고 비웃기 어렵고, 그에 앞서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그러나 그 누구도 드러낼 용기가 없었던 점을 당당히 드러냄으로써, 타인에게 공감과 호감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또한 자신감이 넘친다는 것은, 삶의 슬픔과 고뇌 속에 깃든 진실을 깨닫고, 자신의 슬픔과 고뇌를 스스로의 의지대로 조종하고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 같다.
약점도 슬픔도 고뇌도 모두 삶이 담고 있는 진실이다. 인간의 삶 자체가 그렇게 아름답고 도의적이고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그 본연으로써 충분한 진실이고, 이유이다.
모두가 무언가를 위해서, 무언가를 이룩하기 위한 대단한 사명감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서적 만족과 삶의 기본적 욕구의 충족이라는 안정감을 위해, 삶을 이끌어 나아가려는 노력이 있으면 그로써 족하다.
인간이 냉정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싫다.
서로 사랑하고 이해할 뿐, 비교하고 측정하고 타인의 약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서로가 맺어진 관계에 있다면 좀 더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정과 기쁨을 나누며 사는 일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누구건 완벽한 인간으로만 존재할 수는 없는 일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