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단 Dec 07. 2024

내 마음속 과수원 11

가을의 한 구절

  -가을의 한 구절


 뜨거운 여름 한낮을 가름하던 태양의 열기를

 모두 마셔버리기라도 한 듯


 차가운 대기의 감촉에서

 순환하는 계절의 성숙을 읽었습니다.


 물결처럼 맑고 푸른 하늘과

 한 여름의 온 정열로 키워진

 마른 잎 사이의 탐스런 열매들


 스러져가는 염원을 향해 발돋움하는 낙엽


 잉태의 아픔과 불타버린 여름의 고뇌에서

 계절 사이에 숨겨진 자연의 조화를 깨달았습니다.


 신이 자연에 부여한 의미는

 완벽한 질서와 조화보다는

 어리석음과 부조화를 아우르는

 과거와 현재를 마무리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승화의 기쁨이었습니다.


 한정된 공간과 초월할 수 없는 시간이라는 이념에

 잃어가는 꿈을 부지하기 위해

 파괴를 맞이하는 순환의 고통 속에

 참된 의미를 느꼈습니다.


 진실의 기치를 지키기 위해

 허위를 불사르고 스스로를 희생하는 자연의 고뇌에서

 생의 참된 가치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시작과 희망의 새 날을 위해

 모든 위선을 내던진 마른 나뭇가지와,

 탄생을 위한 무성한 잡초들의 시들음을

 가슴 깊이 사랑하고 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