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포옹 후 잠 깨기 위해 핸드폰을 켰다. 밤새 울린 알람을 확인하고 스케쥴러 보며 해야 할 일을 확인했다.
오늘은 남편이 먼저 나가는 날. 남편 도시락 챙기며 문 앞까지 배웅한다. 다시 누울까 고민하다 어제 마신 맥주가 떠올라 운동을 결심했다. 운동 끝나니 미뤄둔 집안일이 눈에 보인다. 오랜만에 혼자인 아침인데 왜 쉴 수 없냐며 살짝 투덜거리고 청소기와 세탁기를 돌렸다.
부지런히 움직인 보상으로 좋아하는 빵에 밤잼, 계란과 치즈까지 더해 맛있는 아침을 먹었다. 식사 마무리 될 때 울리는 세탁기 소리, 작은 한숨과 함께 일어나 남은 집안일 정리 후오후출근 준비를 시작했다.
2014. 5. 24
엄마 이야길 쓰고 나니 남편에 대해 쓰고 싶었다. 불안으로 힘들었던 나를 보살펴 준 남편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을 쓰려했는데, 쓰다 보니 길어져 3편째다. 아마 이 글을 끝으로 남편 이야긴 마무리될 것 같다.
나의 2012년은 엄마로부터 도망쳤지만 돈이 없어 힘든 해였다. 그런데 쓰고 나니 '좋은 사람 만나 많이 웃고 추억한 한 해'로 바뀌었다. 남편과 함께한 시간을 회상하며 깨달았다. 내가 아주 큰 사랑을 받고 있단 걸. 그래서일까, 최근 남과 비교하며 나를 괴롭혔던 열등감이 사라졌다.
연애부터 결혼까지 12년이 지났지만 한결같이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 나의 행복이 세상 1순위라 말하고 예쁜 옷 보면 나부터 챙기는 사람. 내가 어떤 길을 선택해도 응원해 주는 사람. 내가 할머니가 되어도 예쁘다 해 줄 사람. 남편과 함께라면 어디에 있든 웃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