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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립스틱 짙게 바르고 Jun 02. 2024

46. 사람과 사람이 팽팽하게 대립할 때

- 보기싫은 사람을 보는 것을 잘 견디는 사람이 승.


직장 다니면서 제일 오래 기억에 남는 사람은

뭐니 뭐니 해도 내가 싫어했던 사람이다.

시간이 흘렀어도 인상과 이름이 금방 떠오른다.


어떤 이유로 미워했든, 역겨웠든

기억은 배반하지 않는다.

예컨대, 내가 신입사원이던 시절

사무실에 앉아 일만 하려고 들면 어김없이 대걸레질을 하겠다고 의자를 건드리는 사람이 있었다.

그 때 내 머릿속에 든 생각은

‘아니, 청소하려고 직장 나왔나?’ 였는데,


세월이 지나서 나도 간혹 일어나서 자리 청소를 하게 됐다. 다만 사람이 없을 때에 한한다. 그 때 이니셜이 ‘ㅅㅈㅇ’이었던 그가 정확히 떠오르는 것이다.


언제나 사람이 사람을 힘들게 하고

나랑 맞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 멀리서 머리 모양만 보여도 ’안 좋은 타이밍이네’ 싶어서 마음 무거워지게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또 사람이 다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다 나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의 파급력’,

사람이 좋고싫음으로 인해 내 생활에 지장이 초래될 확률을 떨어뜨릴 것인지

나만큼 많이 생각해 본 사람이 어딘가에 또 있으실 것 같아 생각점을 나눠 보려 한다.





사람 싫은 것은 어쩔 수 없더라?



사람 싫은 것은 바뀌질 않는다. 1번.

첫인상은 첫인상일 뿐, 친해지면 달리 보인다. 2번.

1번과 2번, 어느 쪽이신지?


‘1번이었는데 2번이네.’ 했던 적도 있고

2번이었는데 1번으로 넘어가기도 하면서

파도타기를 해 왔다는 것이 솔직한 내 생각이다.


하지만 내겐, 과장이나 송 과장처럼

이건 반반(5:5)이다.’ 라고 짐작했더니

결국 2번의 희망을 저버리고

1번으로 낙찰된 케이스도 흔치 않았다.


그들에게 나도 그랬을 수 있다.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카피하고 닮게 되니까

‘나도 그가 싫었어.’ ‘처음부터 별로였어.’라 생각하면

억울한 일이 생겨도 밑바닥까지 억울하진 않다.


나를 달리 봐 달라 호소하는 일이 쉽게 달성되면
세상을 바꾸는 일도 덩달아 쉬워질 것이었다.

왜냐 하면 나만 마음을 열고

대승적으로 화해해 보자 다가가도

그가 거절할 확률은 김/이/박씨를 과장으로 만날 확률만큼 높고, 자칫 호구가 될 수 있어

성사를 바랄 수 없기 때문이다.


잘 풀릴 수 있는 일도 사람 때문에 꼬이고

쉽게 해 나갈 일도 감정이 개입해서 스톱이 걸린다.


세상 살아가면서 사람에게 닿은 상처를 각자의 애완동물에게 위안받는 사람들이 간간이 있는 것을 보면,

믿었다가, 혹은 같이 가려고 했다가

중상모략을 당하고 ‘한 입으로 두 말 하기’ 신공에 찍히고, 순간적인 인간 돌격대가 되어 달라들면

다 싫어질 수 있다. 회의가 몰려온다.


‘한 번 그랬는데 또 안 그러겠어?’라고 해서

차후의 대인관계에서

자기 혼자 추락하는 맨홀 속에 갇힐 수 있다.


어떤 분들은 그래서

직장 내에서 사람을 사귀려고 하지도 않는다.


자칫 잘못 사귀었다간, 엮였다가는

조기에 이직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억울하면 출세하라고 했다



결국 매일 얼굴을 대하는 직장 내 사람 관계

성패를 가른다.

아예 능력이나 배경이, 혹은 그 둘 다가 탁월하든지,

아니면 적이 없을 만큼 완벽한 자기 관리를 할 때

성공률이 높다. 그런데 우리 모두는 그렇게까지 완벽하지가 않다.


설령 그런 케이스에 내가 해당한다고 쳐 보자.

‘나’라고 싫은 사람이 없겠는가?

아니다. 그건 불가능에 가깝다.

다만 그들은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자신에게 때리고 싶은 마음이 들 만큼 말을 밉게 하거나, ‘너 왜 나만 갖고 트집이야?’ 멱살 잡게 만드는 사람이 있어도 표정 관리에서 감정 컨트럴, 행동 통제에

능하다. 아니 그러면 그들은 어떻게 참는가.


내가 본 바에 의하면 승리하는 자들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을 뿐, 속으론 앓았으며 자기 편으로 사람을 끌어 모으면서 때를 기다렸다. 오래 참는 것이다.


그에 비해 표정 관리부터 안 되는 사람들

태도부터가 조기에 경색됐으며

기회가 될 때면 자신은 ‘겉과 속이 똑같다.’고 말했지만 대신에

그 누군가의 악행과 비열함을 혼자만이 알고 있었다.


우리들이 그런 식으로 참고 있는 사이

숫자를 불리고 주류가 된 그들이 와서

“너는 안 돼!”라고 말하면서 조용히 뽑아낼 때까지

사람을 싫어하는 자기 감정에 지배되지 않았건 말건,

그거이 중요한 것은 아니고,

바로 그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에게 결정권이 넘어가서 결국 우린 그에 의해 지배당하기에 이른다.


그러므로 자기 감정을 고스란히 표현하는 방법은

힘을 갖고 상대방을 무찌르는 것이 최고이다.


억울하면 출세를 했어야 하나?





거르고 걸르다 보면



한 사람이 있다. 굉장히 가르쳐 주고 싶은 게 많고

열정은 그야말로 무한대다.

인간미가 느껴지다 못해 짠해질 때도 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도 같다. 계속 짠하다.

혼자 있으려고 하지 않고 자꾸만 ‘나를 따르라’가 나오니 감정팔이인가 싶을 때도 있고, 설마 그렇진 않겠지 하는데 처음처럼 믿음이 안 간다.

어떤 아웃풋이 내게서 안 나온다. 슬쩍 지친다.


다른 한 명의 선배이자 멘토가 있다.

이 사람은 자기 얘기도 풀지만 길지가 않다.

목표가 정확하고 무엇보다 꾸준히 점진적으로 다가온다. 문제해결에 초점을 두고
예방과 사후관리를 두루 섭렵한다.
바로 행동할 수 있는 메시지를 준다.

이사람을 보면 ‘인생은 즐거운 거군.’하는 생각이 든다.

느끼셨겠지만 오늘 글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사람은 짧게 봐선 알 수 없는 것이란 점은 거의 분명하다. 금방 사랑에 빠지지 말고 앞으로 내가 하여야 할 일이 있으니, ‘많이 만나고 무조건 걸르자’라는 것이다.


어떤 ‘상처라고도 말할 수 없는’ 안 좋은 기억

있겠지.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뒤에 올 사람, 즉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

그런 사실이 있다는 것을 꿈에도 모를 뿐만 아니라

왼전히 다른 사람이다.

움츠리는 것은 자유지만 하나만 조심하면

내가 가는 길에 똑같은 실패는 없다.


당장 걸르고 가면 된다. 시간 끌지 말고 의미 두지 읺으면, 적어도, 원치 않는 관계에 정타를 맞진 않는다.


시간은 많이 있고

혼자 있기엔 삶은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다양한 얼굴들을 보여준다. 감사하게도.


그렇지 않다면야 내가 어떻게 과장을 잊어버릴 수 있나. 하지만 다 가능하니 거르고 꾸준히 만나야 한다.

별의별 힘든 일이 참 많았다. 그게 뭐, 대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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