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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건 Jan 01. 2024

Something invisible

부분과 전체 #2

부분과 전체 #1 : Uncertainty principle


 이 세상은 uncertainty로 가득 차 있다. 우리의 모든 행동과 감정에는 uncertainty가 개입하고, 이것은 '운'이라는 변수로 우리의 삶에 영향을 준다. 그렇다면 우리의 선택에 대한 결과는 과연 우리가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을까? 우리가 완전히 통제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정말로 우리에게 완전히 통제당하는 것일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선택에 대한 평가를 진행할 때, 결과만을 보고 평가하는 것은 위험도가 상당히 높다. 결과가 도출되는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개입하였는지 우리는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평가를 진행할 수 없는 것인가? 모든 것에 uncertainty가 개입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평가를 진행할 수 있을까?


 하이젠베르크는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혼란스러운 독일의 대학교수였다. 한 대학생이 하이젠베르크를 찾아와 청년운동에 동참할 것을 권유했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았다. 그 당시 청년운동은 다고 과격하고 급진적이었다. 독일의 지도층에 대한 신뢰가 바닥난 젊은 층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더 과감해졌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폭력적인 수단을 사용하기도 했는데, 하이젠베르크는 그 점을 비판했다. 하이젠베르크는 어떤 행위의 목적과는 관계없이 수단으로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나는 학생에게 묻고 싶군. 자네들이 지금 새로운 독일을 건설하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지?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옛 독일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과 많은 불의가 저질러지고 있다는 것이네, 다른 모든 것은 우선은 희망사항일 따름이지. (p.266) 
나는 어떤 정치 운동을 결코 그 운동이 표방하고 추구하는 목표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정치 운동은 그들이 자신들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투입하는 수단으로만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p.272)


 수단은 '과정'에, 목표는 '예측되는 결과'에 대응된다. 그렇기 때문에 하이젠베르크는 목표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 듯싶다. 목표는 미래의 것이고,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uncertainty를 고려해야 한다. 과정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지금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판단한다. 이 판단은 과거의 경험에서 왔기에, 충분한 성찰을 거치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여기에 uncertainty가 끼어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선택에  답은 없지만 리더는 답을 정해야 하고, 이런 선택 하나하나가 모여서 과정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결과가 만들어지는 방식은 과정이 만들어지는 방식과는 다르다. 결과가 정해지는 순간에는 uncertainty가 개입할 여지가 많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중요한 수학 시험에서의 기초적인 계산 실수, 팀 프로젝트에서 팀원의 실책, 열심히 준비한 행사 당일 갑자기 내리는 비, 평가관의 안 좋은 기분. 이렇듯 결과는 다양한 변수의 영향을 받아서 정해진다. 슬프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과에만 주목한다.


 결과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서 그 과정까지 폄하해서는 안 된다. 마찬가지로 결과가 좋다고 해서 과정을 돌아보지 않으면 안 된다. 질리도록 말하지만 결과에는 uncertainty가 개입할 여지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한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하고, 끊임없이 선택해야 한다. 과거의 경험을 참고해서 선택을 하는 경우, 나는 결과보다는 과정에 조금 더 비중을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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