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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부작 Dec 26. 2023

대화하지 않으면 오해만 쌓일 뿐

백번 말해도 부족하지 않은, 커뮤니케이션의 필요성




직장 생활에서 중요한 건 대화, 

의사소통,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라는 말은 뻔한 말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해내는 

직원이 인정받는 직장인의 

모습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물론 어느 정도는 맞다.)


그래서 

힘들어도, 불합리하다 생각이 들어도, 

비효율이라는 생각이 들어도

묵묵히 표현하지 않고 지냈다. 


덕분에 속은 속대로 곪았지. 


그런데 정신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항상 유쾌하면서 일을 척척 해내는 

직원들은...


적당히 자기의 힘든 부분을 

어느 정도 어필하고

(적당한 징징이 모드 겸비)


일이 커지기 전에 미리미리 

의사 소통해서 다가올 Risk를 

최소화하는 케이스가 많더라. 


심지어 그런 사람이 

평가도 평판도 좋더라. 



속으로 나는 묵묵히 힘들어도 

버티는 직원이 될 거야. 

저런 징징이들이랑은 달라.라고 

자기 감상에 빠져있었던 거다. 


이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는데,

결론적으로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처럼 

머리가 띵 했다. 





유독 늘어지는 수요일 오후 2시 50분, 

끝날 것 같지 않던 회의가 

이어지던 중 정신 번쩍 드는 

팀장님의 한마디!



“신과장님, 그럼 지금까지 이야기한 

기획서 초안 이번주 금요일 출근하면 

바로 볼 수 있을까요?”

 “... 아! 네네, 알겠습니다!.”


내일은 연차,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금요일 하루. 

기획서 초안을 작성하기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 


분명 회의 직전에 내일 연차를 사용해야 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최근 들어 계속 촉박한 일정으로 업무를 지시하시는 상사. 


요즘 부쩍 심해진 두통 때문에 치료할 병원을 알아보느라 잦은 칼퇴와 연차를 써서일까. 내가 무언가 이렇다 할 성과가 없어서일까. 

왜 이렇게 무리한 스케줄로 업무를 

지시하시는 걸까. 


상사가 던진 한마디에 절망적인 생각은 꼬리의 꼬리를 물고 계속된다. 

최악의 상상은 더 최악의 상상을, 더더더 최악의 상상을 낳는다.

 

머리를 부여잡고 고민하고 있는 

나를 보던 후배가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티타임을 요청한다. 


김 대리 : 과장님, 무슨 일 있으세요?

신 과장 : 김대리님, 혹시 제가 요즘 농땡이 피우는 것 같아 보이나요?


김대리 : 아뇨?! 오히려 퇴근 후 병원 가시느라 업무 시간에 필요한 일 처리 하시느라 엄청 바빠 보이시는걸요? 그래서 제가 뭐 도와드릴 것 없을까 여쭤보려던 참이었어요. 왜 그러세요?


신 과장 : 아니… 팀장님이 보시기엔 제가 그렇게 보이나 봐요. 

이미 처리하고 있는 업무들이 많은데 자꾸 긴박한 일정으로 추가 업무를 주시네요. 

아무래도 제가 요즘 병원 문제로 계속 칼퇴근하고 있어서 업무 로드에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아니면 제 업무 능력에 의구심이 드셔서 확인차 추가 업무를 시키시는 것 같기도 하고… 사실 요즘 이 문제 때문에 팀장님이 나에게 믿음을 가지지 못하나 하는 고민까지 들었어요.


- 생각이 생각을 낳는 최악의 상황 - 


김 대리 : 엥? 아뇨? 과장님 그건 과장님이 오해하시는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과장님의 사정은 모르시고, 지시하시는 대로 바로바로 일을 잘 해내시니 믿고 맡기시는 걸로 보이는데요? 이 참에 과장님 상황을 말씀드리고 이런 고민이 있다 말씀해 보시는 건 어떠세요?



“팀장님,
잠시 커피 한잔 하실까요?”


 자리로 돌아온 나는 팀장님께 즉시 대화를 요청한다. 그동안의 상황을 말씀드렸더니, 전혀 모르셨다고 오히려 그런 상황에 편의를 봐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미안함을 표현하신다. 그러면서 덧붙이신 한마디가 원인을 알지 못했던 두통을 누그러뜨리는 기분이다. 

 “신과장님, 힘든 부분이 있으면 적절히 잘 표현하는 것도 중요해요. 혼자 끙끙 앓고 있으면 아무도 모르거든요. 

그리고 적절히 표현한다고 해서 절대 능력이 부족한 것 아니에요. 저도 예전에는 힘든 티를 내면 프로 같지 않아 보이고, 뭐든 다 잘해야 할 것 같은 강박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나고 보니 그거 그냥 내가 만들어둔 기준이더라고요. 정작 다른 사람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고요. 표현하지 않았는데, 상대가 알아주길 바라는 건 욕심이에요. 우리 앞으로 조금 더 표현하면서 지내봐요. 병원 잘 다녀오고요!”



하긴, 

나도 가끔 내 마음을 

모를 때가 있는데

타인이, 그것도 직장동료가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건 

욕심이지





혹시 나만의 동굴 속에서 

최악의 최악을 상상해 내는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건 아닌가?


혼자만의 착각에 빠져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순간도

막상 대화해 보면, 이야기 나눠보면 

나의 오해, 나 혼자만의 걱정이었을 

상황들이 많다. 


오늘부터는 나만의 착각, 오해 속에 

빠져 있기보단

동료 혹은 리더와 자연스레 

이야기, 소통해 보자.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다만 적절히!가 중요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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